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피는 '분홍달맞이꽃'
낮에 피는 '분홍달맞이꽃'
  • 여관구 기자
  • 승인 2022.07.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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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말 '무언의 사랑'
분홍달맞이꽃이 활짝핀 모습.  여관구 기자.

분홍달맞이꽃은 바늘꽃과 낮달맞이꽃 속 여러해살이 초본이며, 귀화식물로서 꽃말은 ‘무언의 사랑’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꽃달맞이꽃, 두메달맞이꽃, 하늘달맞이꽃이라고도 한다. 달맞이꽃과 꽃모양이 닮고 낮에 피는 꽃이라 낮달맞이꽃이라 한다. 달맞이꽃은 저녁에 펴 밤새 달빛과 노닐 다가 아침에 시드는 노란색 꽃인데, 낮달맞이꽃은 아침에 펴 낮 동안 해와 노닐 다가 저녁에 시드는 꽃이다.

4월 중순에 파종하면 7월 중순경 꽃이 피기 시작한다. 주로 길가나 빈터에서 자라며 최대 50∼90cm까지 자라고 줄기에는 짧은 털이 나 있다. 잎은 어긋나고 끝이 뾰족하다.

겨울에는 로제트 상태로 월동을 한다. 7월에 노란색 꽃을 피운다. 물론 달맞이꽃이라고 다 노란 건 아니다. 빨간 색깔로 피기도 한다. 줄기의 생육에 1년 가량 걸리기 때문에 개화는 2년 째부터 되고 따뜻한 지역에서 가을 재배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홍달맞이꽃이 집단으로 서식하는 모습. 
여관구 기자.

개화 시기는 5월부터 7월까지이며 흰색에서 점차 엷은 분홍색이나 붉은 색 등으로 변한다. 길거리에 흔하게 피는 노란색 달맞이꽃을 관상용으로 개량한 종으로 키는 더 작다.

일반 달맞이 꽃이 밤에 피는 것과 달리 낮달맞이꽃은 햇볕이 있는 낮 동안 꽃이 피고 밤에는 시든다. 꽃잎은 4장이다. 잎은 마주나며 긴 타원형이다. 잎의 가장자리는 불규칙적이다. 번식은 종자나 꺾꽂이 또는 포기나누기 등으로 한다.

달맞이꽃은 한방에서 뿌리를 월견초(月見草)라는 약제로 쓰는데 감기로 열이 높고 인후염이 있을 때 물에 넣고 달여서 복용하고 종자를 월견자(月見子)라고 하여 고지혈증에 사용한다.

분홍달맞이꽃 사이로 꽃봉오리가 맺혀있는 모습. 
여관구 기자.

■ 인디언 달맞이꽃의 전설 

태양신을 숭배하는 어느 인디언 마을에 로즈라는 미모의 처녀가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태양신을 숭배하는 만큼 낮에 주로 활동했는데, 유독 로즈만은 낮보다 밤을, 태양보다 달을 더 좋아했다.

로즈의 마을에서는 매년 여름이면 결혼 축제가 열렸는데, 이 축제에서 처녀를 고르는 순서는 규율로 정해져 있었다. 이를테면 사냥감을 포획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던 지, 아니면 전쟁터에서 승리를 쟁취하는데 일등공신 이었다 던지 하는 순으로 해서 마음에 드는 처녀를 고를 수 있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청혼을 받은 처녀는 절대 거절을 하면 안 되는 엄격한 규율이 있었다.

마침내 축제날이 되었다. 로즈는 추장의 작은 아들이 자신을 선택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들은 1년 전부터 사귀던 사이였고, 고백을 하는 것은 당연한 순리였다. 그러나 그는 로즈가 아닌 다른 처녀를 선택해버렸고, 덕분에 로즈는 다른 남자의 청혼을 받고 말았다. 이 어이없는 상황에 너무나도 화가 난 로즈는 청혼을 건넨 남자의 손을 뿌리치고 나가버렸다.

축제는 발칵 뒤집어졌고, 로즈는 그녀를 따라 나온 병사들에게 잡혀 규율에 따라 귀신의 골짜기라는 곳으로 즉시 추방되었다. 추방된 로즈는 그곳에서 달을 추장의 작은 아들로 동일시 여기며 매일 밤마다 달을 사모하기 시작했다.

축제가 있고 1년이 흘렀다. 추장의 작은 아들은 보는 눈을 피해 몰래 귀신의 골짜기를 찾았다. 그는 로즈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구하러왔다며 큰 소리로 그녀를 불렀지만 돌아오는 것은 자신의 메아리뿐이었다. 그 곳에는 추장의 작은 아들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단지, 달빛을 따라 피어난 한 송이 꽃만이 있을 뿐이었다.

로즈는 죽어서 꽃이 되어 사랑했던 사람을 기다리듯이 밤이면 언제나 달을 보고 피어났던 것이었는데 이 꽃이 바로 달맞이꽃이다. 그리고 로즈가 추장의 아들과 사귀고 2년 만에 죽은 것이 달맞이꽃이 두해살이풀인 이유라고 한다.

분홍달맞이꽃 사이로 꽃봉오리들이 맺혀있는 모습.  사진 여관구 기자.

들꽃들의 노랫소리 / 여관구

 

들꽃들의 노랫소리가

메아리 되어 들려옵니다.

하얗게 부르는 고운 노랫소리가

산 메아리 되어 골짝이 타고 달려 나오고

분홍색 노랫소리가

계곡물에 낙엽배타고 떠내려 오고

하천에 핀 연분홍 물봉숭아 노랫소리가

피라미 등에 업혀 내 맘으로 파고 듭니다.

살랑되는 바람의 그늘아래 편안히 앉아

들꽃들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꽃들의 노래에서 풍기는 마음의 향기에 취해

내 맘은 어느새 이 세상을 다 얻은 듯

행복의 미소가 활짝 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