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문화원을 새로 이끌어갈 권석환 원장
안동문화원을 새로 이끌어갈 권석환 원장
  • 이동백 기자
  • 승인 2022.03.17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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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대 안동문화원장으로 취임
"안동문화원의 정체성 확립으로 다양한 콘텐츠 개발할 터"
신임 권석장 원장   이동백 기자
신임 권석환 원장. 이동백 기자

지난 1월 26일에 실시한 제16대 안동문화원장 선거에서 원장으로 당선한 권석환(70) 씨가 3월 15일에 제16대 안동문화원장으로 취임하였다.

신임 권석환 원장은 안동 출신으로 안동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과정을 마친 후 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국가무형문화재 안동차전놀이 전승 교육사, 사단법인 전례문화보존회 초대 이사장, 안동 청년유도회장, 경북 청년유도회장을 역임하는 등 지난 30여 년간 지역 문화 창달에 힘써왔다.

안동은 우리나라 역사・문화유산의 보고로서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임을 자처하는 곳이다. 안동이 문화 도시로서의 위상을 지닌 데는 60년 전통을 지닌 안동문화원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장차 안동문화원이 지향하는 방향과 비전을 새로 취임한 권석환 원장에게 들어 본다.

-제16대 원장님으로 취임한 것을 축하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회원들과 시민들에게 취임 인사를 전하시죠.

▸압도적으로 지지해 준 만큼 회원님들의 기대가 크리라 봅니다. ‘한결같은 진심으로, 변화를 모색하리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시민들께는 회원 못잖게 문화원 활동에 동참해 주시고, 문화원을 아껴주시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전통 유가(儒家) 후예로서 오랫동안 유림 활동을 해 오셨습니다. 원장님의 유림 활동의 내력을 간략하게 정리해 주시죠.

▸안동 청년유도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서원과 누정(樓亭)을 순회하는 강좌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경북 청년유도회장일 때에는 전국 경전암송대회를 안동에서 시작하여 전국으로 확대했고, 청년유도회 중앙회와 함께 선비문화 포럼을 개최했죠, 2009년도에는 세계청년유림대회를 한국국학진흥원에서 개최토록 제안하여 실현시켰습니다.

신임 권석환 안동문화원장이 안동 문화공원 뜰에 마련한 취임식장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이동백 기자
신임 권석환 안동문화원장이 안동 문화공원 뜰에 마련한 취임식장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이동백 기자

-안동문화원과의 인연은요?

▸안동차전놀이보존회 총무로 일하던 1983년에 보존회 이사를 맡은 류한상 당시 문화원장님을 만난 것을 계기로 안동문화원과 인연을 맺은 후에 회원으로 가입해서 가끔 안동민속축제 서제(序祭)에서 해설했고, 도산별과대전 때에는 정조의 명을 받아 도산별과를 시행한 규장각 각신 이만수 역을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18년부터는 이사를 맡아왔습니다.

-문화원장으로서 안동문화원이 지향하는 방향이랄까 비전을 요약한다면 무엇일까요?

▸행사 추진 방향 보완 및 안동문화원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TF팀을 구성해 회원 여러분들의 의견을 경청하여 효율적으로 사업 및 행사를 추진하는 문화원을 만들겠습니다. 가장 안동다운 외양을 갖추면서도 내실 있는 원사(院舍)를 건립하여 시민들에게는 다양한 콘텐츠를, 회원들에게는 역량을 강화하는 장을 제공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제까지 우리 문화원이 추진해온 사업도 연속성 있게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원장님이 구체적으로 구상하는 사업이나 행사를 소개해 주시죠.

▸여성한마당 축제가 특별한 의미를 남겼듯이, 안동의 자랑스러운 문화자산인 '한복, 한옥, 한식, 한지, 한글'을 소재로 한 '5H축제'를 실현토록 하겠습니다. 안동댐과 임하댐 건설이 오래되었고, 그 오랜 세월을 흘러오는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 간에 많은 갈등을 드러냈습니다만, 이를 긍정적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안동의 또 다른 자산이 될 겁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물 문화 축제’를 기획하여 안동과 한국수자원공사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한국의 문화원 가운데 차지하는 안동문화원의 위상은 어디쯤일까요?

▸여느 지역을 놓고 보더라도 안동문화원이 보유한 문화자산은 최고 수준입니다. 그동안 안동문화원이 이룬 실적이 증명하듯이 실제로 안동문화원은 한국의 문화원을 대표하는 문화원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반면에 문화원이 확보한 예산은 평균 정도에 머물러 있습니다. 내실 있는 문화원이 되기 위해선 예산 확보가 한층 절실합니다.

-학구열이 많아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고, 사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이러한 경력은 문화원 수장으로서 문화원을 이끌어 가기에 이상적입니다. 문화원 운영 방침을 소개해 주시죠.

▸우선 공약을 성실하게 실행해야겠죠. 이사회를 활성화하여 여러 의견을 수렴하여 실질적으로 ‘되는 이유’를 찾아 그에 합당한 행사를 추진해 나가는 동시에 회원 중심의 행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섬기는 문화원, 친절한 문화원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문화원 원장으로서 회원들에게 바라는 바와 행정 당국에 요구하는 것이 있다면요?

▸회원이 문화원의 주인이라는 인식을 갖고 참여해 주시고, 현창할 만한 문화 콘텐츠를 소개해 주시면,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실천하겠습니다. 안동시를 이루는 큰 축은 행정, 문화, 경제, 체육이라 할 때, 이 틀에 맞는 균형 잡힌 지원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즉 문화 도시답게 당국이 문화 예산을 세워서 지원하고 집행하기를 기대합니다.

신임 권석환 안동문화원장이 새로 선임된 임원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동백 기자
신임 권석환 안동문화원장이 새로 선임된 임원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동백 기자

-현재 안동차전놀이 전승 교육사이십니다. 차전놀이와 맺은 인연과 활동해 오면서 인상적으로 겪은 일 한두 가지를 소개해 주시죠.

▸중・고등학교 시절에 차전놀이에 참여했습니다. 1983년에 차전놀이보존회 서류 정리를 도운 것을 계기로 1990년 차전놀이 전승 교육사가 되어 33년간 이어왔습니다. 독일 하노버 축제, 캐나다 밴쿠버 한인의 날, 뉴질랜드 한인회 축제 등 외국에까지 나가 공연할 정도로 많은 공연을 한 가운데,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독일 공연이었습니다. 단합된 형태가 보여준 스릴, 동채라는 기구를 사용한 점, 다른 공연에서 느끼지 못한 정도의 깊은 감동 등을 들면서 차전놀이를 극찬한 독일 신문 보도를 보고 차전놀이에 관여하는 한 사람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느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삶의 가치는 무엇일까요?

▸부모님이 가훈으로 세워서 지키도록 한 것이 ‘정직, 성실,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삶’이었죠. 여기에 더하여 조상에게 욕되지 않고 자식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에 가치를 둡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이 ‘그러려니, 마촘이’인데, 이에 의미를 나름대로 붙여본다면 역지사지, 중용, 관용, 배려입니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치는 이런 게 아닐까요.

-‘나’의 롤 모델은 누구입니까?

▸아버님입니다. 제가 위에서 제시한 삶의 가치는 오롯이 아버님께 물려받은 거지요. 농사를 지으면서도 글을 하신 분으로 늘 조상을 극진하게 모시고, 자식들을 바르게 이끌고, 주변을 두루 챙기셨어요.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 있으시다면요?

▸‘눈으로 보는 것은 마음으로 보는 것에 미치지 못하고, 마음으로 보는 것은 이치로 따져 보는 것만 못하다.’ 평소 좋아하는 글귀입니다. 글자 하나가 처신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죠. ‘觀, 格, 品’이 그 좋은 예인데, 이에서 관점, 관조, 격물, 격조, 품성, 품위란 단어들이 파생하잖아요, 이런 말들 속에는 우리 삶의 형세가 고스란히 함축되어 있어서 평소 관심을 두고 지냅니다. 사람이 세상을 받아들일 때는 감각을 통해서이지만, 그것을 체계화해서 인식하는 것은 말입니다. 글귀 하나, 글자 하나에도 관심을 갖는 까닭은 이러한 이치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