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적지와 시내버스 자세
유적지와 시내버스 자세
  • 김종광 기자
  • 승인 2022.02.25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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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교통문화 인프라에 가려진 고질적 불편
행정편의에 숨은 지자체의 자만과 무관심이 원인

 

 

대구광역시 기념물 1호를 알고 있는 시민들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동구 지묘동에 위치한 신숭겸 장군 유적지를 찾아가는 일반인들이 겪는 시내버스의 불편함은 즉시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유적지를 경유하는 시내버스에 대한 불편함은 어제 오늘이 아니지만 101번, 북구2번, 동구 8번이 유적지 입구를 통과하는 ‘지묘동1, 2’ 정류장에 3개 업체가 운영하는 노선이다. 여기서 160미터 지점에 기념물 1호 신숭겸 장군 유적지가 있다.

아양교역에서 동구8번을 타고 기사에게 유적지 하차 정류장을 물었더니 말이 길어진다. 유적지 명칭은 안내방송으로 나오는지 묻자 "명칭을 잘 모르겠다"고 하는 황당한 대답을 한다. 노선에 따른 반복된 운행이라 그런지 전혀 관심이 없는 듯 무언가 답답하고 승객을 무시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정류장 명칭만 방송하니 승객은 유적지 하차 위치를 몰라 당황하고 모처럼 가는 길이 불편함으로 얼룩진다는 것은 유적지에 대한 결례가 아닌가 싶다. 더구나 외지에서 방문하는 손님은 불안과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어이없는 일을 겪는다. 부끄럽기 짝이 없는 교통행정의 맹점이다. 누구라도 승용차나 택시를 이용할 수 있고 버스도 자유롭게 이용한다. 어려운 일도 아닌 것을 무엇이 불편하게 하는지 다음 날 북구2번을 타고 ‘지묘동1’ 정류장 안내 방송을 들어보니 역시 유적지 안내가 없다.

이번에는 반대편 ‘지묘동 2‘ 정류장으로 가는 101번을 타고 안내 방송을들어 보니 마찬가지다. 대구시 전 지역 유적지 방향 노선버스가 같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간단한 문구 하나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신숭겸 장군 유적지 관리실 제공         김종광  기자
신숭겸 장군 유적지 관리실 제공 김종광 기자

'신숭겸장군 유적지 입구입니다‘ 라는 멘트를 함께 넣을 수 없는 이유를 확인하고자 대구시 교통과 담당자와 통화를 하니 동구청으로 문의하라고... 동구청 교통과는 버스조합으로... 버스조합은 대구시로... 핑퐁게임 하듯 변명하기 바쁘고 동구청은 ‘정식 민원 접수해드릴까요?’ 라고 묻는다. 질문의 핵심이 중요한 게 아니고 정식 접수를 하고 나면 책임을 면한다는 것인가? 한심하기 그지없는 교만이 하늘을 찌른다.

이어서 버스회사에 문의했더니 ‘잘 모르겠다’ 면서 ‘대구시에서 하는 일이라...’ 면서 말꼬리가 흐려지는걸 보니 대구시에 문의하라는 것이다. 운수업체도 대구시가 다양한 지원을 할 텐데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은 민간사업체 임에도 불구하고 방관하는 지자체나 다름없는 것이 아닌가?

스마트시티 홍보 정책은 몇 년째 하면서 더구나 문화예술분야 지원은 아낌없이 하면서 역사의 중요성과 시민의식도 강조하면서 무슨 말 못 할 사연이 있는지 돌아가면서 변명만 하는가? 안내 멘트 한 줄 넣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인가? 행정관서도 버스업체도 버스조합도 정신 차려야 한다.

대구시 교통과는 누구라도 쉽게 유적지에 하차할 수 있도록 분명한 조치를 하고 시내버스 운송업체는 기사들 역사교육에 시간 할애가 필요할 것 같다.

대구시내 버스정류장에 부착된 전광판과 노선지도에 유적지 표시된 곳을 보지 못했고 버스 내부 전광판과 안내 방송에도 나오질 않는다. 더구나 관리 감독하는 대구시에는 시민들로 구성된 버스 모니터링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듣고 싶다.

‘안내 전광판 입력은 대구시에서 공급하고 저희들은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용량이 부족할 것 같다.는 버스조합의 안일한 자세도 불편함에 한 몫을 하고도 남는다. 용량을 늘려서라도 제대로 해야 된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지 변명만 해서 되겠는가? 이러한 과정을 볼 때 불편함의 원인은 ‘행정의 안일함’으로 조속한 후속조치가 일사분란하게 이루어져야 역사인식 강조에 합당한 조치가 된다.

자라나는 꿈나무와 청소년들도 불편하지 않도록 신속한 조치를 해주길 바란다.

신숭겸 장군 유적지 기념물 1호가 이럴진대 다른 유적지나 문화재는 오죽할까 싶은 생각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것도 불편함의 후유증이 오랫동안 남기 때문이다.

찬바람이 목을 휘감는 추위에 신발 안에 있는 작은 모래알이 유난히 더 불편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