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눌스님의 단식 저지가 떠올려지는 그라운드골프장 증설
지눌스님의 단식 저지가 떠올려지는 그라운드골프장 증설
  • 권오훈 기자
  • 승인 2022.05.2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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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파크골프 메카, 대구

금호강은 포항시 죽장면 가사령에서 발원하여 영천, 경산 하양을 거쳐 대구 동쪽끝에서 서쪽끝까지 흘러 강정보 아래에서 낙동강에 합류하는 국가하천이다. 또한 금호강에는 대구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신천이 합류한다. 이 금호강 양안 둔치에는 수성구 소재 팔현파크골프장과 수성구장을 시작으로 봉무구장, 이시아폴리스구장, 검단구장, 무태구장, 강변구장, 비산구장, 서재구장, 다사구장, 강창1구장, 강창2구장 등 10여 개소의 파크골프장이 들어서 각 구장은 매일 동호인들로 북적인다. 

태부족한 파크골프장 실태

문제는 한번 입문하면 거의 매일 운동하게 되고 입문자가 매달 수백 명에 달해 타지역에 비해 많은 골프장 수에도 불구하고 너무 붐빈다는 점이다. 첫홀에 순서를 기다리는 공이 열댓 개씩 된다. 각 구·군 협회는 홀짝제를 적용하여 잔디 보호와 이용자 분산을 꾀하지만 언 발에 오줌누기격이다. 누군가는 북적이는 동호인들을 보고 일터에서 일해야 할 사람들이 놀고 있다고 개탄했다는데 일자리가 없는 탓이기도 하고, 젊은 시절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일했던 시니어가 대부분이다. 파크골프 아니었으면 병원 순례를 하고 있을 사람들이 이 운동으로 심신의 건강을 지켜 건보 재정 건전화에 지대한 공헌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불필요한 그라운드골프장 증설

달서구협회 관할인 강창2구장은 지난해 18홀 규모로 신설 개장하였다. 강창교 바로 아래에 있던 그라운드골프장은 부속 건물과 같은 크기의 그라운드골프장을 추가 신설하고 맞닿은 하류쪽 부지에 파크골프장을 신설한 것이다. 그라운드골프는 동호인 수가 매우 적어 기존 구장만으로도 충분하다. 비어 있을 때가 훨씬 많고 기껏 한두 명 또는 서너 명이 넓은 구장에 띄엄띄엄 보일 뿐이다. 몇십 분씩 기다리며 공을 치는 파크골프 동호인들은 텅빈 그라운드골프장을 보며 의문과 원성을 토로한다. 
사람들에 의하면 고집세고 막무가내인 그라운드골프 동호회장이 구청에 찾아와서 지속적인 시위를 벌이자 이에 굴복하여 추가로 신설해 주었다고 한다. 단위 면적당 사용인구로 보나 동 구장의 이용도로 보나 너무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한 일이다. 아무리 자유민주주의 국가라 해도 안하무인격이고 거센 일인 또는 소수의 시위에 공권력이 굴복하면 무위의 혈세가 탕진되고 수많은 국민에게 그 피해가 돌아간다. 노무현정권 때 천성산 터널공사를 맹꽁이 서식지가 사라질 거라는 잘못된 사실을 믿고 단식투쟁으로 저지한 지눌스님의 예가 떠올려진다. 그녀 때문에 공사지연으로 막대한 국고손실을 초래했다. 지금이라도 일정기간, 시간대별 이용자 수 등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납득시켜 신설 그라운드골프장은 파크골프장으로 전환함이 마땅하다. 이런 일은 관할관청에만 떠맡기지 말고 국회의원과 지자체 기초의원들도  나서는 중재가 필요하다. 

 

요구되는 관리기관의 융통성 

또한, 이곳에는 스프링쿨러가 설치되어 오랜 가뭄에도 잔디가 마르지 않아 그라운드 컨디션이 좋다. 그런데 그 물이 수도물이라는 사실에 경악했다. 바로 옆에 수량도 풍부한 금호강물이 지천인데 비싼 수도물이라니. 국토관리청이 하천수 사용 승인을 안 해준다는 관리인의 답변에 혀를 찼다. 참으로 비효율적이고 고압적인 처사라 아니할 수 없다. 모름지기 사회통념상 보편타당한 상식에 맞게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일이 결정되고 시행되어야 한다. 관계기관의 국민편의를 우선한 개선의지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