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말의 비밀
마법, 말의 비밀
  • 장명희 기자
  • 승인 2022.10.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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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입힌 상처는 칼로 입힌 상처보다 크고
말은 분쟁의 씨앗, 평화의 장이 될 수도....

21세기는 ‘마음’과 ‘커뮤니케이션’의 시대이다. 인간관계에서 상대를 이해시키는 것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말(言)이다. 말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상대방의 잣대가 될 수도 있다. 때로는 그날의 기분을 좌우하기도 한다.

말이란? '자신이 말하고 싶은 의견이나 생각 또는 사상, 신념 등을 말이라는 매체를 통해 남에게 전달하여 설명이나 설득함으로써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는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자신이 우선 말하고 싶은 것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조건이 되어야 한다.

인간은 말없이는 하루라도 살아갈 수 없다. 밥을 먹는 것과 같기도 하다. 어느 무인도에서 고립되어 살아가는 사람을 보았다. 지난날 유창하던 모국어를 구사할 수 없는 것에 놀랐다. 모든 것은 사용하지 않으면 녹이 슬기 마련이다. 언어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다른 사람들과 유대 관계를 맺으면서 아름답고, 고운 말로 서로에게 밝은 하루하루가 되길 바라는 것이 말의 힘인지도 모른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유명한 정치인이 지역구 유치원을 방문했다. 아이들은 밝은 미소를 지으면서 환영 인사를 했다.

“여러분, 내가 누군지 알아요?”

“네, 국회의원요”

유치원생마저 자신을 알아보는 것에 기뻐서 어깨가 으쓱했다. 대단한 인기라 여기며 또다시 물었다.

“그럼, 내 이름이 뭔지 알아요?”

하나같이 아이들이 큰소리로 외쳤다.

“ 저 자식이요!”

정치만이 혼탁한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언어가 혼탁하다는 것을 우리는 반성해야 할 일이다. 어른들이 TV를 보면서 무심코 쏟아내는 한 마디가 아이들에게 전염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말도 일종의 무서운 바이러스임이 틀림없다.

'어이아이(於異阿異)'라는 말이 있다. ‘어 다르고, 아 다르다.’라는 말이다. 이처럼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상대와 마음이 상할 수 있고,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 우리가 하는 말은 자신이 누구라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신호이다.

‘말이 입힌 상처는 칼로 입힌 상처보다 크다.’라는 서양 속담도 있다. 말은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고, 평화의 장이 될 수도 있다. 말이 곧 당신 자신이다. 곧 생명이다, 정체성이다. 그래서 개성과 맛, 자기 나름대로 색깔을 가져야 한다.

말의 힘은 대단하다. 어쩌면 사회생활은 ‘말의 다리’를 오가는 여행이 아닌가 싶다. 하루가 즐겁고 서로가 밝은 모습으로 행복하고 활기찬 일상이 되기 위해 ‘말의 다리’는 건강하게 걸어가야 한다. 한마디의 말도 몇 번 생각의 옷을 입혀서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할 것이다. 때로는 남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는 지혜로움도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