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 환경지킴이를 찾아서
동성로 환경지킴이를 찾아서
  • 안영선 기자
  • 승인 2022.08.3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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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지킴이로 활동중인 권용선 씨와 정용선 씨. 안영선 기자

동성로 환경지킴이 활동에는 63명의 어르신들이 공익형 노인 일자리에 참여 하는데 A,B조 6개 팀으로 나눠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1일 3시간, 10일간(월 10회)활동을 하고 있다.

동성로 환경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권태충(79세, 남, 대신동)참여자의 하루 환경지킴이 활동하는 걸 따라가 보았다. 7시 30분까지 식사와 아침 일과를 집에서 마치고, 근무일에는 대신동에서 교보문고 앞까지 걸어오는데 만보기 에는 벌써 4800보가 찍혔다. 활동복으로 갈아입고 단원들과 인사를 나누고는 팀장의 주의 사항을 듣고 난 뒤 8시부터 동성로를 지나면서 담배꽁초와 플라스틱, 그리고 쓰레기들을 봉지에 모으느라 허리를 펼 사이가 없었다.
동성로를 지나면서 역사 이야기도 들려 주었다. 조선시대 대구의 중심이었던 읍성과 박중양, 동성로, 서성로, 북성로, 남성로가 만들어진 경위에 대해서 들려 주셨는데, 권 어르신은 평소에 별다른 일이 없는 날은 집이나 중구 노인복지관에 가서 역사 책을 보는 것이 취미라면서 집에서 텔레비젼이나 틀어놓고 누워 있는 것 보다 복지관에 가면 시원해서 좋다고 했다.
권 참여자의 이야기는 쓰레기를 주으면서도 이어졌는데 지금 대구의 읍성은 박중양과 일본인에 의해 1907년 허물어 완전히 사라졌지만 읍성이 있던 자리를 따라 동성로와 서성로, 북성로, 남성로가 생기고 1909년 읍성을 가르는 십자 도로가 처음으로 지금의 중부경찰서 앞에 만들어졌고, 1917년에 도로 폭이 열두 칸이나 되는 지금의 중앙로가 개통되고, 1931년 대구역 앞을 지나는 태평로가 계통되었으며, 중앙통과 태평로를 지나는 부영버스는 1929년 운행되었다며, 년도까지 상세하게 알려 주었다.

권 참여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동성로 환경지킴이들의 쓰레기 봉지는 가득했고 출발하고부터 두 시간 삼십분이 지나고 있었으며, 만보기에는 만보가 조금 넘어 있었다.
또 권 참여자가 동성로 환경지킴이 일자리에 참여 한 건 삼년 째인데 일자리가 있다는 게 즐거움이고 일하러 가는 날은 아침부터 마음이 설레어 다른 일도 잘 되고 일자리에 참여하는 날은 동료들과 점심도 같이 먹고 막걸리도 한잔 하니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며 좋아 했다.
참여자 정용선(75세, 여, 남산동)씨는 쓰레기를 보이는 곳에 두면 줍기도 좋은데 화단의 구석지고 안 보이는 자리에 감춰 놔 잘 살펴야 한다며, 줍는 것도 중요 하지만 안 버리려는 시민 의식이 더 중요하다며 친구들과 일본을 여행을 해 봤는데 오일 다니는 동안 흡연 장소가 아닌 곳에서 흡연 하는 걸 보지 못했고, 길에서 담배 꽁초를 본 일도 없다며 우리 국민도 배워야 한다고 했다.
중구시니어클럽 배동권(사화복지사. 동성로 환경지킴이 담당)은 처서가 지나니 조금 시원해 졌지만, 삼복 더위에 어르신들이 세 시간 정도 일자리에 참여하려면 휴식이 필요한데, 그늘에서 조금 쉬고 있으면 시민들은 지나가다가 보고 놀고만 있다는 말를 들을 때는 어르신들에게 미안 했다며, 쉴 장소가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도 동성로 환경지킴이들 때문에 도로와 자기 점포 앞이 깨끗해 너무 좋다며 점포에서 파는 빵을 한 바구니 내 줄 때는 눈물나게 고마웠다고 했다.
동성로 환경지킴이 담당자 및 참여자 여러분! 논다고 하는 사람들 보다는, 고마워하는 분들이 많으니 힘내시고, 꾸준히 맡은 일 해 나가시길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