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출간] 김기찬의 『붙잡히지 않는 둥근 거울』
[시집 출간] 김기찬의 『붙잡히지 않는 둥근 거울』
  • 장기성 기자
  • 승인 2022.02.28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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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지나온 세월의 연륜과 더불어 웅숭깊고 옹골찬 사유의 근원을 소급해서 나아간다
김기찬 시인은 생리적으로 서정시인이기도 하지만 그것과 맞물려 그의 시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하는 것은 사물을 통해 근원적인 시간성을 향해 나아가는 능력이다
김기찬 시인은 생리적으로 서정시인이기도 하지만 그것과 맞물려 그의 시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하는 것은 사물을 통해 근원적인 시간성을 향해 나아가는 능력이다.학이사 출판사.

정지용(1902-1950)호수라는 에서 보고 싶고 그리운 마음을 호수에 빗대어 로 단출하게 표현했다.

얼굴 하나야/손바닥 둘로/폭 가리지만/보고 싶은 마음/호수만 하니/눈 감을 수밖에/

호수라는 시는 동시가 아니라 성인을 위해 쓰인 작품이다. 그렇지만 그 어떤 동시보다도 동심이 들어 있는 시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 보고 싶은 마음, 누군가 그리운 마음을 구체적으로 잘 나타나있다. 얼굴 하나와 호수의 대비가 예사롭지 않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이 시를 읽으면서, 김기찬의 시집 '붙잡히지 않는 거울'이 떠오른다.

이 시집은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꽃과 나무, 2부 사색, 3부 바다와 산, 4부 생활 주변, 5부 미래 세계로 나뉜 60여 편의 시는 고향에 대한 기억에서 유래된 서정성을 기반으로 한다. 혓바닥에 댄 찔레꽃 꽃잎 하나에서 타는 노을빛이 아릿하게 번진다는 표현이 애틋하다. 해와 밝음, 문명의 이기가 아니라 달과 어스름, 자연에서 나온 아늑함이 느껴진다.

손진은 시인은 이렇게 평한다. “김기찬 시인은 생리적으로 서정시인이기도 하지만 그것과 맞물려 그의 시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하는 것은 사물을 통해 근원적인 시간성을 향해 나아가는 능력이다. 시인은 이런 껍데기의 시간을 역류하고자 한다. 그는 지나온 세월의 연륜에 더불어 웅숭깊고 옹골찬 사유의 근원을 소급해서 나아간다.”고 했다. 김기찬 시인은 "현상의 울림을 내면화하고 그 내면화된 울림을 다시 형상화시켜 드러내는 것, 그 것이 나는 시라고 생각한다" 고 밝혔다. 김 시인은 평생 영어학을 전공한 교수출신(경북대 영어영문학과)이다. 인문대학장과 교무처장을 역임했다. 언어학은 일종에 자연과학으로 체계성과 객관성이 생명이 아니던가, 그런데 시인은 주관성과 감수성이 필요한 글쓰기에 도전하여 산수(傘壽)의 나이(1940년생)에 첫 시집을 출간(210일 발행)했다. 학이사 출판사. 141. 1만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