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우리집에 와 감자 한번 삶아 먹자
친구야 우리집에 와 감자 한번 삶아 먹자
  • 안영선 기자
  • 승인 2022.06.17 17: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식은 물론 간식으로도 사랑을 받는 감자의 계절이다. 감자는 저장성이 좋아서 1년 내내 시장에 나온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감자는 계절이 없는 줄 알지만 6월 경에 나오는 감자가 햇감자(또는 하지 감자)라 부르며 제철이다. 햇감자는 껍질이 얇고 살이 포슬포슬해서 쪄서 먹으면 단 맛이 난다.

감자는 흰감자와 자주감자가 주 였는데 요즈음에는 붉은색 감자도 개발되어 시장에 나오고 있다.

아동문학가 권태응의 감자꽃이 생각난다. 자주꽃 핀건 자주감자/ 파보나 마나 자주감자// 하얀꽃 핀건 하얀감자/ 파보나 마나 하얀 감자// 이 감자꽃을 읽으면 감자들은 부모를 닮아 간다는 생각을 하면서 조상의 소중함, 즉 나의 뿌리를 생각해 보게 해 준다.

금방 수확한 흰감자. 안영선 기자
금방 수확한 자주감자. 안영선 기자

흰감자씨는 해마다 씨를 사서 심고, 자주감자는 조상 대대로 몇 십년을 내려오며 기자가 심는 감자씨인데, 중요한 건 흰감자는 내년에 씨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돈을 주고 산 씨감자로 수확한 흰감자를 먹다가 씨로 사용 했는데 감자가 하나도 안 달린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주감자는 해마다 그 씨를 사용해도 감자가 많이 달린다. 옆 농장에서 감자 농사를 짓는분께 질문을 했더니 유전자를 조작해서 한 해만 사용 할 수 있게 종묘상에서 만든다고 했다.

감자는 밀과 쌀 다음으로 전 세계 13억 인구가 사용하는 식량이다. 그런데 감자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지만, 더위에는 취약한 작물이다. 올해는 가뭄과 더위로 감자의 생육이 좋지 못해 수확량도 평년작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 감자의 유전자를 조작해서 더위에도 잘 견디는 감자를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하고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감자하면 김동인의 소설 <감자>가 생각나는데 사실 그 감자는 고구마다. 소설이 출간된 시기는 1925년이고 소설속의 배경은 1920년대의 평양이다. 당시 평양지방의 사투리로 고구마는 감자였다. 김동인도 평양 출신이라 고구마를 감자로 불렀을 것이고 전국적으로 감자와 고구마는 오랫동안 혼용되어 오다가 1960년대에 와서 감자와 고구마가 확실하게 구분 됐으니 소설 속 감자는 고구마가 맞다.

감자의 원산지는 남미 안데스산맥의 고원지대이며, 기원전 3000-2000년 재배가 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에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이후에 유럽으로 전해졌고, 세계로 퍼져 나갔다. 우리나라에는 조선시대 (순조 24년)에 만주의 간도지방에서 두만강을 건너 도입되었는데 당시에는 북에서 왔다고 '북감자' 라고 하고 함경도 지방에서는 '양감자'라고 불러 외래 작물임을 말해 주고 있다.

감자의 주성분은 녹말이며 알칼리성 식품으로, 철분, 칼륨, 마그네슘 같은 무기성분과 비타민을 고루 갖추고 있어서 삶거나 튀기거나 졸여서도 먹으며 어느 요리에도 첨가시킬 수 있다. 최근 탄수화물 덩어리라고 외면 받기도 하는데 그건 감자에 대한 오해다. 찐감자의 칼로리는 쌀밥의 45%, 고구마의 55%밖에 되지 않는다. 감자는 착한 탄수화물인 셈이다.

감자를 오래 두면 싹이 돋는데 사과를 같이 넣어 두면 싹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싹이 나온 씨눈은 도려 내고 먹어야 한다. 푸른색으로 변한 부분도 잘라 내는 것이 좋다. 싹이난 부분과 파란 부분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성 물질이 만들어 진다고 한다. 솔라닌은 감자의 아린맛을 내는데 조금 먹는건 괜찮은데 많이 먹으면 중독을 이르키니 싹이 나기전에 먹는 것이 좋다.

프랑스에서는 감자를 '땅속의 사과'라고 하며 소고기 감자말이를 많이 만들어 먹는다고 한다.

소고기 감자말이. 안영선기자

 

또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에서 새 감자요리로 명란감자구이가 개발 됐다, 우리나라 감자의 25%가 강원도에서 생산 된다고 '강원도 감자바우'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감자 같이 순박한 마음을 가진 강원도 사람이란 뜻일게다.

명란감자구이. 안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