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153) 노년세대가 알아야 할 새로운 가족관계
[원더풀 시니어] (153) 노년세대가 알아야 할 새로운 가족관계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2.02.21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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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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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는 한번 짝을 맺으면 평생 짝을 보살핀다고 한다. 그래서 수컷이 죽으면 암컷은 평생 혼자 사는 경우가 많으며 ‘부부애’만큼 자녀사랑도 대단하다. 먹이를 다량으로 가슴에 품고 와서 새끼들에게 골고루 나눠준다. 새끼형제들의 경쟁의식을 낮추면서 우애를 강조하는 모습이고 또 다른 특징으로 ‘효’이다. 다 큰 황새들은 늙고 병든 부모 황새를 위해 먹이를 가져다주고 큰 날개로 부모를 정성스레 보호한다. 이러한 황새를 보고 로마에서는 자녀가 부모를 의무적으로 보살피는 ‘황새 법’을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여기서 ‘부모사랑’과‘효’의 밑바탕엔 희생정신이 깔려있음을 본다. 자기희생 없이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시니어 세대들도 이와 같은 희생정신으로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지켜온 세대이다. 그런데 오늘날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여 정보화시대가 되면서 가정과 사회 환경이 너무나 달라지고 있다. 개인의 자율성이 강조되는 개인주의화와 여성의 사회진출은 가정의 기본 틀을 바꿔 버렸다.

과거 남성위주의 가부장적 가족구조인 수직적 질서가 개인주의의 수평적 구조로 변하고 그로 인하여 가족 간의 유대와 결속력이 약화 되었다. 이제 핵가족, 소인수가족으로 가족 규모가 축소되고 일가친척 관계도 소원해지고 남아선호사상도 남녀평등 관계로 변하였다. 이제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조건으로 할 수도 있지만 안 해도 그만이다. 출산율이 낮고 이혼율은 높아졌고 1인가구의 비율이 전체가구의1/3을 차지할 정도로 가정의 모습이 변하고 있다. 그래서 대 가족의 가정은 소인수가족 내지는 빈 둥지 가족의 모습으로 변했다. 그런데 지금의 노년 세대들은 어릴 때부터 형제와 삼촌이 함께 사는 대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남자는 재정담당, 여자는 가정살림중심으로 연령에 따른 위계질서가 분명한 가정에서 성장하였다. 성인이 되어서도 평생을 안 놀고 안 입고 안 쓰고 모으기만 하는 세월을 보냈다. 또한 자식의 삶과 자신의 삶을 동일시하여 자식이 잘 되는 일이 곧바로 자기가 잘 되는 것으로 목숨 걸고 자식 위해 모든 걸 희생하던 시대를 살았다. 그리고 가부장적 환경에서 고령의 연장자가 가정의 모든 일을 조종 통제하는 모습이 몸에 배어있다. 그런데 이제 부모에게 자식은 소유물이 아닌 완전한 독립된 개체로 보는 시대가 되었다. 따라서 가정의 모습도 자식과의 관계도 맹목적이고 일방적인 희생을 떠나서 새로운 관계정립이 요망된다. 지금까지 수직적 가족 질서 속에서 상속제도와 함께 맏아들이 가계를 이어가는 필수 조건인 부계중심 가계 계승이 별 의미가 없게 되어 버렸다. 그래서 이제 우리 노년세대는 가족 위에 군림하면서 부양받을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지금은 손 자녀들과도 세대차로 인한 갈등 대립이 큰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아버지와 자식관계도 서로 독립된 인격체로 자식의 삶과 부모의 삶이 엄연히 다르다.

지금의 노년세대는 컴맹의 마지막세대요, 보릿고개의 마지막세대이고, 부모를 모신 마지막세대요, 성묘를 다니고 제사를 모시는 마지막세대이다.

세상의 변화가 시대의 흐름인데 어쩌겠나. 지금부터라도 젊은 세대들은 노년세대를 이해하고 노년세대들은 사회변화를 바로 보면서 젊은이들을 바라보는 새로운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세상 변화를 원망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수용해야 한다. 자기 건강 챙기면서 좋아하는 음식 찾아먹고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즐겁게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