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의 메카, 김달진 문학관
서정시의 메카, 김달진 문학관
  • 박미정 기자
  • 승인 2022.08.0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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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가 김달진을 만나다
김달진 문학관 입구에 시인의 동상이 눈길을 끈다. 박미정 기자
김달진 문학관 입구에 시인의 동상이 눈길을 끈다. 박미정 기자

 

"해질녘 술집에 돌아와 술도 청하지 않고 혼자 우두커니 한동안 앉았다가 그대로 나가버리는 지팡이 든 노인.

버릇처럼 찾아오는 술집의 슬픔이여. 의자의자에는 황혼만이 앉았는데 파리 한 마리 술잔에 빠져 들고 주모는 외상이라 유달리 찜찜하다.

술에 거나히 취해 人生은 결국 외로운 것이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죽은 듯 고요한 밤길을 돌아오는 쓸쓸한 나의 발자국 소리."

(지팡이 든 노인, 月下 김달진)

김달진 시인의 생가. 박미정 기자
김달진 시인의 생가. 박미정 기자
김달진 생가에 감나무가 싱그롭다. 박미정 기자
김달진 생가에 감나무가 싱그럽다. 박미정 기자

 

 

문학이 주는 소박한 감동이 어떤지 느껴보고 싶다면 창원의 김달진 문학관으로 떠나 보는 건 어떨까. 삶의 끝에서 교사하기까지의 그의 삶은 문학으로 다져지고, 문학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달진 선생의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박미정 기자
김달진 선생의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박미정 기자

 

김달진 문학관(경남 창원시 진해구 소사로)은 그의 제자가 진해, 마을 생가를 복원하고, 한학자, 교사, 승려, 시인으로 살아 왔던 선생의 문학에 대한 열정을 알리기 위해 개관되었다. 한국문학관협회에서 '2016년 올해의 최우수 문학관'으로 선정했을 정도로 가치있게 평가되고 있다. 

김달진 문학관 입구. 박미정 기자
김달진 문학관 입구. 박미정 기자

 

김달진 시인은 1907년 경남 진해에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 때 서정주와 김동리, 오장환 등 생명파 시인들과 뜻을 함께해 활발한 문학활동을 펼쳤다. 김달진 선생은 불교를 접하며 삶의 변화를 겪게 되었다. 부처의 일대기를 그린 장편 서사 시집 '큰 연꽃 한 송이 피기까지', 서산대사의 시선집 및 한국의 선시를 소개하는 저서들로부터 그의 시 세계 특징을 알 수 있다. 

예술의 거리. 박미정 기자
예술의 거리, 담쟁이가 운치를 더한다. 박미정 기자

 

김달진 문학관은 지하전시관과 1층 전시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변에는 김달진의 생가가 위치해 있다. 문학관의 외관은 시골의 학교를 보는 것 같은 소박한 느낌으로 내부 입구에는 김달진 선생의 실물 사진이 있으며, 생전에 사용한 유품과 연구 문헌들도 있어 그의 생애 발자취를 엿볼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을 비롯한 국가 공휴일은 휴관한다. 

예술의 거리, 전시품들이 즐비하다. 박미정 기자
예술의 거리, 전시품들이 즐비하다. 박미정 기자

 

또한 문학관 주변에는 '예술의 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1930년대의 거리를 표현한 듯 정감을 더한다. 김달진 문학관을 돌아보고, 고즈넉한 시인의 마을을 산책해도 좋을 것이다. 

예술사진관. 박미정 기자
예술사진관. 박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