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종군(白衣從軍) 길
백의종군(白衣從軍) 길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2.07.09 11: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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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는 아직도 건장한 다리와 명석한 두뇌가 있습니다.”

조선 수군에 대패한 일본은 정유재란(1597년)을 일으키며 간첩 요시다로 하여금 이순신 장군을 모함하여 백의종군하게 만든다. 백의종군(白衣從軍)은 장수가 직위와 모든 권한을 내려놓고 종군한다는 뜻이며, 이순신은 도원수 권율 장군이 있는 경상도 합천 초계로 가서 자문하도록 영을 받았다. 장군의 백의종군은 1597년 4월 1일 석방일부터 한양 도성을 떠나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를 거쳐 8월 3일,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될 때까지 124일 동안 계속됐다. 장군은 길에서도 전란에 지친 백성들을 위로하고 병사들을 독려하며 앞일을 도모했다.

“전하, 신에게는 아직도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선조 임금에게 장계를 올린 장군은 며칠 뒤인 8월 18일 명량해전에서 10배가 넘는 일본의 수군을 괴멸하고 정유재란을 승리로 이끈다.

관련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최근에 충무공의 자취와 유적을 재발굴하여 백의종군 길을 복원하고 역사적 체험 명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해서 ‘품위 유지 위반’으로 이준석 대표의 ‘당원권 정지 6개월’을 결정했다. 현직 당 대표를 상대로 한 징계는 우리나라 정당 사상 초유의 사태다.

이준석 대표는 이에 불복하고 당 대표 권한을 동원해서 징계 처분을 무력화하겠다고 나섰으며, 권성동 원내대표는 징계 효력의 즉각적인 발생과 함께 자신이 당 대표 권한대행 임무를 수행할 것을 천명하면서 집권 여당의 내홍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준석(37)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의해 발탁되어 약관(弱冠)의 나이에 정계에 입문하여 일약 삼십대에 ‘국민의힘’ 당 대표로 선출된 바 있다. 그가 MZ 세대의 마중물이 되어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직 선출 경력이 없는 무관의 제왕인 30대 당수의 활약과 행보는 많은 논란과 오해를 사기도 했다. 약관(弱冠)에 이립(而立)해서 불혹(不惑)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이 대표에게 향후 수개월의 시간은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다.

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야 수이 감을 자랑 마라

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돌아오기 어려오니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어 간들 어떠리.

조선의 명기 황진이가 고집불통인 종친 벽계수를 염려해서 읊은 시조다.

천우신조(天佑神助)의 기회에 이 대표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백의종군 길 답사에 나서면 어떨까?

걷고 생각하고 인심과 물정을 익히고 사람들과 대화하며 앞일을 도모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신에게는 아직도 건장한 다리와 명석한 두뇌가 있습니다.”

충무공 백의종군 길. 한국체육진흥회
충무공 백의종군 길. 한국체육진흥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