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노인종합복지관, 장수 사진보다 "아름다운 촬영장 분위기"
동구노인종합복지관, 장수 사진보다 "아름다운 촬영장 분위기"
  • 현태덕 기자
  • 승인 2022.05.16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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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사진 촬영 안내
장수 사진 촬영 안내

 

5월 14일 토요일인데도 동구노인종합복지관(관장 이재희)에서 장수 사진을 촬영한다는 연락을 받고 가보았다. 촬영장 대기실에 도착하니 이미 10여 명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도착한 순서대로 촬영이 시작되었다.

장수 사진 촬영

사람과 영상을 보며 화면에 담을 사진을 준비. 현태덕 기자

 

대기한 지 1시간 정도 지나자 차례가 되었다. 대기실에서 촬영장으로 이동하였다. 촬영장에도 대기석이 있는데 다섯 번째 좌석이었다. 촬영장에는 빛을 모아 얼굴을 밝게 비추는 반사판 두 개, 촬영용 디지털카메라 한 대, 영상을 화면으로 볼 수 있는 노트북 PC 한 대, 그리고 이동하면서 영상을 보고 피사인의 표정과 자세를 관찰하기 위한 태불릿 PC 한 대가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촬영 장비가 제대로 갖추어진 것 같았다.

장수 사진 촬영 장면. 현태덕 기자
태불릿 PC를 보면서 피사인의 자세를 교정. 현태덕 기자

촬영 장비보다 더 특이한 것은 촬영을 위하여 여러 사람이 협업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총감독이 피사인의 자세를 교정하고 긴장을 풀도록 당부하였다. 그 옆에는 태불릿 PC를 든 대학생이 영상을 총감독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총감독은 피사인의 실물 모습과 영상을 번갈아 보며 표정과 자세를 보완하도록 피사인에게 말하였다. 때로는 직접 피사인의 얼굴 위치와 어깨높이를 조정해주기도 하였다. 지금까지 시중의 어느 사진관에서 이처럼 자세하게 표정과 자세를 교정해준 적이 없었다. 그러면서 친절하기까지 하였다. 카메라로 촬영하는 대학생도 피사인의 실물과 영상을 번갈아 보며 다듬을 것이 있으면 교정하도록 말하였다. 심지어 눈길이 카메라를 응시하지 않고 옆으로 향하여도 지적하였다. 그렇게 표정과 자세를 다듬어 10여 차례 촬영하여 만족스러워야 마쳤다.

장수 사진 촬영장. 현태덕 기자
노트북 PC와 태불릿 PC의 영상을 보며 자세 교정. 현태덕 기자

 

장수 사진 촬영장은 웃음과 활기가 넘쳤다. 촬영을 담당하는 학생 옆에는 4~5명의 학생이 서 있었다. 이 학생들은 단순히 그냥 서 있으면 피사인이 불편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 학생들은 각자 피사인의 표정과 얼굴을 관찰하고 의견을 제시하였다. 더욱 감동적인 것은 피사인의 표정이 긴장하거나 굳어지면 손짓과 몸짓으로 재롱을 피우며 긴장을 풀고 웃도록 해주었다. "손자 손녀가 이렇게 재롱을 피우는데도 웃지 않으시는 거예요"라고 농담까지 하면서. 촬영에 참여한 학생들이 모두 만족하여야 촬영을 마쳤다. 그제야 촬영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었다.

장수 사진 촬영장. 현태덕 기자
긴장을 풀어주기 위하여 재롱을 부리고 있다. 현태덕 기자

 

이날 동구노인종합복지관에서 장수 사진을 촬영해준 학생들은 경북대학교 사우회 회원들이었다. 경북대학교 사우회는 1968년에 창립되어 54년의 역사를 가진 사진 전문 동아리이다. 동아리 활동에서는 인물 사진, 풍경 사진, 예술 사진을 주로 촬영하여 1년에 두 차례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 동아리 출신의 유명 사진작가도 상당히 많다. 사우회 학생들이 재능 기부로 시니어를 위하여 장수 사진을 촬영해주는 것이 무척 고마웠다. 사진 촬영에 참여한 시니어들은 아주 가볍고 밝은 기분으로 촬영장을 나갔다. 더구나 사진 촬영장의 활기찬 분위기는 장수 사진 그 자체보다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장수 사진 촬영장. 현태덕 기자
표정과 자세가 만족스러우면 찰칵. 현태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