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자연이 빚은 은병풍, 청도 낙대폭포
겨울 자연이 빚은 은병풍, 청도 낙대폭포
  • 장희자 기자
  • 승인 2022.02.09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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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30m의 거대한 폭포가
혹한을 맞아 알몸을 드러내다
혹한이 빚은 얼음 폭포 앞에서 천진난만한 아이들 모습. 장희자 기자

서 있는 물
물 아닌 물
매달려
거꾸로 벌받는 물,
무슨 죄를 지으면
저렇게
투명한 알몸으로 서는가
출렁이던 푸른 살이
침묵의 흰뼈가 되었으므로
폭포는
세상에 나가지 않는다.
흘러보낸 물살들이
멀리 함부로 썪어
아무것도
기르지 못한 걸
폭포는 안다

[ 빙폭(氷瀑),  이영광]

 

낙대(落臺)폭포는 경북 청도군 화양읍 범곡리에 있는 자연 폭포이다. 폭포가 있는 주변 계곡이 범곡이라 범곡폭포라고도 한다. 예로부터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고 하여 약수(藥水)폭포 또는 낙대 약폭이라고도 불린다.

청도의 진산(鎭山)인 남산(南山, 870m)의 중턱에 있다. 높이 30m의 폭포로 청도 팔경 중의 하나이다. 기암괴석이 들어선 깊은 계곡에 울창한 나무들이 숲을 이룬다. 깎아지른 절벽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물소리와 함께 장관을 이룬다.

폭포 우측에 거대한 자연석으로 생긴 암굴이 있다. 장희자 기자

이 폭포는 사철 내내 방문객을 즐겁게 한다. 봄에는 벚꽃과 어울려 절정을 이룬다. 여름에는 짙은 녹음과 하얗게 부서지는 물방울이 더위를 잊게 한다. 가을이면 오색의 단풍이 풍벽을 이룬다. 겨울에는 빙벽을 이뤄 은병풍을 두른 듯하다.

낙대폭포는 예부터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져 내려 왔다여름이면 많은 피서객이 찾는다.

전나무와 폭포. 장희자 기자

폭포가 있는 남산에는 왕이 몸을 숨긴 은왕봉이 있다. 화양읍과 이서면을 기반으로 한 이서국의 왕이 신라와의 전쟁에서 패하자 이곳으로 피신했다고 한다. 부족국가인 이서국이 신라의 수도인 금성(현 경주)을 공격했다. 금성이 이서국에 함락될 위기에 처하자 댓잎을 머리에 꽂은 병사가 나타나 신라군과 힘을 합해 이서국 군사를 물리쳤다 한다. 당시 댓잎 병사가 아니었다면 고구려, 백제, 신라로 불리는 삼국의 역사에서 신라는 이서국으로 바뀌었을지도 모른다이서국은 신라에 복속됐다.

 

제2전망대에서 바라본 폭포. 장희자 기자

 

폭포는 2단으로 되어 있다. 폭포 앞에는 자연석들이 솟아 있다. 자연석 앞에는 물웅덩이가 있다. 아이들이 미끄럼을 타며 동심을 키우기도 한다.

폭포 상부에서 바라본 제2전망대와 범골계곡. 장희자 기자

폭포 우측에는 자연동굴이 있다. 폭포 좌측으로 등산로를 따라 5.5㎞ 정도 오르면 남산 정상에 도착한다. 등산로를 따라 20m 정도 더 오르면 거대한 전나무 한그루가 폭포를 지키는 수문장처럼 서 있다. 전나무 아래에는 전망대가 있다.

등산로를 따라 30m 정도 오르면 좌측 언덕배기에 제2전망대가 있다. 오르막길을 따라 0.1㎞ 정도 지점에 삼거리가 있고 우측으로 폭포 상부가 있다. 폭포 위에서 범골 계곡과 청도를 조망할 수 있다. 

하산길에서 폭포주변 전경. 장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