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어날 추억] (77) 논 재배용 신품종 콩 '장풍'
[꽃 피어날 추억] (77) 논 재배용 신품종 콩 '장풍'
  • 유병길 기자
  • 승인 2022.09.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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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자급률 향상이 농업 분야의 중요한 정책 목표로 부각 되고 있다.
논 재배용 신품종 콩 '장풍'. 국립식량과학원 밭작물개발과 제공

 

우리나라에서 1972년 통일벼를 처음 재배하기 전까지는 상주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논밭에는 보리와 밀을 재배 이모작을 하였다. 보리와 밀을 베어내고 논에는 모를 심었고, 밭에는 콩, 팥, 녹두, 들깨 등을 많이 심었다.

보리를 벤 골에 콩 씨를 뿌리고 쟁기로 골을 타서 콩 씨를 묻는 방법, 놀 골을 쟁기로 타고 콩 씨를 뿌리고 묻거나 발뒤꿈치로 밟아 구덩이를 내고 콩을 2~3알 넣고 발로 흙을 덮는 점 파를 하였다.

콩이 발아하여 본잎이 2~3매 되면 놀 골을 쟁기로 갈아 호미로 잡초를 제거하며 북주기를 하였다. 1990년대 콩 보급종이 보급되기 전에는 각 지역의 재래종 콩을 재배하였다. 재래종 콩은 낟알이 굵어 왕 콩이라 하였는데, 키가 커서 잘 쓰러졌고 콩을 뽑아 말릴 때 꼬투리가 터져 콩이 튀어 나갔다.

보급종 대원콩. 유병길 기자

 

보급종 대원콩은 단점이 콩 알맹이가 작아서 선호도가 떨어졌으나 키가 작아 쓰러지지 않고, 콩대를 말릴 때 꼬투리가 튀지 않았다.

쌀이 남아돌면서 논에 벼농사 대신 콩 재배를 권장하였다. 기계로 파종하고 제초제로 잡초를 방제하고 기계로 수확하려니 줄기 밑부분부터 꼬투리가 달려 대원콩은 기계수확에 어려움이 있었다.

논 재배용 신품종 콩 '장풍'을 국립식량과학원 밭작물개발과에서 개발하였다. ‘장풍’은 분지 적고 꼬투리 달림 25㎝로 높아… 쓰러짐. 꼬투리 터짐에 강해 기계작업 쉽고 콩 알맹이 외관 양호해 농가 선호도가 우수하다.

최근 콩 자급률 향상이 농업 분야의 중요한 정책 목표로 부각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그중 핵심은 식량작물 공동 경영체의 시설·장비·컨설팅지원을 통해 논콩 재배면적을 늘리고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논에 심는 콩’은 벼 대비 경제성이 높아야 하고 재배 규모가 커 기계화와안정된 재배성능이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논콩용 품종은 수량성이 적어도 300kg/10a 이상으로 꼬투리 달림이 높고 쉽게 쓰러지지 않으며 성숙기에는 꼬투리 터짐에 강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병해와 재해에도 강해야 한다.

논 재배용 신품종 콩 '장풍'. 국립식량과학원 밭작물개발과 제공

2021년 논콩용으로 새롭게 개발된 '장풍'은 기존 품종과 비교 시 분지가 적고꼬투리 달림이 높아 기계수확 손실률을 더욱 낮췄다.

 

'장풍' 주요 특성

장풍은 줄기 높이가 90㎝로 크고 분지수가 1.4개로, 일반적 품종이 3~4개 수준인 것과 비교해 분지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콩 주요 병해인 불마름병과 콩모자이크바이러스 검정에서 저항성을 보이며 재배 안정성이 높게 나타났다. 적응지역은 전라도로 수량성 317kg/10a 수준이며 논 적응성 평가에서는 388kg/10a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021년 전북 부안에서 수행한 농가 현장 실증시험에서 ‘기계작업이 쉽고 쓰러짐에 강하며 콩 알맹이 외관이 양호하다’ 평가와 함께 선호도 9점 만점에 8점으로 매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논 재배용 신품종 콩 '장풍'. 국립식량과학원 밭작물개발과 제공

콩알은 100알 무게가 28.2g으로 대립이며, 둥근 모양에 배꼽 색이 황색이다.

재배 시 유의점은 줄기가 길어 파종이 이르거나(5~6월 초) 비료 투입량이 많을 경우에는 쓰러짐에 유의해야 한다. 수확기 가을 기상이 평년 대비 건조할 때 대원과 비교 시에는 상단부 꼬투리 터짐이 나타날 수 있어 적기 수확이 필요하다.

2024년부터 보급예정. 더욱 안정적인 재배기술을 제공하기 위해 전북 김제, 전남 나주등 현장에서의 성능평가와 재식밀도 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종자 보급은 한국농업기술진흥을 통해 종자 생산 체계를 거쳐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앞으로 장풍은 기존 선풍, 대찬, 대풍2호 등과 병행 보급해 논콩 재배 확대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요즘 떨어지는 것은 쌀값뿐이다. 논에 벼 대신 장풍 콩 재배가 확대된다면 수입에 의존하는 콩 자급률도 향상되고 쌀값도 안정될 것을 기대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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