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여왕! 빅토리아 수련의 대관식!
밤의 여왕! 빅토리아 수련의 대관식!
  • 이원선 기자
  • 승인 2022.07.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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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이 하나하나 차례로 펼쳐지면서 왕관 모양의 형태를 갖춘다
1937년 영국의 식물학자 존 린들리(John Lindley)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
간혹 기후 환경에 따라 초저녁 또는 이른 새벽에 대관식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대관식이 막바지에 이른 빅토리아 수련. 이원선 기자
대관식이 막바지에 이른 빅토리아 수련. 이원선 기자

경남 창원 물풀원의 작은 연못에 빅토리아 수련 두 송이가 2m간격으로 나란히 피어 대관식에 여념이 없다. 대관식은 일부 군주 국가에서 임금이 즉위한 뒤 처음으로 왕관을 써서 왕위에 올랐음을 일반에게 널리 알리는 의식을 말한다.

빅토리아 수련의 꽃은 약 24시간, 즉 이틀에 걸쳐서 핀다. 첫날 흰색으로 피었다가 다음 날 해가 저물녘이면 꽃잎은 붉은 색으로 변신을 꾀한다. 꽃잎이 붉은색으로 서서히 변해가면서 꽃대가 솟아 오른다. 동시에 양파껍질모양, 조각조각의 꽃잎이 하나하나 차례로 펼쳐지면서 왕관 모양의 형태를 갖춘다. 이 모습을 대관식이라 칭하고 있다. 대관식이 막바지에 이르면 꽃은 서서히 물속으로 가라앉으며 빅토리아 수련은 꽃으로써 일생을 마감한다.

그 옆, 다른 빅토리아 수련의 대관식 모습, 이원선 기자
그 옆, 다른 빅토리아 수련의 대관식 모습, 이원선 기자

빅토리아 수련은 수련과 빅토리아속 식물의 총칭으로 남아메리카 열대 지역에 분포하는 거대한 수련이다. 열대 지역에 서식하는 수생식물로 지름 최대 2m 정도의 거대한 잎과 향기로운 꽃이 특징이다. 잎과 줄기에 가시가 있어 ‘큰가시연꽃’이라고도 한다. 1937년 영국의 식물학자 존 린들리(John Lindley)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 린들리는 영국의 탐험가 로버트 H. 숀부르크(Robert Schomburgk)가 가이아나에서 가져온 식물 표본을 연구해 빅토리아속을 명명했다. 빅토리아속은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을 기념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일 년 생으로 씨앗에 의해서 번식하는 빅토리아 수련의 잎은 어린아이가 올라앉아도 까딱없을 정도로 넓고 크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관식이 밤에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공조명 없이는 감상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간혹 기후 환경에 따라 초저녁 또는 이른 새벽에 대관식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때 자연 빛에 붉게 물들어가는 빅토리아 수련의 대관식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 평범한 꽃에서 왕관에 이르기까지 과정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수 년 전, 대구수목원의 빅토리아 수련이 아침을 맞는 중에 대관식을 치르고 있다. 이원선 기자
수 년 전, 대구수목원의 빅토리아 수련이 아침을 맞는 중에 대관식을 치르고 있다. 이원선 기자

꽃이 특별한 만큼 그 가격도 만만치가 않아 한때는 포기 당 일 천만에 육박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그 가격도 많이 내려서 포기 당 기십 만원 내외로 거래가 가능하다. 그렇다고 아무나 쉽게 기를 수 있는 식물은 아니다. 원산지가 아마존 강이라 그런지 전문지식이 필요한 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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