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신천에서 새들에 의한 미꾸라지 잔치가 벌어졌다
대구 신천에서 새들에 의한 미꾸라지 잔치가 벌어졌다
  • 이원선 기자
  • 승인 2022.02.22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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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기는 쇠백로가 잡고 먹기는 왜가리와 중대백로 몫이다
한꺼번에 두세 마리가 동시에 잡는다
야~ 이놈아 내가 잡은 먹이다. 내 놓아라!. 이원선 기자
야~ 이놈아 내가 잡은 먹이다. 내 놓아라!. 이원선 기자

대구 신천에서 때 아니게 새들에 의한 미꾸라지 잔치가 벌어졌다 . 대봉교와 희망교 중간 지점에 만들어진 시멘트 징검다리를 동편으로 왜가리 , 중대백로 , 쇠백로 무리가 몰려들어 미꾸라지 사냥에 난리가 났다. 평소에는 가까이 가기조차 꺼려하던 쇠백로가 중대백로의 부리에 걸린 미꾸라지에 눈독을 들이지만 어림없다 . 반면 왜가리와 중대백로가 합세, 쇠백로가 사냥한 미꾸라지를 노린다 . 우격다짐으로 미꾸라지를 내 놓아라 으름장이다 . 먹이를 지키고자 엉겁결에 달아나는 중에 쇠백로는 입에 문 미꾸라지를 흘리고 만다 . 미끈거리는 미꾸라지라 부리를 앙 다물어 보지만 미끌미끌 곧잘 빠져나간다 . 이때를 틈타 왜가리와 중대백로가 한 입에 날름 , 여유 있게 받아먹는다 .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챙기듯 잡기는 쇠백로가 잡고 먹기는 왜가리와 중대백로 몫이다 . 부리 끝에서 사라지는 미꾸라지를 쳐다보는 쇠백로 표정이 슬퍼 보인다 . 약육강식의 법칙 앞에 약한 자의 비애다 .

두 마리가 한꺼번에 미꾸라지 사냥에 성공하고 있다. 이원선 기자
두 마리가 한꺼번에 미꾸라지 사냥에 성공하고 있다. 이원선 기자

이곳으로 미꾸라지가 많이 몰려든 까닭은 신천에서 한창인 공사 때문이다 . 현재 신천에서는 2021 년 9 월 13 일부터 2022 년 7 월 9 일까지 신천 보 및 어도 개선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 이로 인해 물길이 돌려지고 간혹 흐린 물이 흘러내린다 . 이때 자연스럽게 미꾸라지 떼가 시멘트 징검다리 아래의 여울에 몰려들었고 기다렸다는 듯 새들이 몰려들어 잔치를 벌리고 있다 . 평소에는 새들의 고기잡이 모습을 보는 것이 특별한 구경인 양 여겼는데 오늘은 제철을 맞아 그물에 주렁주렁 달린 양미리(까나리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떼를 보는 것 같다. 한꺼번에 두세 마리가 동시에 잡는다.

신천으로 산보를 나온 시민이 쇠백로의 미꾸라지 사냥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원선 기자
신천으로 산보를 나온 시민이 쇠백로의 미꾸라지 사냥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원선 기자

평소에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분주한 징검다리 쪽으로는 뜸하던 새들이다 . 하지만 미꾸라지란 먹이 앞에 주위 새들이 죄다 몰려든 것 같다 . 사람들이 오갈 때는 잠시 자리를 피하는 척 물러났다가 몰려들기를 반복한다 . 구경 삼아 사람들이 징검다리에 있을 때도 과감하게 1~2m 까지 접근하는 대담성까지 보인다 .

미꾸라지를 잡았을 땐 삼십육계가 상책, 먹이를 입에 문 쇠백로가 징검다리 위를 날아서 넘고 있다. 이원선 기자
미꾸라지를 잡았을 땐 삼십육계가 상책, 먹이를 입에 문 쇠백로가 징검다리 위를 날아서 넘고 있다. 이원선 기자

기자가 지켜본 바로는 근 20~30 마리 정도의 미꾸라지가 순식간에 희생을 당한 것으로 보였다 . 처음과는 달리 잔치의 끝 무렵에 이르러서는 먹이 다툼도 한결 느슨하다 . 더 이상 잡아 먹을 미꾸라지가 없는지 한 마리 두 마리 자리를 뜨기 시작한다 . 이윽고 언제 그랬냐는 듯 빗자루로 마당을 쓴 듯 깨끗하게 날아 가버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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