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어날 추억] (72) 재배 작목이 다양화된 농촌
[꽃 피어날 추억] (72) 재배 작목이 다양화된 농촌
  • 유병길 기자
  • 승인 2022.07.26 22: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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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서 재배하는 작목이 다양화 되었다.
샤인머스켓 비닐하우스. 유병길 기자

1950~60년 대의 농촌 생활은 먹거리가 부족하여 항상 배가 고파 힘이 들었다. 그때의 삶이란 배부르게 먹는 것이 소원이었다. 배고픔의 고통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논할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조상 덕에 이밥”이라고 증조부모 고조부모 제사 때 한숨 자고 눈을 비비며 할아버지 따라 큰집에 가면 쌀밥을 먹을 수가 있어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다. 손자에게 조상님 제사에 참여시키려는 교육의 목적도 있지만, 할아버지의 속마음은 손자에게 쌀밥을 먹이고 싶어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손자를 깨워 데리고 가셨을 것이다.

논밭의 면적이 많은 부잣집은 먹거리 걱정이 없었으나, 동네의 90% 이상의 가구는 논밭의 면적 적어서 생산량 자체가 적으니 방법이 없었다. 가장은 부잣집에 머슴으로 들어가 새경을 받았고, 큰아들도 남의 집에 머슴아이로 보내는 집도 있었다. 안 주인은 남의 집 일을 해주며 아이들을 키우며 생활을 하였다. 아들과 딸을 많이 낳았지만, 도시로 나가도 산업이 발달 되지 않았기 때문에 취직자리가 없어 아들은 대부분 농촌에서 부모님을 도와 농사일을 하였다. 딸들은 간혹 친인척 집에 식모로 가는 것이 유일하였다. 모든 농사일은 소의 힘을 빌려서 하는 인력노동으로 힘이 많이 들었다.

모내기 보리 밀 타작을 끝내고 나면 논매기에 바빴다. 품앗이로 서로서로 돌아가면서 첫 모내기가 끝나면, 또다시 두벌 논매기를 백중 때까지 하였다. 50년대 호미로 두벌 논매기할 때는 벼 키가 커서 벼잎에 눈이 찔리는 일이 많았다. 60년대 초에는 아이들 물놀이할 때는 끼는 수경을 어른들이 끼고 논매기도 하였다. 줄 모내기가 확대 보급되면서 제초기를 놀 골에 놓고 손으로 앞으로 쭉 쭉 밀며 논매는 제초기가 많이 보급되어 조금은 쉽게 풀을 맬 수가 있었다.

옛날에 즐겨 먹었던 오이냉국. 유병길 기자

이때는 농촌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찬물(얼음물)을 먹을 수가 없었다. 바로 길러온 찬 우물에 보리밥을 말아서 시원하게 먹었다. 여름에는 뜨거운 국을 먹기가 힘들다 보니, 오이를 체 썰어서 간장과 깨소금을 넣고 버무려 대접에 놓고 바로 길러온 우물물을 부으면 시원한 오이냉국이 되어 즐겨 먹었던 기억이 있다. 이때는 열무나 배추로 물김치를 담그면 큰 주전자에 넣어 줄을 매어 우물물에 넣어 두고 끼니마다 줄을 당겨 올려 먹을 만큼 들어내고, 다시 우물에 넣어 보관하였다.

이때는 벼 보리 콩 등을 재배하는 작목이 간단하였다. 집 집마다 한우 한 마리씩 키우며 일을 시켰고, 감나무, 살구나무, 배나무, 대추나무, 밤나무, 호두나무 등은 집안과 밭둑에 한두 포기가 있어 제수 등 자가 소비를 하였다.

한창 자라고 있는 상주 감. 유병길 기자

경운기가 보급되면서 집집마다 키우던 소가 사라졌고, 대규모 한우 사육 농가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90년대 후반 벼농사는 거의 100% 기계화되면서 농촌의 농사도 다양화되었다.

자두와 아로니아 재배. 유병길 기자.

벼 보리 밀 농사, 목화, 삼베, 누에를 치던 봉강리에도 지금은 다양화된 작목를 재배한다.

목화 삼베, 누에고치가 70년대 초반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봉강리에도 전기가 들어왔다. 개량 상전의 뽕나무를 캐어내고 통일벼 확대 재배로 농가 소득이 오르면서 TV, 냉장고를 사는 농가가 늘어나 농촌도 살기가 좋아졌다. 90년대 초 쌀이 남아돌면서 쌀값이 하락하여 고소득 작목재배를 하게되었다.

비닐하우스속에서 재배하는 상추와 말리는 붉은 고추. 유병길 기자

소득이 높은 비닐하우스 재배 선진지역을 견학하며 수출 오이 재배를 하였다. 비닐하우스 속 고온에 힘이 들다 보니 배나무 과원으로 변경하였으나, 배 면적이 확대하다 보니 사과 보다 가격이 떨어지면서 다른 작목으로 변경한 농가도 있고, 수출 배단지를 계속하는 농가도 있다. 비닐하우스에 오이 파 상추 고추를 년 중 재배하며 판매하는 농가가 있고, 감나무를 키워 곶감을 생산하고, 배를 수출하고, 살구, 자두 과수원, 미니사과 과원, 샤인머스켓 과원을 하는 농가가 있고, 이십 년 넘게 양봉하는 농가, 산양삼을 재배하는 농가도 있어 다양한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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