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꽃 이야기]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운 안수리움
[시골 꽃 이야기]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운 안수리움
  • 장성희 기자
  • 승인 2022.02.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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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거리며 눈길을 사로잡다

겨울 추위와 코로나 바이러스로 집 안에만 있으니, 몸과 마음이 모두 답답한 때이다. 기분도 전환할 겸 시내에 있는 화원으로 나들이를 갔다.
한 바퀴 돌아보니 강렬한 붉은색의 꽃이 보석처럼 아름답게 눈에 들어왔다. 메니큐어를 칠한 듯 반들반들 빤짝이는 붉은 빛. 화원을 몇 바퀴 둘러보아도 이 꽃만큼 예쁜 것이 없었다.
줄기가 길고 하트 모양의 잎은 토란잎과 비슷하다. 유난히 윤이 나는 짙은 녹색이다. 특히 광택이 나는 빨간 꽃이 너무나 인상적이다. 정열적인 붉은색은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묘한 마력이 있는데, 이 꽃이 그런 것 같다. 꽃이 얼마나 아름다우면 멀리서 보면 꼭 조화처럼 보인다. 생화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조화라고 여기는 사람이 더러 있을 것이다. 원색이 들어가면 무언가 저급하고 천박해 보이는데, 이 꽃은 그런 느낌이 들지 않고 오히려 고귀하게 보인다.

불염포 위에 기둥처럼 솟아오른 안수리움꽃. 장성희 기자
불염포 위에 기둥처럼 솟아오른 안수리움꽃. 장성희 기자

이름이 뭘까 궁금하여 주인에게 물어보니 '안수리움'이라고 한다. 옆에서 듣고 있던 남편은 "손 안시러움으로 기억하면 되겠네" 하고 말했다. 그런데 나는 자연스럽게 '안스럽다'가 떠오른다. 안수리움은 속명으로 ‘꽃’이라는 anthos(안토스)와 ‘꼬리’라는 의미의 oura(오라)가 조합된 말로 ‘꽃의 꼬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꽃 모양을 보면 정말 꼬리처럼 솟아 있다.
안수리움은 꽃 모양이 독특하다. 빨갛게 보이는 것은 꽃이 아니라 잎이 변형된 불염포라고 한다. 꽃을 보호하고 곤충을 부르는 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중앙에 뾰족하고 노란 기둥 모양이 꽃이다. 그러고 보면 꽃보다 불염포가 예뻐서 곤충들이 홀딱 반하지 않을 수 없는 식물이다.

반짝거리며 눈길을 사로잡는 안수리움. 장성희 기자
반짝거리며 눈길을 사로잡는 안수리움. 장성희 기자

꽃말은 '불타는 마음'과 '번뇌'라고 한다. 꽃을 한번 피우면 1년 내내 볼 수 있다니, 정말 불타는 마음으로 사는 녀석이다. 하지만 너무 화려하면 늘 남의 시선을 받게 되니 번뇌의 연속일 듯하다. 누가 꽃말을 지었지는 모르겠지만 잘 표현한 것 같다.
화원의 수많은 꽃 중에서 특별히 눈에 띄어 만난 안수리움은 아름다운 색깔만큼이나 화려하고 매력적이다. 특히 실내 관엽식물로 일산화탄소와 암모니아 가스 제거에도 탁월한 능력이 있는 공기정화식물이라고 하니 집으로 데려가야겠다. 어둡고 침침한 거실에 갖다 놓으면  싱그러운 기운이 감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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