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꿀벌
사라지는 꿀벌
  • 안영선 기자
  • 승인 2022.05.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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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 20일은 '세계 꿀벌의 날'이다 국제연합(UN)이 전 세계의 식량 생산과 생태계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꿀벌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산물 중 70% 이상이 꿀벌의 수분으로 생산된다. 꿀벌이 우리에게 꿀을 주는 것보다 식량을 생산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리는 꿀벌을 보호해야 한다.

꿀벌이 꿀통에 꿀을 모으고 있다. 안영선 기자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꿀벌이 사라지는 문제로 양봉 농가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꿀벌이 사라지는 원인으로 급격한 기후의 변화, 농약과 화학비료의 무분별한 사용, 살충제의 과다한 사용, 전자파 등이 꿀벌의 생태계를 위협한다고 추정하지만 확실한 근거를 찾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들어 우리나라에서만 벌통 50만 개 이상, 100억 마리 이상이 죽거나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월에는 저온 현상이 발생해 꿀벌의 활동이 원활하지 못했고 12월에는 겨울잠에 들어간 일벌들이 고온현상으로 인해 일찍 외부활동을 시작하면서 체력이 소진되어 돌아오지 못하기도 하고 벌집에 남은 여왕벌과 애벌레가 죽어 군집의 붕괴 현상이 나타났다. 응애류의 피해와 말벌류의 극성도 꿀벌의 생태계에 피해를 줬다고 한다.

꿀벌은 벌목과 곤충으로 누에와 함께 인류에게 사육된 가장 오래된 곤충인데 개미처럼 집단생활을 하는데 먼저 해치지만 않으면 공격하지 않는다고 한다. 꿀벌의 몸 표면에는 잔털이 나 있는데 이는 점성이 큰 꿀이 달라붙지 않고, 꽃가루를 잘 모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들 꿀벌들은 자기들의 먹이를 구하기 위해 꿀과 꽃가루를 모으지만 식물의 꽃을 찾아다니면서 곡식이 열매를 맺을 수 있게 수분(受粉)작용을 해 준다. 국제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꿀벌이 식량 재배에 기여하는 경재적 가치는 373조원에 이른다고 했다.

꿀벌은 곤충이지만 축산법상 가축으로 분류되고 있다.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2일 기준 전국 2,276,593개의 벌통 중 390,517개의 벌통이 피해를 입었으며 일반적으로 벌통 1개당 겨울에는 15,000마리 여름에는 30,000마리가 사는데 지난 겨울에 약 78억마리의 꿀벌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됐다.

양봉업자에 의하면 1kg의 벌꿀을 만드는데, 400만 송이의 꽃을, 지구 네바퀴인 140만km를 꿀벌이 비행해야 된다고 한다. 꿀벌은 잠시도 쉬지 않고 날아 다니며 꿀을 모아 놓으면 양봉업자는 그걸 꿀벌에게서 빼앗아 오는 것이다. 꿀벌의 집에 꿀이 차면 꿀벌들이 게을러 지기에 꿀이 조금 덜 찼을 때 채밀(꿀을 땀)을 해야 한다. 아카시아가 한창 필 때는 아침에 채밀하고 저녁에 보면 벌써 꿀이 또 많이 들어 와 있다고 한다.

농촌진흥청에서는 꿀벌을 보호하고 양봉 농가의 안정적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와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농약이 꿀벌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서, 경제협력기구와 화학물질 시험 지침을 바탕으로 국내환경에 맞는 꿀벌 유충 독성시험법을 만들었고, 2020년에는 딸기와 수박에 맞는 맞춤형 화분 매개용 꿀벌도 준비하여 꿀벌 감소의 원인을 분석하며 수분의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