[꽃 피어날 추억] (79) 콩잎, 들깻잎 김치
[꽃 피어날 추억] (79) 콩잎, 들깻잎 김치
  • 유병길 기자
  • 승인 2022.10.10 2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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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잎 들깻을 따다가 소금물에 삭히고 삶아서 여러번 씻어 김치를 담는다.
수확한 들깻잎(위,) 콩잎(아래)의 모습. 유병길 기자

 

1950~60년대 상주지역 각 가정에서 만든 들깻잎 김치는 일 년 내 밥반찬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들깨는 작은 모판에 모종을 키워서 옮겨 심었다. 들깨 모종을 심어서 키우는 곳은 밭의 변두리, 감나무 밑 등 자투리 땅에 심었다. 옮겨 심는 시기는 6월 하순에 옮겨심기를 시작하여 늦어도 초복 전까지 심어야 하였다. 잎은 들깻잎 김치, 들깨는 들기름, 기피를 만들어 자급자족하였다.

들깨 수확은 9월 하순에서 10월 상순에 들깻잎이 누렇게 변하고 꼬투리가 익으면 들깨를 베어 마르면 타작을 하였다.

묶은 들깻잎, 콩잎의 모습. 유병길 기자

 

농가에서는 들깻잎이 누렇게 변하면 한 장 한 장 따서 한 줌이 되면 끈으로 묶었다. 묶은 들깻잎이 목표량이 되면 단지에 녹인 소금물을 넣고 들깻잎 묶음을 단지에 넣었다.

들깻잎, 콩잎 묶음을 단지의 소금물에 넣은 모습. 유병길 기자

 

묶음이 소금물에 잠기도록 가는 나무를 위에 놓고 작은 돌로 눌렸다. 한 달 정도 소금물에 삭혀서 맑은 물에 여러번 씻어서 솥에 넣고 삶아서 여러 번 씻어야 냄새가 나지 않는다. 양념을 만들어 김치를 담아 작은 단지에 넣어 보관하면서 연중 밥반찬으로 먹었다.

그때 상주지역에서는 콩잎이 누렇게 변하면 잎을 따다가 소를 먹였다. 지금까지도 상주에서는 콩잎김치를 잘 담아서 먹지 않는 편이다.

대도시에서 30여 년 살다가 귀향한 친구가 있다. 처음 식당에서 콩잎김치를 먹었는데 냄새가 많이 났고 잎도 억세어 씹기가 힘들었단다. 친척 집에서 콩잎김치를 먹었는데 냄새도 나지 않고 부드럽고 맛이 있었다. 삶아서 여러 번 씻어야 냄새 안 난다는 것을 알았단다.

잎이 익어가는 콩과 콩잎김치의 모습. 유병길 기자

이듬해 고향에서 콩잎을 따다가 삭히고 삶아서 여러번 씻어 콩잎김치를 담갔는데 맛이있어 계속 담가 먹었다. 상주에 내려와서 살면서 콩잎김치 맛을 이웃집에 보였는데, 들깻잎 김치보다 맛이 있다며 콩잎김치를 담는단다.

요즘 콩잎, 들깻잎을 직접 따서 김치를 담아 먹는 연령대는 70대 후반 이상으로 좁아 졌지만, 시장 반찬 가계에 가면 사서 먹을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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