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만 절기, 하중도 보리밭
소만 절기, 하중도 보리밭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2.05.2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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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중 8번째, 5월21일(토)
금호강 하중도 보리밭(2022.5.20.). 정신교 기자
금호강 하중도 보리밭(2022.5.20.). 정신교 기자

소만(小滿)은 24절기 중 8번째, 입하와 망종 간의 절기다. 올해는 5월21일(토)에 들었다. 소만은 햇볕이 풍부하여 만물이 성장하여 무르익는다는 뜻이다. 모내기, 김매기에 분주하며 특히 보리 이삭이 패어서 누렇게 익는 시기다.

금호강 하중도(河中島)에 올해는 유채 대신에 보리를 심었다. 유채꽃이 필 때 인파가 밀집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코로나 방역의 일환이다. 6, 7십년대에는 대구 교외에서도 쉽사리 보리밭을 볼 수 있었다. 이맘때면 문둥이들이 보리밭에서 아이들을 유괴한다는 괴소문이 나돌곤 했다.

오월의 노래

보리는 그 윤기나는 머리를 풀어 헤치고

숲 사이 철쭉이 이제 가슴을 열었다

아름다운 전설을 찾아

사슴은 화려한 고독을 씹으며

불로초 같은 오후의 생각을 오늘도 달린다

부르다 목은 쉬어

산에 메아리만 하는 이름.......

더불어 꽃길을 걸을 날은 언제뇨

하늘은 푸르러서 더 넓고

마지막 장미는 누구를 위한 것이냐

하늘에서 비가 쏟아져라

그리고 폭풍이 불어다오

이 오월의 한낮을 나 그냥 갈 수는 없어라

노천명(1911∼1957)

노천명 시인의 본명은 기선(基善)이다. 황해도 장연군 출신이며 홍역에서 겨우 살아나 천명(天命)으로 개명했다고 한다. 이화여전을 졸업하고 조선일보 기자를 지냈으며 평생 독신으로 생을 마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으로 전 세계적으로 농산물과 식료품 가격이 앙등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서 농산물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서 농식품을 중심으로 하는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식량 위기에 봉착했다고 말한다. 밀과 같은 주곡류 외에도 식용유 등도 수급이 제한되어 국내에서도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전형적인 농업국에서 수출 산업 위주로 바뀌면서 농축산물을 대부분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율이 20% 정도에 불과하다.

전염병과 지진 등의 천재지변과 전쟁 등의 비상시에 대비하여 식량의 자급자족은 국가의 주권을 지키는 안보 사항이다. 경제성 위주 작목 재배에 치우치고 있는 우리나라 농업을 장기적인 안목에서 다시 생각해 볼 때다.

소만인 5월 21일, 대구 지방 날씨는 비교적 맑으며, 하루 중 최저 기온 16, 최고 기온 29℃로 예측된다.

보리가 익어가는 금호강 하중도 전경(2022.5.20.)
보리가 익어가는 금호강 하중도 전경(2022.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