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 산책] 김용태 '있는 그대로의 나로 잘 살고 싶다면'
[장서 산책] 김용태 '있는 그대로의 나로 잘 살고 싶다면'
  • 김대영 기자
  • 승인 2022.03.14 06: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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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경력 상담치료 최고 권위자가 들려주는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

이 책의 저자 김용태는 서울대학교에서 수학교육을 전공하던 중 ‘내 것이지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마음’에 눈을 뜨고 고민 끝에 전공을 바꿨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상담학을 전공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풀러신학교에서 결혼과 가족치료학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에 돌아와 한국청소년상담원에서 상담교수를 역임한 후 횃불트리니티 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기독교상담학을 가르쳤으며 현재는 초월상담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목차는 ‘1장 나 자신이 마음에 안 들었던 이유 01 웹디자이너 지혜씨 이야기 02 바꿀 수 없는 현실 때문에 03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면 좋은 것들, 2장 나만의 문제는 아니다 04 수용을 방해하는 사회적인 요인 05 인간 존재 자체의 한계, 3장 불완전한 대로 잘 살기 06 나를 수용하는 방법 07 수용의 바다에서 춤추기’로 되어 있다.

 

1. 인생의 세 갈래 길

1) 현실 회피와 자기 비하의 길

이 길은 현실을 부정하면서 살다가 더 이상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기 어려워지면 그대로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들이 가는 길이다. 현실에 안주하는 마음은 일종의 현실 회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삶의 방식은 대부분 희망이 없는 무의미한 삶, 또는 적당히 타협하는 안전제일주의의 삶으로 흘러간다. 그렇다 보니 매사에 불안하고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부정적이고 회피적인 마음 때문에 무사안일주의에 빠지기도 쉽다. 소극적인 삶은 미래 지향적이면서 도전하고 성취하는 인간의 본성과 배치된다. 인간은 자신의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다. 현실을 회피하는 사람은 이러한 인간의 본성과 어긋나는 삶을 살기 때문에 늘 마음속에 생기는 좌절을 피할 수 없다.(60~61쪽)

2) 현실 부정과 자기 과장의 길

현실에 안주하는 경우는 그나마 좀 나은 편이다 현실을 부정하는 경우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기 위해서 자신을 과대 포장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는 길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현실을 왜곡하며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착각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자신이 작게 가지고 있는 것을 크게 부풀려서 생각한다. 자신을 부풀리는 이유는 다른 사람에게 좋게 보이거나 그들보다 우위에 서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이것은 경쟁사회가 만들어내는 일종의 부작용이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의 갈등을 통해서 우위를 점하려고 하기 때문에, 늘 경쟁을 치르듯 피곤하고 고단한 삶을 살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겉으로는 다양하고 떠들썩한 대인관계로 화려해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외로움과 씨름하면서 고독하게 살아간다.(61~63쪽)

3) 현실 수용과 자기 발전의 길

현실 수용은 현실을 인정하고 모험에 도전하면서 자기 발전의 기회로 삼으며 살아가는 길이다. 인간은 현실적이며 동시에 이상적이다. 그래서 현실만 갖고 살 수 없고, 이상만으로도 살 수 없다. 현실만 있으면 현실 안주로 인한 회피적 삶이 되고, 이상만 있으면 현실 부정으로 인한 과장된 삶을 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자신이 도전할 수 있는 미래의 발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것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사람만이 미래의 아름다움을 만들어갈 수 있다. 현실 수용은 이렇게 자신이 처한 현실을 받아들임으로써 자기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가게 해준다. 지금이 있어야 미래가 있는 것처럼, 지금의 순간순간들을 소중하게 모으면 미래에 많은 것들이 생긴다.(63~64쪽)

2.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면 좋아지는 것들

1) 자존감이 높아진다

자기 자신의 약함과 불안전함을 인정하고 수용하고 나면, 실수를 해도 조바심이 나지 않고 ‘그래, 실수했어. 실수해도 괜찮아’라고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멍청하게 왜 그런 실수를 했을까?’라는 자기 비난도 없어진다. 그러니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서 별로 신경쓰지 않게 된다. 내가 실수한 것이니 내 스스로 충분히 납득이 되기 때문에 괴롭지 않다. 그만큼 마음의 평안이 찾아오는 것이다. 이러한 평안함은 자신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에서 온다.

자존감이란 자신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인간은 어떤 현실에 처해 있든 간에 귀한 존재다. 사람을 쓸모가 있고 이득을 내는 도구로 생각하게 되면, 자존감이 낮아진다. 그러나 인간 자체는 너무도 귀한 존재다.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 자존감 높은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현실과 자신을 구분할 줄 안다. ‘현실은 어렵고 힘들지만, 이러한 현실을 살아가는 나 자신은 귀하다’라는 사실을 구분해서 인식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노력을 하게 되면, 자존감이 높아진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의 현실을 비관하지 않고 수용하면서 살아가는 능력을 키운다.(114~115쪽)

2) 의견을 적절하게 말하며 살 수 있다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착한 사람 증후군’이 있거나, 사회적으로 길들여진 인식의 습관 때문에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세 가지 원인 밑에 공통적으로 깔려 있는 감정은 불안과 두려움이다. 의견을 말한 뒤에 감당해야 할 대가가 두려운 것이다.

자기를 수용하게 되면, 자신이 선택한 결과에 대한 대가를 받아들이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진다. 설령 실수로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해도 그런 결정을 한 부족한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를 받아들일 힘이 있으면 그만큼 두려움은 사라지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를 표현할 용기가 생긴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고려와 배려를 통해서 자신을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게 된다. 이러한 유연성은 자신의 의견을 상황과 관계없이 무조건 말하는 무모함이 아닌, 상황에 맞게 표현을 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자기수용을 하면 자신이 모든 것을 책임지려는 과대한 자기에서 벗어나 자신의 것만을 책임지는 사람으로 변모한다. 결정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 결정을 하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마음 때문에 결정을 미루거나 제대로 결정을 하지 못한다. 그러나 자기수용이 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만 표현을 하면 된다. 결정장애인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과대한 자기가 들어 있다. 자신이 처한 현실에 기반한 자기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만큼 살려고 하는 웅대한 자기를 마음속에 가지고 있다. 자기수용은 이러한 과대하고 웅대한 자기를 버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자신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할 수 있을 때와 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하는 지혜를 갖게 된다.(119~121쪽)

3) 사람들과 잘 지낸다

자기수용을 할 줄 아는 사람들 곁에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가짜 내가 아닌 진짜 나로 살아가기 때문에 사람들을 대할 때도 거짓이나 가식 없이 편안하게 대할 수 있다. 나를 판단하는 마음이 없으니 남의 실수도 판단하지 않고 ‘그럴 수 있다’는 너그러운 시선으로 이해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진솔한 대화를 통해 깊은 신뢰를 주고 받으며 좋은 대인관계를 갖게 되고 행복한 마음을 느끼게 된다.

반면 자기수용이 되지 않는 사람은 사회 속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다. ‘현실의 나’를 숨긴 채 ‘포장된 나’로 잘난 척하면서 살고 있으니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판단하는 마음이 생긴다. 간혹 겉으로는 대인관계가 좋은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런 사람의 내면은 늘 외롭고 쓸쓸하다. 속 감정을 교류할 수 없으면 대인관계도 마른 낙엽처럼 메마르고 쉽게 부서진다. 또 자신의 부족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 매사에 두렵고 불안하다. 일을 잘해서 좋은 평가를 받아도 마음속으로 스스로를 축하하고 격려하지 못한다. 이미 그다음 과정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감이 엄습하기 때문이다. 많은 현대인이 이렇게 긴장 속에서 고단하게 살아가고 있다.(132~133쪽)

4)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다

자기수용이 되면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의 시선을 덜 의식하게 된다. 나의 내면과 감정에 더 집중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입사 동기가 나보다 먼저 승진하면, 우울할 수 있다. 그 우울함 속에는 동기에 대한 질투, 부러움 등의 감정이 있을 수 있다. 그 감정 더 밑에는 경쟁에서 진 자신에 대한 열등감과 자기 비하가 있을 수 있고, 더 깊이 내려가면 부모로부터 인정받고 싶은데 인정받지 못한 아쉬움과 수치심이 있을 수 있다. 이런 내면의 감정을 인식하고 인정하게 되면 동기가 승진한 그 사실보다 내 심리적 현실 때문에 더 힘들었음을 깨닫고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내 심리적 현실이란, 동기가 나보다 먼저 승진한 사실이 내 열등감을 건드렸고, 이로 인해 동기와 회사를 욕하는 동시에 못난 자신을 질책하며 괴로워했던 마음이다. 이런 자신의 마음을 보게 되면 동기가 승진한 게 문제가 아니라 내 열등감, 인정 욕구가 고통의 원인이었음을 깨닫게 되고, 자연스럽게 회사와 동료에 대한 미움이 해소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내면은 더 건강해지고 성숙해진다. 비록 나보다 먼저 진급한 동기를 축하해주지 못하더라도, 열등감에 찌든 마음으로 살거나 회사에 불만을 품고 살아가는 부정적인 모습을 피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 위로할 수 있고 격려할 수 있다. 이런 마음의 작업 과정은 승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인생의 보물을 얻은 것과 같다. 살면서 힘든 일이 종종 생길 텐데 그때마다 이런 식으로 대처해나갈 수 있다면 상황에 덜 휘둘리면서 자신을 괴롭히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138~139쪽)

 

나를 받아들이는 수용의 자세와 태도는 성숙함과 자유로 향하는 길이다. 나의 한계, 인간의 한계, 사회의 영향에서 벗어날 내면의 힘을 가져야 가능한 일이다. 엄청난 힘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힘은 완벽해지려고 노력함으로써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열등감, 못난 부분을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을 때 가능해진다. 한계 없고 약점 없이 완벽해지려고 애써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임으로써 가능해진다. 이 책이 당신을 그 길로 인도해 편안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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