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약속을 지킨 각북벚꽃길
엄마와 약속을 지킨 각북벚꽃길
  • 예윤희 기자
  • 승인 2022.04.11 08: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도의 명소가 된 각북벛꽃길
아들 잘 되기를 바라는 엄마의 소원을 들어준 효자 아들의 노력
가구업으로 성공해 재경 청도향우회장 역임
할짝핀 벚꽃.  예윤희 기자
할짝핀 벚꽃. 예윤희 기자

추위가 물러난 자리를 차지한 봄은 꽃의 계절!

여러 가지 꽃들이 모진 추위를 이겨내고 활짝 피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계절이 돌아왔다.

전국 곳곳에 있는 벚꽃길!

청도에도 벚꽃길이 여러 곳에 있지만 군도 1호선(이서금 가금~각북면 우산) 구간인 각북면 명대리앞 청도천 냇가를 따라 가꾸어진 벚꽃길에는 고향을 사랑하는 한 독지가의 사연이 있다.

이창상 회장(72, 전 재경청도향우회장)이 열일곱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는 날 어머니께서는 청도역까지 따라 와서 삶은 달걀 5개와 기차표 한 장을 손에 쥐어주며

“창상아, 꼭 성공해서 돌아와 고향을 위해 보람 있는 일을 해라”

어머니의 말씀을 늘 가슴에 새기며 노력해 서울에서 주경야독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 시절 가기 힘든 수도경비사령부에서 군 제대후, 전자회사에 취직하여 5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1979년 첫 사업으로 가구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가구업으로 성공해 고향을 위해 보람 있는 일을 실천하신 분!

1999년에 새로난 마을앞 우회도로에 가로수를 조성하라고 3년생 벚나무 묘목 630주를 사서 길이 2.4km 도로 양편에 심은 벚나무가 지금은 대단한 볼거리로 바뀌었다. 각북면에서도 이창상 회장의 선행을 기리기 위해 고향인 명대2리 마을 입구에 기념비를 세워 기록하고 있다.

각북면에서 세운 기념비.  예윤희 기자
각북면에서 세운 기념비. 예윤희 기자
기념비 앞에 선 벚나무 기증자와 기자.  예윤희 기자
기념비 앞에 선 벚나무 기증자와 기자. 예윤희 기자

또 이창상 회장은 모교인 풍각초등학교에 1억 원이라는 거금을 희사하여 운암장학회를 운영하여 인재를 키우는 등 어머니의 당부를 잊지 않고 실천하고 있다.

비슬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흐르는 청도천 냇둑은 처음에는 사람들만 다니는 오솔길이었다.

행정 당국에서 풍각 시가지를 거치지 않도록 우회도로를 만들면서 지름길이 되어 교통이 편리하게 되었다.

이 도로 양쪽 가로수를 심는데 이 마을 출신 이창상 씨가 이 소식을 듣고 가로수를 사서 기증한 것이다.

그 후 23년의 세월이 흘러 벚나무는 무성히 자라 멋진 가로수가 되어 봄이면 벚꽃이 활짝 피고,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멋진 터널이 되어 이길을 지나다니는 군민과 타지역 사람들과 운전자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차들로 꽉찬 2차선 도로.  예윤희 기자
차들로 꽉찬 2차선 도로. 예윤희 기자

주말에는 가까운 대구를 물론 전국에서 몰린 차량으로 2차선 도로가 차량으로 꽉찬다.

행정당국에서도 주변 하천 정리를 마치고, 야자 매트를 깔아 찾는 이들이 편리하도록 해주고 있으며, 유채를 심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벚꽃길을 청도의 더좋은 청도의 명소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외부인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구경할 수 있는 길(이번에 설치한 야자수 매트보다 영구적인 데크시설)과 주차장이 꼭 필요한 것 같다.

또 스토리텔링이 될 만한 내용인 어머니의 당부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 아들의 이야기를 적은 돌을 하나 세웠으면 좋겠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위대하다는 말이 다시 생각난다.

어머님을 생각하며 열심히 노력해 사업을 성공시켜 자수성가한 사업가는 어릴 적 고향을 위해 지금도 봉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