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미소
악마의 미소
  • 이한청 기자
  • 승인 2022.03.1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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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투병
3차 항암 치료 후 모습
3차 항암 치료 후 모습

뇌종양 투병기 1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평탄한 삶을 사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크고 작은 환란과 질고를 겪으면 살아가는 것이 보통 인생들의 모습들이다.

정말 신앙생활을 잘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던 한 분의 황당했던 고통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동안 방송에도 많이 출연했고 외국에도 초청되어 강사로 많은 활동을 했던 한 분이 겪은 일을 실제로 보고 기록한 내용이다.

4개월 전 뇌에 정밀검사를 받을 때도 아무 이상이 없었고 불과 한 달 만에 찾아온 악마의 미소였다.

지난 8주간에 겪은 황당함이란 다시는 누구도 경험하지 말아야 할 악몽이었다. 직장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김 모 전도사는 남편에게 매일 같이 Excel & Power Point를 잘하지 못해서 받는 중압감을 하소연했단다. 그러나 남편은 몇 년을 거의 같은 프로그램을 다루며 그렇게 힘들어하느냐고 오히려 반문했단다. 그러던 중 노인성 백내장을 수술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물체가 이중으로 보여서 안과를 갔지만 수술은 잘되었다는 이야기만 듣고 돌아왔단다. 며칠 지나면 나아지려니 했지만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오른쪽 눈이 감기기 시작했단다. 다시 김 안과(서울 영등포 소재)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한참을 검사하던 의사가 이것은 안과 질환이 아니고 뇌에 문제가 있으니 빨리 MRI를 촬영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으라 하였다. 서둘러 MRI를 촬영해 보니 뇌의 중간에 3.2cm의 종양이 발견되었고 그 주위 조직이 눌려 부종이 크게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눈이 복시로 보이는 것은 시신경을 눌러서 일어난 현상이니 지체 말고 큰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으라는 가슴이 내려앉는 절망적인 선언을 들었다. 그리고 어디든 빨리 서둘러 진료를 받으라고 진료의뢰서를 3장이나 써주었다. 서둘러 S(서울 신촌 소재) 병원과 SMC(일원동 소재) 예약하고 진단을 받아보니 뇌종양 3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종양에 위치가 뇌에 중앙이라 수술도 어렵다는 절망적인 선포를 사형선고를 받는 죄수 모양 무력하게 들어야만 했다. 선포를 들으며 가슴이 덜컹하고 무너져 내렸지만 애써 담대한 척했다. 정말 그때 황당함이란 경험한 사람 외에는 가슴을 누르는 중압감의 답답함을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어떻게 하나?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처럼 저 악한 병마로 인하여 먼저 떠나보내야 하나? 생각 중인데 여보, 나의 행복은 여기까진가 봐. 그 말을 들으며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무슨 위로의 말을 해야 하는데 어떤 말로도 위로하고 힘을 줄 수가 없었다. 순간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인가?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내가 자녀들 앞에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되는데, 강해져야 하는데 내가 먼저 무너져 내리면 어떻게 하지? 머리는 복잡해지자 나도 모르게 하늘을 쳐다보고 한숨을 크게 쉴 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한편 마음속에 왜 이런 일이 하필 우리에게 찾아왔지? 그렇게 악하게 살아온 것도 아니고 남에게 해를 끼치며 살지도 않았는데 아닌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람? 별생각이 다 들었지만 아무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주위에 가족들 모두의 마음이 무너질 텐데 나까지 약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마음을 강하게 하려 했지만 돌아서면 흘러내리는 눈물을 어쩔 수 없었다. 소식을 듣고 외국에서 자녀들이 엉엉 울며 걸려온 전화에 약해진 마음 들키지 않으려고 아무 대꾸도 할 수 없었다. 기댈 곳이 없어 허전함과 흐르는 눈물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가슴은 천근만근 무겁고 마음은 답답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러나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망연자실하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담당의는 서둘러 입원해서 치료하자고 입원 지시를 했다. 수속을 마치고 입원했다. 다음날 뇌에서 조직을 떼어 조직검사를 하고 감마나이프로 종양을 줄이고 혈액종양내과로 전과하여 약물로 치료할 것이라고 치료 방법을 전해 주었다. 며칠 만에 우측 눈은 완전히 감겼고 이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여 부축하지 않으면 화장실도 출입할 수가 없었다. 종양이 뇌의 한 중앙에 있어 눈과 운동신경에 영향을 미쳐 보행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다음 날 정확한 병의 원인을 알기 위해 조직을 떼어내어 내어 조직검사를 해야 하는데 종양의 위치가 조직을 떼어내기 아주 힘든 자리라고 했다. 열 번에 몇 번은 조직을 떼어내지 못하고 다시 해야 하기도 한다는데 한 번도 힘든데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두려움이 밀려왔다. 소식을 듣고 의학상식이 좀 있다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모두가 절망적인 이야기들 뿐이었다. 걱정하는 환자에게 줄 수 있는 위로의 말은 의술도 중요하지만 전능하신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자. 그분에게는 감기나 암이나 똑같아. 믿고 기도하자. 반듯이 고쳐 주실거야. 아마 간증하게 될 테니 두고 봐. 계곡이 깊으면 물도 많듯이 고난이 깊으면 은혜도 크겠지. 믿음의 기도는 병든 자를 일으킨다는 성서 말씀을 믿고 한번 치료해 보자고 결단하니 아주 적지만 마음의 평안이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