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174) 내 나이가 어때서
[원더풀 시니어] (174) 내 나이가 어때서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2.07.13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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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야 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

마음은 하나요/ 느낌도 하나요/ 그대만이 정말 내 사랑인데/

눈물이 나네요/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어느 날 우연히 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가수 오승근이 부른 시니어세대들의 애창곡으로 널리 알려진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의 노랫말을 옮겨보았다.

지금은 노인인구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많은 시니어들이 노후의 정신적 신체적 한계에 대한 과장된 견해를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건망증이 심하고 행동이 느리며 약하고 소심해지는 자기 생각에 갇혀 노화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갖게 되고 몸의 불편을 곧장 나이든 탓과 노쇠현상으로 연결시켜 버린다. 환갑을 지나면 응당 시력이 흐려지고 청력도 감퇴하며 각종 성인병이 당연하다는 일반적 통념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이는 생각 없이 절대적 사실인 것처럼 믿어버리는 잘못된 마음가짐이다. 우리가 실제의 출생나이를 모른다면 아무리 최신 과학을 동원하더라도 사람의 나이를 정확히 맞출 수는 없을 것이다. 백발의 젊은이가 실제보다 나이가 많다고 생각되고 검은 머리 노인은 훨씬 나이를 적게 보는 것처럼 겉보기 나이와 실제나이는 가공의 상관관계 때문에 과장될 가능성이 높다. 가령 40세와 50세의 두 사람을 비교할 때 가장 확실한 것은 한 사람이 10년 먼저 태어났다는 사실뿐이다. 나이를 근거로 자기 건강의 한계를 만들지 말자. 나이와 관련한 편견이 사회와 젊은 세대들과 함께하는 능력과 의지에 영향을 미친다. 인간은 나이만큼 늙는 것이 아니라 생각만큼 늙는다. 세상만사 끊임없이 변하고 마음을 열기만 하면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가 얼마든지 있다.

시니어들이 경험하는 노인스럽다고 생각하는 정신적이고 신체적인 모습들이 절대적인 노화의 과정은 아니다. 인간 성장 발달의 변곡점을 흔히 20세 전후로 보고 이전은 발달과정이라 하고 이후는 퇴화과정이라 하는데, 만약에 출생연도를 모른다면 인간의 나이는 상대적이며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나이에 따른 변화와 육체적 정신적 쇠락사이의 관련성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노화와 관련한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자. 오늘날 국가사회의 노인들을 위한 보호시설이나 정책들도 노후의 삶을 약화시키는 면이 없나 생각해 보자.

건강 관리를 책임져야할 의료진이 질병의 원인을 단순히 나이 탓으로 돌리는가 하면 노인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에 의한 지나친 배려와 보살핌은 노인을 무기력과 무능함에 길들여지게 한다. 서유석의 노래 ‘너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의 노랫말에서 ‘30년을 일하다가 직장에서 튕겨 나와 길거리로 내몰렸다. 나는 아직 돋보기도 안 쓰고, 보청기도 안 낀다. 틀니도 없이 생고기도 씹는데 누가 내게 지팡이를 쥐게 해서 노인행세를 하게 하느냐. 이제부터 이 순간부터 나는 새 출발이다.’란 노랫말에도 뭔가 시사점이 있다. 노화는 쇠락이 아닌 변화이다. 자립성을 키우고 변화사회의 적응력과 사리분별력을 기르며 매사에 적극성을 발휘하면서 나이를 근거로 한 능력의 기준을 잊어버리자. 우리 몸은 구석구석 서로 다른 속도와 방식으로 변하고 있으며 사회문화도 서로 다르게 나이를 먹어가는 사람들로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