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 산책] 김경수 '우주의 원리, 운명의 비밀'
[장서 산책] 김경수 '우주의 원리, 운명의 비밀'
  • 김대영 기자
  • 승인 2022.02.28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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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과 음양오행으로 살펴보는 인간 운명의 비밀

저자 김경수(金敬洙)는 동양철학을 전공한 철학박사다. 경상국립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 진주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한국국학진흥원 자문위원, 한국주역학회 학술이사고, 제2회 도교학술상을 수상하였다.

철학의 기본 문제는 우주론과 인생론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우주의 원리, 운명의 비밀’이다. 운명을 알기 위해서 먼저 우주의 원리를 알아야 한다. 인간의 운명은 우주의 원리와 별개의 것이 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은 우주의 별만큼이나 다양하다. 모든 인간에게 있어 자신의 삶이란 바로 우주전체와 같은 것이다. 이 책에서는 사주팔자(四柱八字)를 운명이라 보고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목차는 ‘실마리, 1부 우주의 원리, 2부 운명의 비밀, 부록, 후기, 참고문헌’으로 되어 있고, 부록은 ‘1. 삼재 찾는 법, 2. 대장군 방위 찾는 법, 3. 각종 길흉일 찾는 법, 4. 주역점 보는 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1. 우주의 원리

1) 동양의 우주론은 두 방향으로 발전하였다. 하나는 일찍이 역(易)으로 나타났고, 그보다 뒤에 음양(陰陽)론과 오행(五行)론이 나타났다. 역은 태극(太極) – 양의(兩儀)(陰陽) – 사상(四象)(太陽, 少陰, 少陽, 太陰) – 팔괘(八卦) – 육십사괘(六十四卦)로 발전했다.

음양오행론은 처음에는 음양론과 오행론으로 서로 다른 체계였지만 후대로 오면서 하나의 시스템으로 조립되었다. 음양은 은나라 시대에 이미 나타나는 데 반해 오행의 철학적 이해는 전국시대 말기에 발전하였다. 이것은 한나라에 와서야 합쳐진 개념으로 이해되고 도교에서 점차로 중요한 우주론으로 자리 잡아가게 된다. 이 이론은 무극태극(無極太極) – 兩儀(陰陽) – 五行(水火木金土) – 십간십이지(十干十二支) – 육십갑자(六十甲子)로 전개되었다.(31쪽)

2) 인간이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태양에너지도 필요하지만 다른 생명으로부터 취하는 열에너지도 끊임없이 보충해야만 한다. 외부로부터 공급받는 에너지를 나의 열에너지로 잘 전환하기 위해서는 오장육부가 필요하다. 이 오장육부가 인체의 장기요, 이것은 절묘하게도 동양의학과 결합되어 십이지와 연결되어 있다. 물론 천간(天干)의 구조도 오운(五運)의 형태로 포함되어 있다.

이 오장육부가 온전하게 작동하면 생명은 활기가 넘치게 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건강에 이상이 생겨 아프거나 더 이상 생명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사주에는 8개의 장기만 드러날 수 있고 나머지 4개의 장기는 드러날 수 없다. 그래서 인간은 어떤 장기의 기능이 지나치게 강하거나 부족할 수 밖에 없다.

3) 사주를 분석하는 첫 번째 목적은 건강을 살피기 위해서여야 한다. 건강하여 활기가 넘치면 못할 일도 별로 없으며 안 되는 일도 별로 없을 것이다. 사주를 분석하여 건강의 균형을 찾는 식습관을 찾고 적절한 운동과 약재를 통하여 넘치는 장기의 기능을 억제하고 부족한 장기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주에 나타나는 장기의 기능은 운명의 해석과도 밀접하게 연관된다.(117~118쪽)

2. 운명의 비밀

1) 사주에서 천간(天干)은 운(運)을 관장하는 기(氣)(五行, 五運)로 구성되어 있고, 지지(地支)는 명(命)(生命)을 관장하는 정(精)(五行, 六氣)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삶의 방향키로 작동하는 용신(用神)은 변(變)을 주관한다. 인간은 빛에너지와 운동에너지 그리고 열에너지의 조합으로 살아간다. 인간의 삶 속에 정기신(精氣神)이 모두 갖추어져 있는 것이다. 그 각각의 에너지 중에서 어떤 것이 어느 시기에 더 강하게 작용하는가에 따라서 삶은 굴곡이 생긴다.

2) 사주에서 대운(大運)과 세운(歲運)을 함께 살피고, 일생의 용신과 대운, 세운, 연간의 용신을 따로 감별한다. 이때 중요한 점은 사주의 감정에서는 일간(日干)이 기준이 되지만 월지(月支)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이다. 일간은 나의 운을 관장하고, 월지는 나의 명을 관장하기 때문이다.

월지는 나의 어머니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우선적으로는 나의 육체적 조건을 나타내고 있다. 나의 육신은 내 어머니의 몸을 빌어서 세상에 나왔으므로 육신의 관점에서는 하나로 볼 수 있다. ‘궁통보감(窮通寶鑑)’의 용신법도 이 원리 때문에 일간과 월지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3) 그리고 흔히 신강(身强)과 신약(身弱)으로 나누는 것도 사실 일간과 월지를 중심으로 나머지 간지의 에너지를 조금씩 고려하여 감별한다. 그러나 기본은 일간과 월지이다. 저자는 신강과 신약이라는 용어보다 운강(運强), 중화(中化) 그리고 체강(體强)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간을 비롯한 천간의 기운이 강하면 정신적 변화의 에너지가 크므로 운강이 되고, 월지를 기준으로 지지의 기운이 강하면 육체적 변화의 에너지가 크므로 체강이 되며, 그 둘이 조화를 이루면 중화가 되는 것이다.(220쪽)

4) 사람은 육체의 정(精)과 마음의 기(氣) 그리고 신령의 신(神)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간의 삶은 마음이라는 기사가 육체라는 수레를 운전해 가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내 생명의 원천인 원신(元神)도 숨어 있고, 내 삶의 올바른 지침으로 쓸 수 있는 용신(用神)도 있다.

건전한 마음이 건강한 육체를 이끌고 가야 한다. 운(運)은 혼자 갈 수 없고 반드시 명(命)을 끌고 가야 한다. 명은 운의 운행을 돕기 위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인간은 자신의 원신을 숭상하고 용신을 아끼고 잘 따라야 한다.(224쪽)

5) 사주를 감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주의 원국(八字)을 나열하고, 대운과 세운을 그 옆에 이어서 표시한다. 그리고 천간과 지지의 음양과 오행을 살피고, 육신(六神)을 표시하고, 십이운성(十二運星)을 찾아서 나타내고, 공망(空亡)을 표시하고, 운강(신강)과 체강(신약)을 계산하고, 이어 형충파해(刑沖破害) 등의 관계를 찾고, 각종 길신(吉神)과 흉살(凶殺)을 표시한다. 그러면 기본적으로 사주의 명식(命式)이 완성된다. 오늘날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간단히 앱만 설치하고서 생년월일시를 입력하면 이 정도까지는 자동으로 나타내 주므로 어려울 것이 전혀 없다.(301쪽)

이 책은 음양오행과 사주와 관련된 기본적인 개념을 잘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을 기초로 해서 한동석의 ‘우주변화의 원리’, 이석영의 ‘사주첩경(四住捷徑)(전6권)’을 읽고 공부한다면 우주의 원리와 운명의 비밀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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