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格) 에 대하여
격(格) 에 대하여
  • 석종출 기자
  • 승인 2022.09.2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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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되고 품위있는 모습이 아쉽다.

 

국어사전에는 ‘주위 환경이나 사정에 어울리는 분수나 품위’ 라고 격(格)을 풀이하고 있다. 대체로 보아서 공(公)과 사(私)의 구분은 어떤 사람이 처해있는 격의 자리를 중심으로 구별하게 된다.

각국의 정상(대통령 또는 수상 등)들이 참석한 행사 장소라면 그곳이 공적인 공간인지 사적인 공간이지를 초등학교 저학년에게 물어 보아도 공적인 공간이라고 정확하게 대답할 것이다.

‘이놈 저놈’ 쯤이야 이해하고 ‘이새끼 저새끼’ 정도야 들어줄 수 있다손 치더라도 상대가 받아주지 않으면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고 발설자의 격에는 치명타를 입게 되는 것이다. 저잣거리 놈팽이들이 발설해대는 아름답지 못한 표현을 대통령의 격을 가진 분의 입에서 나왔다고 한다면 생각해 볼 일이다.

왕조시대에 임금에게 신하가 간(諫)하는 일은 충신의 역할이었다. 세월이 바뀌어 바야흐로 자유민주주의 사회에 와있다. 공당(公黨)의 한사람도 ‘전하 아니 되옵니다. 그러시면 아니 되옵니다.’라고 간하는 자가 보이지 않은 것이 슬픈 일이다. 같은 패거리는 아닌 것도 같아야하고 틀린 것도 옳다고 하며 나쁜 것도 선하다고 해야 그것이 패거리의 정신인가.

야당은 야당대로 할 말이야 많겠지만 들추어 흠집을 내기보다는 감싸서 녹여버리는 그런 큰마음은 없는지 아쉽고 아쉽다.

‘곱게 보면 꽃 아닌 풀이 없다’라는 글귀가 떠오른다. 색안경을 끼면 그 색으로만 보이는 것이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잠자리나 나비처럼 눈을 돌리고 초점을 찾으라는 뜻이 아니라 바르게 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역사 중에 태평성대의 시대가 있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한 날 한 시가 위급하지 않은 때는 없었다. 그만큼 다양하며 복잡하고 조용하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툭하면 위기 극복이요 어려움에 처한 나라를 어쩌고 저쩌고 핑계대고 국민을 볼모로 한다. 다분히 공직자는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고 대통령은 더더욱 그래야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본 지면에서 말의 품격에 대해 두어 번 거론한 바 있지만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언행을 보면 격(格)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 힐난하고 비난하며 폄훼만 할뿐 아니라 거기에다 이제는 거짓말까지 거침없이 뱉어버리는 ‘말의 배설’을 너무나도 태연하게 자행(恣行)하고 있다.

도대체 저들이 말하는 국격은 어떤 것이며 사적 대화는 어떤 의미일까? 성숙하고 노련하며 세련되고 품위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