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복수초
팔공산 복수초
  • 김채영 기자
  • 승인 2019.03.25 15:1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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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일, 팔공산 가산바위 아래 장군정(將軍井)과 중문 사이에 잔설이 허옇게 깔렸습니다. 이불로 착각하고 눈 위에서 뛰놀던 아기별들이 급히 돌아가다 흘렸을까요? 단추처럼 생긴 노란 복수초가 총총히 꽃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미나리아재빗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서 동의어로는 원일초, 설련화, 얼음새꽃 등이 있으며 학명은 Adonis amurensis랍니다. 팔공산 가산산성 주변에 자생하는 복수초, 여기가 세계최대군락지라는 푯말이 보입니다.

 

 

봄의 전령사로 불리는 꽃 중의 하나인 복수초는 제 몸에 열을 지니고 있어서 추위에 강한 것이 특징인데 그래서 눈과 얼음을 뚫고 피어난다 합니다. 꽃말은 동양에선 영원한 행복, 서양에선 슬픈 추억이라 하는군요. 상반되는 꽃말이 흥미롭습니다.

 

 

복수초, 이름에서 복수(復讎)를 연상하기 쉽지만 행복과 장수를 기원한다는 뜻을 지닌 한자어 福壽草입니다. 햇빛을 받을 때만 활짝 피었다가 밤이면 꽃잎을 닫는다는군요. 흐린 날에도 꽃봉오리가 열리지 않는다하니 꽤 지체 높은 족속 같습니다.

 

 

귀한 꽃인 만큼 저는 이 녀석들을 만나려고 2월 초순부터 삼고초려를 했답니다. 오늘에야 드디어 무리를 만났습니다. 그것도 눈 속에 핀 녀석들을요. 4월로 접어들면 완전 개화를 하여 이 일대는 눈부신 복수초 세상이 펼쳐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