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협 대구북구노인회 자문위원장
이일협 대구북구노인회 자문위원장
  • 권오섭 기자
  • 승인 2022.09.30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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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봉사 실천
상생과 신뢰의 경영자
사람 좋은 리더
이일협 위원장의 노고를 치하하며 단체로부터 수여받은 감사패와 공로패 등. 권오섭 기자
이일협 위원장의 노고를 치하하며 단체로부터 수여받은 감사패와 공로패 등. 권오섭 기자

“상생합시다. 서로 믿으면 실망은 없습니다.”

“작은 나눔에도 표현은 제대로 못하시지만 눈을 보면 이 일을 그만둘 수가 없어요.”

체육회, 동창회, 후원회, 노인회 등 20여 개 각종 단체에 물심양면으로 힘을 보태 회장, 고문, 위원장 등 많은 직책, 경영일선에서도 빈틈없는 스케줄로 최선을 다하는 아담한 체격의 이일협(77·대구 북구 침산로) 대한노인회 대구북구지회 자문위원장.

사람 좋은 리더, 사업 오너로 일상의 모든 관계를 믿음, 상생을 바탕으로 소통하고 화합해온 이 위원장이다.

그의 진면목 때문일까? 그가 거쳐 간 단체는 아직도 서로를 신뢰하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도 빛을 발휘하고 있다.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이일협 위원장(오른쪽 두 번째) 군 복무. 이일협 위원장 제공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이일협 위원장(오른쪽 두 번째) 군 복무. 이일협 위원장 제공

◉ 두 번의 이전, 사업을 접다 ◉

이 위원장의 첫 사업은 전자부품업체다. 지금은 대우그룹 해체와 함께 사라진 구미 대우전자 협력업체인 대일전자다. 이 회사에 PCB, VTR 관련 부품을 납품하며 사업의 규모도 어느 정도 키웠다. 당시에는 구인난도 심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업이 궤도에 오를 즈음 사회전반으로 번진 노사분규로 부득이 대구로 사업체를 옮겨야만했다. 완성된 TV 등 전자제품 90%이상 수출하던 시기였기에 지금처럼 도로나 교통편이 좋지 않아 납품기한을 지키기 위해 밤을 새워가면서 직원들과 일심동체가 되어 공장을 가동했다. 하지만 대우전자 전체가 구미에서 광주광역시 소재 하남공단으로 이전하게 되어 주변의 조언과 직원들의 동의를 구해 부득이 첫 사업을 접었다.

이 위원장의 두 번째 사업으로 군복무 대신 경찰의 업무 보조를 하는 의무경찰을 선발하던 시기 이들을 양성하기 위한 경북 영천 육군3사관학교 내 경찰종합학교 분교가 설치됐다.

이들을 위해 구매매점 운영을 하게 됐다. 약 5년간 대구와 영천을 오가며 열심히 했지만 시대상을 반영하듯 충북 충주의 경찰종합학교에서 인력을 양성하게 되어 폐교됐다. 또 한 번의 이전으로 인해 매점사업도 문을 닫게 됐다.

직원들에게 상생과 화합, 감사의 마음을 담은 상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일협 위원장 제공
직원들에게 상생과 화합, 감사의 마음을 담은 상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일협 위원장 제공

◉ 노동조합과 상생, 그리고 훈장? ◉

이 위원장은 대구 북구에서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정화조청소 대행법, 음식물·생활폐기물 처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음식물 처리업에 첫발을 내딛기까지는 수많은 우연곡절이 있다. 그 고통으로 요즘도 수면제를 복용하며 생활하고 있다.

매점을 접은 후 이곳에서 생활해온 그는 대구 북구청의 수차례 입찰에도 매각되지 않는 음식물 처리업체 한곳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 업체는 노동조합의 끊임없는 파업으로 문을 닫는 사업장으로 다른 업체들도 손 사례를 쳤다고 한다.

이 위원장이 업체에 관심을 가지자 “생소한 업종이고 노사분규로 폐업한 상태로 업계에서는 가장 강성인 노동조합으로 정상화가 어려워 인수자가 나서지 않는데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며 “친구나 지인 등 주변에서 모두가 나서서 말렸다”고 한다.

주변에서 극구 말렸지만 ‘북구에 뼈를 묻는다’는 각오와 40여 년이 훨씬 지난 ‘해병대(180기) 정신’이 발휘 되었는지? 생소한 업종에 과감히 도전하는 결단을 내렸다고.

사업장에 출근하여 직원과 마주하며 첫 마디가 “상생하자”며 손을 내밀었다고 한다. 법적으로 직원승계가 이루어지고 음식물 처리업에 생소하다보니 초창기 몇 년간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직원들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했다.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회사 분위기는 좋아졌지만 적자가 쌓여가는 것을 안 직원들이 큰돈을 모아 봉투를 내밀었다. 이 위원장은 “마음을 알았고 고맙다”며 내민 봉투를 받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받은 돈에 일정액을 보태어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되돌려주면서 상생하는 계기가 됐다“고 회상한다.

그 후 동종업체서는 노조문제로 힘든 근로자 채용 부탁을 했고 여유가 되는 한 함께했다.

업계 가장 강성으로 폐업한 업체를 인수해 밤낮과 휴일도 없이 천신만고 노력 끝에 노사관계가 원만해지니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의 감사패도 받았다.

하지만 그때를 생각하며 수없이 검찰청과 노동위원회를 오가는 어려운 싸움의 연속으로 지금도 후유증으로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다고 한다.

‘사람 좋은 리더’ 이일엽 위원장이 지나온 발자취를 얘기하고 있다. 권오섭 기자
‘사람 좋은 리더’ 이일엽 위원장이 지나온 발자취를 이야기하고 있다. 권오섭 기자

◉ 화합과 봉사 ◉

대구 북구에 연고를 둔 이 위원장은 사회환원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항상 지역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대구 북구체육회 고문, 재향군인회 대구 북구 헤병대 부회장, 5회 졸업생으로 북구에 연고를 둔 1천500여 명의 대구고등학교 동문회장으로 제9대부터 12대에 걸쳐 역임하며 동문회 발전에 앞장섰다. 또한 양금희 국회의원 후원회장도 맡고 있다.

‘작은 것이라도 드리면 표현은 서툴지만 눈빛에서 진심을 말하는 어르신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는 이 위원장은 북구노인회 자문위원장으로 봉사의 의미를 되새긴다고 한다.

어르신들을 위해 훌륭한 분을 모셔 자리를 물러줘야 한다는 마음으로 후계자를 물색하지만 여러 가지 난관에 봉착해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이 위원장은 해마다 우수 직원 5명을 선발 상장과 금일봉을 전달하고 이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있다.

“항상 긍정의 마음과 신뢰, 상생으로 함께하는 직원들뿐만 아니라 모든 분들이 더 나은 내일을 기약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 위원장은 손수 운전하며 다음 약속 장소를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