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꽃 그늘에
석류꽃 그늘에
  • 장명희 기자
  • 승인 2022.05.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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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상징
입맛을 돋우는 석류 열매
꽃과 봉우리의 대비. 장명희 기자

석류꽃이 피면 들판에는 보리가 누렇게 익어간다. 뻐꾸기 소리가 장단을 맞춘다. 논두렁에는 풀들이 파랗게 짙푸른 물이 든다. 여름 채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일종의 알람시계이다. 시각적으로 청각적으로 어디에도 부족함이 없는 계절이다. 어쩌면 석류꽃은 계절이 무르익어간다는 영혼의 충만함을 느끼게 한다.

점점이 수를 놓은 석류꽃. 장명희 기자

석류는 다산을 의미한다. 아마도 석류 열매에 붉은 알맹이가 가득 차서 그런 것이 아닐까. 요즈음 출산 장녀를 많이 하는 시기인 만큼, 젊은 청춘남녀에게 꼭 필요한 과일이라고 권장하고 싶다. 먹이 먹으면 많은 아이를 출산한다는 그 신비로운 속설이 현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앙증맞은 한 송이 석류꽃. 장명희 기자

어린 시절 길을 가다가, 보기 좋게 담장 너머로 넘어오는 석류 열매를 보면 입에 군침이 돈다. 먹지도 않았는데 새큼한 그 맛이 입에 감도는 것을 보며, 식감은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는 것 같다. 큼직하게 딱 벌어진 석류 열매, 입맛이 없을 때 깨물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석류는 묘미인 것 같다.

석류 열매에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풍부하고 여자의 과일이라고도 불린다. 여성 건강식품으로 유명한 만큼, 적당히 알맞게 섭취하여 여성의 아름다움 충동을 만족했으면 한다. 붉은 알맹이를 깨물면서 건강도 챙기고 자기만족의 변신으로 태어날 수 있다.

가을을 기다리는 석류꽃. 장명희 기자

가을 할 때 새하얀 서리를 맞으며 석류 열매가 입을 딱 벌리고, 주인을 기다리며 가을의 입맛을 돋우던 때가 생각난다. 석류꽃을 바라보면서 다시 그 시절로 되돌아가 감성에 젖어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