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장의 사람들
파크골프장의 사람들
  • 권오훈 기자
  • 승인 2022.02.2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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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들의 가장 핫한 운동, 파크골프
여러가지 장점으로 인기
붐비는 구장, 요구되는 에티켓과 배려

 

요즘 곳곳마다 벅적이던 게이트볼장에 사람 구경을 할 수 없다. 가까운 산에도 시니어 등산객은 많이 줄었다. 동네 작은 공원에서 장기나 바둑을 두거나 윷놀이를 하던 어르신들도 그 수가 현저히 줄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모두 파크골프장으로 몰려간 탓이다.

요즘 핫한 운동, 파크골프

요즘 시니어들에게 가장 핫한 운동은 파크골프일 것이다.
파크골프장은 새벽부터 해 질 녘까지 붐빈다. 동호인들은 대다수가 시니어들이다. 원래는 삼대가 함께 즐기는 생활체육으로 남녀노소가 다 할 수 있지만 초창기 일본에서 도입되었을 때 연세드신 시니어들이 먼저 입문했다. 입소문과 친구의 권유로 많은 시니어들이 속속 파크골프 대열에 합류한다. 요즘은 파크골프를 무시하던 정규 골프를 치는 젊은 층들도 현란한 골프웨어로 치장하고 파크골프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그들은 파크골프가 정규 골프 못잖게 재미있다고 한다.

파크골프의 장점

시니어들로선 이보다 좋은 운동이 없다.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만 하는 고급운동으로 치부되어 그림의 떡이었는데 누구나 손쉽게 칠 수 있다. 
그 장점을 열거해보면 무엇보다 돈이 들지 않는다. 홀의 길이가 짧아 무리한 힘이 필요없고 쉽게 익힐 수 있다. 힘든 부킹이 필요없다. 시간에도 구애받지 않고 가까운 거리에 구장이 있다. 무엇보다 정규 골프에 못지않은 재미가 있다.
동반자를 굳이 맞추지 않아도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과 조를 이뤄 칠 수 있다. 사람들은  걷기운동을 재미있게 할 수 있으니 이보다 즐거운 운동이 없다고, 파크골프가 없으면 어쩔뻔했느냐며 희희낙락이다. 아마도 여기저기 아픈 곳을 핑게로 건강보험에 힘입은 싼 진료비 덕에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며 병원순례를 하고 있을 것이다. 공기 맑은 야외에서 햇볕 쬐며 골다공증에 특효라는 비타민D를 듬뿍 섭취한다. 즐겁게 깔깔거리며 운동하니 인생이 온통 황금빛이다. 건강보험공단의 재정 건전화에 많은 기여를 했을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 지역은 금호강과 낙동강이 도시를 끼고 흘러 구장을 만들 수 있는 둔치가 많다. 구미시와 달성군처럼 시민들의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많은 파크골프장을 조성해주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있다. 

붐비는 파크골프장, 필요한 에티켓과 배려

우리나라 사람들의 열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무엇이 좋다고 소문나면 벌떼같이 모여든다. 

문제는 타 지역에 비해 구장도 많지만 동호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구장은 언제나 만원사례다. 어떤 구장은 시작하는 1번 홀에 대기하는 공의 숫자가 스무 개를 훌쩍 넘긴다. 궁리 끝에 구장에 따라서는 홀짝제로, 또는 회원제로 혼잡을 줄이려 한다. 타구장 이용자의 출입을 막는 일부 구장에서는  마찰이 일기도 한다. 아예 사전예약제로 돈을 받는 구장도 있다.
또한, 에티켓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일부 동호인들 때문에 질서를 흐리기도 하고 다툼도 생겨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하나같이 성격도 급하다. 앞조가  진행이 너무 늦다고 불평하고 홀아웃도 하기 전에 치기도 한다.
자기만 먼저 치려고 새치기한다든지 박절하게 동반을 거절하는가 하면 순서를 두고 삿대질 해가며 언성을 높이는 건 꼴불견이다. 

어차피 소일삼아서 하는 운동이다. 같이 나이 들어가며 같은 운동을 즐기는 동호인이다. 조금만 느긋한 마음으로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며 규칙을 지키면 함께 즐기며 건강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