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키워드] 성서 개구리소년 실종 31주기
[시사 키워드] 성서 개구리소년 실종 31주기
  • 이배현 기자
  • 승인 2022.03.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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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30주기 맞아 와룡산 새방골에 추모비 건립
올해 31주년 맞아 실종아동 사진전 등 아동보호 주간 운영
작년 3월 와룡산 새방골에 건립된 개구리 소년 추모 및 어린이 안전 기원비. 이배현 기자
작년 3월 와룡산 새방골에 건립된 개구리 소년 추모 및 어린이 안전 기원비. 이배현 기자

3월 26일은 성서 개구리소년 5명이 실종된 지 31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에 맞추어 대구시 달서구는 21일부터 26일까지 아동보호 주간을 운영한다. 아동보호 주간은 기념식, 주제별 릴레이 캠페인, 아동 권리교육, 실종아동 사진전, 실종아동 다큐멘터리 '증발' 상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기간 중 달서구는 여성단체협의회 등 각급 단체 회원들과 월성네거리 등 주요 교차로에서 '실종아동 찾기·아동학대 예방 캠페인'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1991년 3월 26일 당시 성서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우철원(당시 13세) 군과 조호연(12세), 김영규(11세), 박찬인(10세), 김종식(9세) 등 다섯 어린이가 집 뒤편 와룡산에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간다며 집을 나섰다.

그날은 지방자치제가 30년 만에 부활해 기초의원을 선출하는 투표가 있던 날이다. 임시공휴일인 이유로 학교에 가지 않았던 어린이들은 와룡산에 오르기 전 인근 마을에 사는 친구와 마을주민들에게 목격된 것을 마지막으로 종적을 감추었다. 

경찰은 당시 노태우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대구지방경찰청 차장을 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를 구성, 와룡산 일대는 물론 전국을 수색했다. 그러나 현상금 4200만 원, 단일사건 최대 규모인 연인원 35만 명의 수사 인력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행적은 찾지 못했다.

추모비 ‘안식-품’은 다섯 어린이가 엄마품처럼 안전한 곳에서 포근히 안식하길 염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배현 기자
추모비 ‘안식-품’은 다섯 어린이가 엄마품처럼 안전한 곳에서 포근히 안식하길 염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배현 기자

그러던 중 실종 11년 6개월 만인 2002년 9월 26일 성산고등학교 신축공사장 뒤쪽의 와룡산 중턱에서 도토리를 줍던 시민에 의해 아이들의 유골이 발견되었다. 당시 부검을 맡았던 법의학팀은 타살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범인은 결국 밝혀지지 않았고 2006년 3월 25일 공소시효가 만료되었다.

아이들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매년 3월 26일에 유족과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전미찾모) 주관으로 유골이 발견된 골짜기에서 추모제를 열어왔다. 그 후 실종 30주년이던 2021년 3월 26일 유골 발견지점 인근 성산고등학교 맞은편에 추모비가 세워졌다.

비석의 이름은 ‘안식-품’으로 화강석 재질로 만들어졌다. ‘안식-품’은 화분이 5송이의 꽃을 받치고 있는 형태로 5송이의 꽃은 희생된 5명의 아이를 의미한다. 또 화분은 엄마의 품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감싸주는 포근함, 보호막, 안식처를 상징한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개구리 소년과 같은 어린이 실종사건은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며 "아동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해서 꿈을 키울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실종 31주년 소회를 밝혔다.

2019년 3월 와룡산에서 열린 '개구리 소년' 28주기 추도식에서 유족 대표가 개구리 소년 5명의 넋을 위로하며 추도사를 읽고 있다. 매일신문 DB
2019년 3월 와룡산에서 열린 '개구리 소년' 28주기 추도식에서 유족 대표가 개구리 소년 5명의 넋을 위로하며 추도사를 읽고 있다. 매일신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