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 산책] 손힘찬 '나는 나답게 살기로 했다'
[장서 산책] 손힘찬 '나는 나답게 살기로 했다'
  • 김대영 기자
  • 승인 2022.06.2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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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일 수 있을 때 삶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저자 손힘찬(오가타 마리토)은 콘텐츠 회사 ‘마리토’의 대표로 매주 600만 명의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콘텐츠를 전달하고 있다. 또한 ‘한국융합코칭협동조합’의 부설연구소에서 긍정심리학의 코칭을 매개로 다양하고 융합적인 교육을 연구하고 있으며, ‘코리아코칭시스템’ 법인 소속 코치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재일 교포로 살아온 어린 시절의 혼란을 딛고 사회에서 어엿하게 한 사람 몫을 해내기까지의 과정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또한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 전에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며, 그래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선명히 보인다고 말한다. 이렇게 과거를 돌아보는 단계를 극복하고 난 후에 저자가 제시하는 나답게 살기 위한 방법을 실천하기를 권하고 있다.

목차는 ‘1장 나다운 것이 주는 위안, 2장 나답게 살기 위한 여덟 가지 방법, 3장 단절됐던 세상과 다시 연결되어라’로 되어 있다. 2장의 ‘나답게 살기 위한 여덟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시간을 새롭게 발견하는 일, 여행

여행은 낯선 장소, 낯선 문화, 낯선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여행 중에 느끼는 이질적인 감정은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그 순간만큼은 자신이 평소 속해 있던 집단과 자연스레 분리된다는 것이다. 그 말은 주어진 역할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직장인, 주부, 부모, 자녀, 아내, 남편, 선배, 후배 등 사회적인 페르소나에서 자유로워지면 자연스레 ‘나’라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아주 편안한 상태이며 행복한 고민이다. 만약 이 작업이 혼란스럽다면 그건 역할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여행을 떠난 장소에서 사회적 호칭이나 위치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나는 어떤 사람인지 정의를 내려보면 어떨까.(70~74쪽)

2. 비우는 일의 가치, 청소

여행을 떠나기 힘든 상황이라면 대신할 방법으로 청소를 추천한다. 심리학적인 관점으로도 청소는 여행과 유사한 효과를 보인다. 그 바탕이 ‘비움’이기 때문이다.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기존의 것들을 잠시 내려놓고 평소 머무르던 환경을 바꿔 기분을 새롭게 하는 것이다. 청소도 마찬가지로 물건을 버리고 정리하면서 공간을 변화시켜 마음을 환기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물건을 버리고 공간을 비우기 위한 첫걸음은 무엇일까. 먼저 물건을 바라보는 사고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 ‘저 물건이 언젠가 필요할 거야’, ‘저 옷을 입을 일이 있을지도 몰라’, ‘저 책은 꼭 읽어야 해, 나중에’라는 생각은 물건을 쌓아놓을 구실일 뿐이다.

두 번째로, 당장 쓰거나 입거나 읽지 않은 물건은 모두 버리거나 나누거나 기부하라. 그렇게 없앤 물건이 필요한 순간이 오더라도 그 물건은 어떻게든 다시 마련할 수 있다. 빌리거나 나누어 받아도 되고, 더 간단하게는 다른 물건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세 번째로는 비우는 일을 즐기는 것이다. 물건이 사라지면 공간이 생긴다. 넓어진 공간이 주는 여유와 한가함을 만끽하는 일은 생각보다 즐겁다. 공간을 활용해 평소해 하지 못했던 요가나 스트레칭을 할 수도 있다. 아니, 아무 것도 놓지 않고 텅 빈 공간이 주는 충만함을 즐겨도 좋다.

마지막으로 작게 시작하라. 버리는 일이 심적으로 어려울 수도 있지만 실질적인 방법을 몰라 엄두가 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땐 공간을 나눠 시작해보면 좋다. 오늘은 책상에 있는 물건, 내일은 침대 주변의 물건을 정리하는 식으로 구역을 나눠 그 구역에 쌓인 물건부터 정리해보는 것이다. 작은 성취감과 개운함은 꾸준히 정리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하고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깨끗해진 방, 나아가 여백의 편안함으로 꽉 찬 집을 선사할 것이다.(74~77쪽)

3. 움직이면 반드시 행복하다, 운동

세계적인 신경학자이자 우울증 전문가인 엘릭스 코브는 <우울할 땐 뇌 과학>이라는 책에서 운동이 주는 긍정적 영향을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나눠 정리했다. 먼저 운동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에너지와 활력의 증대, 수면의 질 상승과 뇌 회복의 도움, 식욕 증진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 개선을 꼽았다. 또한 운동은 정신을 예리하게 만들고 계획을 세우거나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기분을 좋게 하고 불안과 스트레스를 낮추며 자존감을 높인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인 영향으로는 세상 밖으로 나가게 해준다는 점을 들었다.(79쪽)

4. 삶이 특별해지는 경험, 독서

책이라는 건 다른 사람의 경험과 통찰이 가득 담겨 있는 보물 상자와도 같다. 책을 펼치면 공감과 위로를 만나기도 하고, 평소에 생각했던 것에 대한 확신을 얻기도 한다. 이러한 독서의 역할은 제각각 유의미한 동시에 상호보완적이기도 하다.

세상에 좋은 책이 많다는 건 그만큼 뛰어난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다. 모든 주제에 관한 전문가의 지식을 책에서 찾을 수 있고, 그 비용은 결코 비싸지 않다. 독서는 평범한 사람이 천재가 될 수 있는 방법이자 노력에 날개를 달아줄 전략이다. 창처럼 날카로운 통찰을 안겨주면서도 방패처럼 자신의 마음을 지켜주기도 한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스스로에게 힘을 실어줄 유일한 방법은 독서다.(89~92쪽)

5. 세상을 견디는 힘, 글쓰기

글을 써야 하는 이유는 정말 다양하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정리해보기 위해 글을 쓸 수도 있고, 자신의 상처를 표출하면서 카타르시스를 얻기 위해 글을 쓰기도 한다. 기획서를 작성한다거나 논문, 보고서 등 실용적인 목적으로 쓸 때도 있다. 미국의 온라인 라이프 매거진 <덤 리틀 맨>의 기사에서 힐링 글쓰기의 네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 나를 화나게 하는 것들을 적어보라. 나를 화나게 하고 내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들을 전부 글로 옮겨보는 것이다. 화가 날 때마다 무차별적으로 화를 분출하는 건 올바른 방법이라 볼 수 없다. 특히 감정은 전염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악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화가 나면 그 감정을 글로 한번 적어보자. 글로 써보면 ‘나’와 ‘화’를 어느 정도 분리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걱정거리나 근심거리를 모두 적은 다음 심호흡을 해보는 것이다. 노트에 현재 걱정하고 있는 일이나 대상을 모두 적은 다음, 노트를 덮고 심호흡을 해보자.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일을 해도 좋다. 그렇게 몇 분, 몇십 분, 몇 시간이 지나고 나서 적어놓은 것들을 다시 살펴보자. 언제 그랬냐는 듯 부정적인 감정들로부터 벗어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방법은 감정을 상세히 묘사해보는 것이다. 자신에게 벌어진 상황을 둘러싸고 느꼈던 감정을 묘사해보자. 그저 ‘기분이 나빴다’, ‘울고 싶었다’, ‘기뻤다’가 아니라 어떤 이유로 눈물이 날 것 같았는지, 그런 모습이 마치 어떤 경우와 같았는지 구체적으로 표현해보는 것이다. 이 같은 묘사는 흔히 소설을 포함한 문학 작품에 많이 등장하니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참고해도 좋다.

네 번째는 분노, 좌절 등을 쓴 종이를 버리거나 태우는 방법이다. 자신이 써놓은 글을 다시는 볼 수 없도록 불태우거나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다. 시련을 극복하는 모든 과정이 그렇지만 자신을 힘들게 하는 감정을 끊고,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어려움을 떨치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생긴다.(97~99쪽)

6. 마음의 일렁임을 알아차리기, 명상

마음챙김과 같은 명상은 자신의 생각을 관찰하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기 위한 훈련이다. 감정 소모와 집중이 필요할 때 에너지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생각을 비우고 기를 모으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당신의 삶에 명상이 필요할 때>의 저자 앤디 퍼디컴은 책에서 “명상은 마음을 통제하려 애쓰지 않고 한 걸음 물러나 수동적으로 주의 집중하는 법을 익히면서 그와 동시에 마음을 자연스러운 알아차림 상태에 두는 과정이다”라고 말한다. 이는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데, 그는 이때 자각을 강조한다.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하는지 조용히 호기심을 가지고 살피며 알아차리기 위해 스스로를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마인드풀니스 명상 창시자인 존 카밧진 박사가 명상을 “의도적으로 지금 이 순간에 비판단적인 방식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라 주장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명상은 자신의 생각, 감정을 알아차리는 일이다. 그 다음에 몰입을 하면 성공이다. 나무를 베는 데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먼저 도끼를 가는 데 사십오 분을 쓰겠다는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의 말처럼 명상은 하루를 힘 있게 보내기 위한 준비 운동이라 봐도 무방하다. 또한 일을 창의적으로 해내기 위한 두뇌 스트레칭이기도 하며,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유연성을 기르는 방법이기도 하다.(105~107쪽)

7. 멈춰도 괜찮아, 휴식

오늘날은 사방에 정보가 넘쳐나고 한순간도 쉴 틈 없이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 그런 만큼 인간관계, 진로, 경제 등 다양한 고민, 이어지는 선택과 결정의 순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끝없는 선택의 기로에서 피로감을 느끼는 현대인들은 환경을 바꾸는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틈을 만들어야 한다.

<정리하는 뇌>의 저자인 대니얼 J. 레비턴은 우리가 몽상을 할 때 뇌가 진짜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 바닷가 모래사장에 앉아 여유를 즐기거나 날씨가 맑을 때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것 등이 진정한 휴식이다. 즉 내부에 끝없이 이어지는 생각을 외부에 맡겨 자연스러운 상태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는 한 가지 생각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뇌에서 어떤 생각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이러한 원리를 알고 있으면 어떤 장소에 있든 뇌를 쉬게 할 수 있다. 공간과 시간의 제약 없이 언제라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111~115쪽)

8. 내일의 나를 만들다, 코칭

코칭은 개인이 지닌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셀프 코칭의 핵심은 피드백이다. 피드백은 반성이나 과제 수행, 느낀 점을 말하는 게 아니라 자기 분석을 통해 다시금 힘을 얻게 되는 방법이다. 피드백이란 단어에서 ‘피드(feed)’란 ‘영향을 주는 것’이고 ‘백(back)’은 ‘되돌려 받는 것’이므로 결국 피드백이란 말은 ‘결과의 내용을 분석하여 다시 원인에게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의미를 조금 더 물리적으로 확장하면 입출력 시스템에서 출력에 의해 입력을 조정하여 증폭시킨다는 뜻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알고 현실에 집중해야 한다. 스스로를 격려하며 자신이 가진 자원을 되돌아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 코칭이 필요하다. 그렇다. 코칭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결국 실천해야 할 것들과 대화하는 강력한 도구다.(119~122쪽)

남다른 삶의 궤적에서 비롯된 조심스럽고 힘 있는 목소리가 담긴 이 책은 자신과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누는 법을 잊은 독자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나로 머물러도 괜찮다고, 나에게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는 메시지를 준다. 삶의 방향을 잃고 휘청거리는 사람이라면 단단한 밧줄로 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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