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브랜드를 키우는 김태미 리베르니 대경본부장
세계적 브랜드를 키우는 김태미 리베르니 대경본부장
  • 강효금 기자
  • 승인 2022.09.26 09: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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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가져다준 선물로 만난 화장품 사업
누군가의 '기회'가 되는 사람 되고파
해외여행을 통해 다져진 외국 지인들과의 우정이 큰 자산
가을을 닮은 여린 모습과 달리, 사업에 대해 우리 사회의 ‘기회’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은 단호하고 야무지다. 이원선 기자
가을을 닮은 여린 모습과 달리, 사업에 대해 우리 사회의 ‘기회’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은 단호하고 야무지다. 이원선 기자

구미에 있는 널찍한 카페, 구석구석 진귀한 찻잔과 다양한 차가 전시된 공간에서 김태미 리베르니 대경본부장을 만났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유럽에 많은 유통망을 가지고 13개국에 리베르니 화장품을 수출하고 있는 해외 영업의 실력자. 김태미(48) 본부장은 뜻밖에도 여릿여릿한 가을 소녀 같은 수줍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코로나가 가져다준 선물

- ‘리베르니’라는 이름이 독특합니다. 무슨 뜻인가요?

▶프랑스어로 ‘속부터 차오르다’라는 뜻입니다. 세상일도 마찬가지지만, 피부도 속부터 차올라야 탄력이 생기고 팽팽한 아름다움을 가지게 됩니다. 원래 제가 하는 일은 해외 유통입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 년에 반 이상을 해외에 나가 지내던 생활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때마침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하는 리베르니 회장님과의 인연으로, 대구·경북 본부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대경본부가 생긴 지 5개월 정도 됩니다. 개인적으로 ‘방문판매 사업’, ‘네트워크 사업’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어 놓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기존의 여러 업체가 국내 소비자를 중심으로 판매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가진 해외 유통망을 이용해서 국내외 소비자에게 동시에 다가가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중국 한 군데만 하더라도 현재 수출하는 물량이 국내의 몇 배가 됩니다.

해외 시장 개쳑에는 많은 지인의 도움이 있었다고 하는 김태미 본부장. '사람'이야말로 큰 자산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원선 기자
해외 시장 개쳑에는 많은 지인의 도움이 있었다고 하는 김태미 본부장. '사람'이야말로 큰 자산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원선 기자

-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린 이유가 있을까요?

▶ 외국어 공부가 저의 취미입니다. 어학에는 소질이 있어 다른 사람보다 빨리 습득합니다. 학원을 나가거나 하는 게 아니고, 일단 서점에서 회화책 한 권을 삽니다. 그다음 그 한 권을 통째로 외웁니다. 책에서 외운 문장이 입으로 저절로 나오게 하는 거지요. 그렇게 일본어를 공부하고, 중국어를 배웠습니다. 한 달을 공부하고 HSK(중국어 능력 시험) 4급에 도전했습니다. 300점 만점에 294점을 맞은 걸로 기억합니다.

중국어를 더 깊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에 방송통신대학교 3학년에 편입해서 2년 만에 졸업하고, 경북대학교 일반대학원 중어중문학과에 입학해서 다시 2년 만에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외국 여행을 다니며 해외에 많은 친구가 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모은 돈으로 해외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일본의 중장비를 대만에 수출하는 일을 하면서 서서히 해외 시장을 개척했고, 중국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 시간이 벌써 10년이 흘렀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고객이 직접 제품을 들고 자세를 취해 주었다.  이원선 기자
현장에서 만난 고객이 직접 제품을 들고 자세를 취해 주었다. 이원선 기자

기회를 나누는 사람 되고파

- 철저히 자신의 노력으로 이 자리까지 오신 건가요?

▶ 누군가 제게 금수저 출신이냐는 질문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공부에는 자신이 있어, 대학교 다닐 때부터 영어와 수학 과외를 했습니다. 열정을 다해 아이들과 교감하며 공부를 가르쳤습니다. 틈틈이 제 사비로 아이들을 데리고 기차여행을 하며 속마음도 나누고, 때로 ‘문제아’로 불리는 친구들을 맡아 그들과 함께하며 마음으로 다가가려 애썼습니다. 그때 만난 아이들이 커서 성인이 된 지금도 연락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어머니마저 포기하고 싶다고 한 친구는 이제 어엿한 항공사 승무원이 되었습니다. 항공사 시험에 합격하고 그 친구가 손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선생님은 제게 부모님 같은 존재예요. 선생님이 손을 놓았으면, 저는 이 자리에 올 수 없었을 거예요’ 그 편지를 읽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지금도 제 작은 힘이 누군가에게 닿아 그 사람의 인생이 달라진다면, 저는 기꺼이 그 일을 감당하고 싶습니다.

- 대경본부의 사업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이유도 그 때문인가요?

▶ 청년들이나 은퇴한 시니어들이 일거리를 찾지 못해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제가 작은 버팀목이 되어 그분들이 성장할 수 있다면, 그 역할을 맡겠습니다. 일단 시작하면 내년 3월까지 70%의 제품 판매는 제가 책임지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시간 동안 그분들이 노하우를 배우고 자리 잡을 수 있게 도움을 드리는 게 제 소명이라 생각합니다. 국제 사정은 시시각각 변화합니다. 그 흐름을 눈여겨보고, 앞서서 그 자리를 차지해야 합니다. 포화상태인 화장품 시장에 희망이 있느냐고 말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차별화된 우리만의 품질에 국내외 영업망이 튼튼하게 구축된다면 그 시장 가치는 엄청나다고 봅니다. 중국의 한 省만 공략하더라도, 우리나라 전체 시장보다 더 큰 매출이 발생합니다.

- ‘객잔’이라는 중국 전통 호텔을 운영한다고 들었습니다.

▶ 중국에서는 공무원이 되면 여권을 정부에 맡겨야 합니다. 해외에 갈 기회가 줄어들다 보니, 중국 안에서 편안하게 해외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고급스럽고 호화로운 분위기 있는 공간을 찾습니다. ‘객잔’은 중국 전통 호텔 양식입니다. 내부는 현대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객잔 앞으로는 대부분 바다 같은 넓은 호수가 펼쳐져 있어, 그림 속 풍경처럼 고즈넉하고 아름답습니다. 사천, 길림, 운남성에도 제가 운영하는 객잔이 있습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시니어매일’ 독자들을 모시고, 여태 공개되지 않은 특별한 중국의 비경으로 안내하고 싶습니다. 빨리 그런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