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경주 오류리 등나무
천연기념물 경주 오류리 등나무
  • 박미정 기자
  • 승인 2022.04.2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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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의 애틋한 사랑의
설화가 담긴 오류리 등나무
오류리 등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다. 박미정 기자
오류리 등나무가 꽃을 피우고 있다. 박미정 기자

경주 오류리(경북 경주시 현곡면 오류리 527) 등나무는 오류리 마을 입구의 작은 개천옆에 위치하고 있으며, 옆에 있는 팽나무와 얽혀 자라고 있다. 오류리는 신라 때 임금이 신하들과 사냥을 즐기던 '용림'이 있던 곳이다. 숲에 있던 등나무를 '용등'이라고도 불렀는데, 다른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등나무 줄기의 모습이 용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곳 등나무는 4그루인데, 2그루씩 모여서 자라고 있다. 나무의 높이는 11~12m, 둘레는 각각 다르다. 

오류리 등나무 숲. 박미정 기자
오류리 등나무 숲. 박미정 기자

오류리 등나무는 자연 유산 천연기념물 제89호로 1962년에 등록되었다. 우리 조상들의 정서가 진하게 배어있어 오래된 나무라는 생물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경주 지역에 전해지는 전설을 간직한 문화적 자료로서도 가치가 높다. 

오류리 등나무가 서로 엉겨있다. 박미정 기자
오류리 등나무가 서로 엉겨있다. 박미정 기자
보라색 등나무꽃이 아름답다. 박미정 기자
보라색 등나무꽃이 아름답다. 박미정 기자

오류리 등나무에 얽힌 설화가 애틋하다. 신라 때 오류리 마을에는 남달리 다정한 두 자매가 살았다. 자매는 동네 총각을 몰래 사모하고 있었는데, 나라에 전쟁이 나서 총각이 싸움터로 떠난 뒤에야 알게 되었다. 얼마 후 전생에서 총각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자매는 슬픔에 못이겨 연못에 몸을 던졌다. 그 후 그곳에는 등나무 두 그루씩 얼싸안은 모습으로, 모두 네 그루가 자랐다. 그런데 전쟁이 끝나고 살아온 총각은 두 자매의 애달픈 사연을 듣고 자신도 연못에 몸을 던졌다. 그 자리에서 팽나무가 자라자 두 그루의 등나무가 팽나무를 감싸안은 듯 타고 올라갔다는 설화이다.

오류리 등나무 안내석. 박미정 기자
오류리 등나무 안내석. 박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