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꽃 이야기] 한겨울에 핀 백설공주꽃
[시골 꽃 이야기] 한겨울에 핀 백설공주꽃
  • 장성희 기자
  • 승인 2022.02.1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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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즈마니아 마그니피카가 피어나다

"이 화초 이름이 뭐예요?"
"백설공주요."
화원에 꽃을 하나 사려고 갔다가 백설공주라는 동화 속 이야기 같은 화초를 만났다.
잎은 군자란 같이 쭉쭉 뻗어 있고, 꽃은 강렬한 색깔과 뾰족한 모습으로 눈에 확 들어왔다. 얼핏 보면 꽃모양이 마치 성냥개비를 닮았다.
화원 주인은 빨간색 꽃받침에 순백의 하얀 눈이 내려 앉아 있는 듯한 모습이 백설공주 같다고 하여 '백설공주'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그런데 원래 동화 속에서 나오는 백설공주 이미지는 뺨이 눈처럼 희고 머리가 흑단처럼 새까만 모습이다. 이 꽃은 새빨간 꽃받침에 둘러싸인 하얀색이다. 실제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찾아 보니 '구즈마니아 마그니피카'라고 한다.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끝없이 특이하고 신비로운 종류의 꽃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강렬한 빛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백설공주꽃. 장성희 기자
강렬한 빛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백설공주꽃. 장성희 기자

'구즈마니아 마그니피카'의 빨간색은 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꽃받침이다. 꽃보다 꽃을 둘러싸고 있는 꽃받침이 더 아름다운 것 같다. 그러고 보니 표면이 반질반질한 가죽 같은 잎이 꼭 조화처럼 보인다. 아름다운 꽃이라기보다는 특이하게 만들어 놓은 한 송이의 공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잎처럼 생긴 꽃은 처음에는 끝부분이 하얗다가 꽃대를 밀어 올리면서 처음 피었던 하얀 꽃잎이 빨간 꽃잎으로 변한다. 자세히 보아도 어디까지가 꽃이고 어디까지가 잎인지 구분이 힘들다. 하지만 한겨울에도 이렇게 아름답고 이국적인 색감이 돋보이는 꽃을 만났으니 집으로 데려오지 않을 수가 없다.

환한 미소를 짓는 듯한 백설공주꽃. 장성희 기자
환한 미소를 짓는 듯한 백설공주꽃. 장성희 기자

꽃말은 '만족'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만족하며 살고 있는가. 만족하며 사는 삶이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하일 엔데의 소설 '모모'에서는 행복한 삶이란 만족하는 삶이라고 했다. 사람은 만족을 모르는 동물이고 가진 재화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면 더 이상 재화가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하였다.
오늘 우리는 화원에서 '구즈마니아 마그니피카'를 알게 된 것에 감사하며 '만족'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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