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언제 게양하려고 아낍니까?
태극기, 언제 게양하려고 아낍니까?
  • 권오훈 기자
  • 승인 2022.08.24 22: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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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날 아침에 포항에 사는 손녀가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왔다. 태극기를 게양하고 난 후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만들어 찍은 사진이다. 사진을 보는 순간 아차 싶어 태극기를 꺼냈다. 이미 해가 중천에 떠 있었지만 그래도 달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국기를 게양하고 바깥을 내다 보았다. 이럴수가, 마주 보이는 105동과 106동 200여 세대 중 국기가 게양된 집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게양률을 굳이 비율로 따지자면 5% 내지 6%이다. 이래서야 장농 속에 보관한 태극기에게 면목이 서겠는가? 

국기는 외국에 나가면 그 나라를 상징한다. 각종 국가 대항 경기는 꼭 해당국의 국기가 등장한다. 올림픽에서 선수단이 입장할 때도 국기가 앞장선다. 경기에서 입상한 선수는 자기 나라 국기를 휘두르며 자랑스럽게 트랙을 한바퀴 돈다. 그 장면을 보는 국민들의 가슴 속에도 환희와 애국심이 물씬 솟아난다. 

우리 세대가 학창 시절에는 국기 게양은 물론 하기식 행사가 매일 실시되었다. 길을 가다가 애국가가 울려퍼지면 국기가 있는 쪽을 향해 부동자세로 서서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알게 모르게 그 순간 국가에 대한 애국심도 샘솟았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나를 희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겼다. 나라 사랑의 첫째는 국기 존중이다.

요즘 그런 태극기가 가정에서는 천대를 받는다. 국기가 가장 제 역할을 할 때는 게양되어 바람에 휘날릴 때다. 요즘 국경일에 각 가정에서는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고 관공서에서 대로변에 게양한 태극기만 나부낀다. 어느 보수단체가 시위할 때 들고나와 태극기부대라는 별칭을 얻었다.  기자가 초등학생 시절에는 국경일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물론 공휴일이라 놀 수 있다는 즐거운 기대감도 있었지만 국기를 게양하고 싶은 마음에 더 기다려 졌다. 현충일에는 반기를 달아야 했는데 얼마만큼이 반기인지를 두고 친구들끼리 옥신각신 하기도 했다. 

그러고보면 국기는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더 잘 게양한다. 어린 시절에 어른들은 일에 파묻혀 국기 게양 같은 것은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 그렇다면 오늘 날 국기 게양에 대한 문제도 해결 방법은 자명하다.  
학교에서 국경일이면 국기를 게양하도록 학생들에게 지도해야 한다. 어른들도 아이들과 함께 태극기를 게양하며 애국심을 고양 시켜야 한다. 다가오는 개천절에는 가정마다 국기가  바람에 휘날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