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에서 만난 청노루귀 자매
팔공산에서 만난 청노루귀 자매
  • 이원선 기자
  • 승인 2022.03.24 17: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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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귀란 꽃명은 꽃잎이 노루귀를 닮은 데서 붙여졌다
눈과 얼음을 뚫고 나오는 풀이라 하여 ‘파설초’라 부르기도 한다
부모님이 천수를 누려 돌아가자 노루가 누운 고개에 장사를 지냈다
팔공산에서 만난 청노루귀 자매. 이원선 기자
팔공산에서 만난 청노루귀 자매. 이원선 기자

청노루귀를 찾아 팔공산을 향해 가는데 멀고 가까운 풍경이 온통 잿빛이다. 미세먼지로 뒤덮인 하늘에서 내려놓는 햇살마저 희읍스름하다.

이른 봄꽃이 서서히 막을 내리는 3월도 하순을 맞아 청로누귀가 마지막 정열을 다하고 있다.

청노루귀의 꽃말은 인내로 노루귀의 일종이다. 꽃잎이 짙은 청색을 띄고 있어서 ‘청노루귀’라 부른다. 흰노루귀, 분홍노루귀보다 개체수가 적다보니 조금 더 귀한 대접을 받는다. 노루귀란 꽃명은 꽃잎이 노루귀를 닮은 데서 붙여졌다.
여러해살이풀로 3~4월에 걸쳐 피며 꽃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키는 9~14㎝정도이며 잎의 길이는 5㎝내외다. 미나리아재비과의 식물로 세 갈래로 갈라진다. 줄기 끝에서 한 송이씩 피고 수과(瘦果)를 맺는다. 어린잎은 식용하고 뿌리를 포함한 전체를 약용한다. 우리나라 각 지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비교적 토양이 비옥한 곳을 좋아한다. 흰색과 분홍색의 노루귀는 야생에서 흔한 반면 청노루귀는 깊은 산속의 산기슭에서 주로 발견된다. 눈과 얼음을 뚫고 나오는 풀이라 하여 ‘파설초’라 부르기도 한다.

팔공산에서 만난 청노루귀 자매. 이원선 기자
팔공산에서 만난 청노루귀 자매. 이원선 기자

노루귀의 주 매력은 줄기를 빽빽하게 덮은 희색의 잔털이다. 흰색, 분홍색, 청색이 선명한 10장 내외의 노루귀를 닮은 꽃잎도 봄을 유혹하기에 충분하지만 햇볕이 스민 솜털은 가히 일품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솜털이 보송보송한 노루귀가 더 귀한 대접을 받는다.

노루귀에 관한 전설로는

옛날 이씨 성을 가진 나무꾼이 있었다. 나무꾼은 땔감을 시장에 내다 파는 것으로 겨우 연명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도 나무꾼이 시장에 내다가 팔 땔감으로 열중인데 난데없는 노루 한 마리가 달려와 나뭇단 뒤로 숨는다. 그와 동시에 포수가 달려와 노루의 행방을 물었을 때 나무꾼은 모른다고 시치미를 때는 것으로 노루를 살려준다.

팔공산에서 만난 청노루귀 자매. 이원선 기자
팔공산에서 만난 청노루귀 자매. 이원선 기자

이윽고 포수가 사라지자 나뭇단에 나온 노루가 나무꾼의 옷소매를 잡고 길을 안내한다. 마침내 노루는 산속 어느 고개에 이르려 누워버린다. 나무꾼이 노루가 누운 자리를 볼 때 천하에 명당이다. 훗날 나무꾼은 부모님이 천수를 누려 돌아가자 노루가 누운 고개에 장사를 지냈다.

이후 나무꾼의 자손이 번성하고 가문이 명망을 얻자 사람들은 그 고개를 노루고개라 불렀다. 또 고개 주위로 꽃잎이 노루의 귀를 닮은 예쁜 꽃이 피어나니 노루귀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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