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 산책] 사이먼 시넥 '리더 디퍼런트'
[장서 산책] 사이먼 시넥 '리더 디퍼런트'
  • 김대영 기자
  • 승인 2022.01.24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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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숫자 모두를 얻는, 이 시대의 다른 리더

저자 사이먼 시넥(Simon Sinek)은 1973년 미국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 대학을 졸업했다. 인류의 생활 양상을 오랫동안 공부해온 저자는 오래가는 영향력을 미친 위대한 리더와 조직에 자연스럽게 매료되었고, 그들을 수년간 연구한 끝에 사고방식과 행동양식 그리고 환경에서 사람들의 타고난 특성을 조정하는 패턴을 발견했다. 그는 개인과 기업의 성장을 방해하는 불행의 연결고리를 끊으려면 리더나 조직이 바뀌어야 한다고 깨닫고 사람들의 행동에 변화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2009년 TED Talks 첫 강연에서 이야기한 ‘Why’의 개념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며 기업 경영과 리더십에 관한 저자의 독특하고도 혁신적인 시각은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 2016년부터는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통찰력이 있는 메시지도 전하며 <WHY: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를 펴낸 베스트셀러 작가에서 차세대를 이끄는 리더로 이력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역자 윤혜리는 중앙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금융기관에 근무하던 중 영어를 우리말로 적절하게 옮기는 데 흥미를 느껴 출판번역을 시작했다. 글밥아카데미 수료 후 바른번역 소속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정확하면서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번역으로 독자들에게 가치 있는 책을 전하는 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 책은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LEADER EAT LAST, 2014)>를 개정한 책이다. 제목인 <리더 디퍼런트(LEADER DIFFERENT)>는 ‘사람과 숫자 모두를 얻는, 이 시대의 다른 리더’를 의미한다. 리더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책의 앞면지에 제시되어 있다. "리더란 미지의 세계로 먼저 달려가는 사람이다. 그들은 위험을 향해 돌진한다. 자신의 이익을 제쳐둔 채 우리를 보호하고 미래로 이끈다. 리더는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자기 것을 희생한다.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해 절대 우리 것을 희생시키지 않는다. 리더란 바로 이런 사람이다. 먼저 위험에 맞서고 먼저 미지로 뛰어든다. 리더가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리라 확신할 때 우리는 그들을 따라 행진할 것이다. 그들의 비전이 실현될 때까지 지칠 줄 모르고 일할 것이다. 그들을 따르는 사람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것이다."

목차는 ‘1장 우리는 안전한 직장을 원한다, 2장 우리를 도와줄 강력한 힘, 3장 우리가 직면한 현실, 4장 우리는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5장 ‘추상적’이라는 적, 6장 파괴적 풍요, 7장 중독된 사람들로 넘쳐나는 사회, 8장 리더가 된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6장 파괴적’ 풍요에서 제시하고 있는 ‘리더십 레슨’을 요약한다.

1. 리더십 레슨 1: 기업 문화가 제일 중요하다

모든 문화에는 고유한 역사와 전통, 언어, 상징이 있다. 우리는 자신이 속한 문화와 자신을 동일시할 때 소속감을 겉으로 드러내며 집단에서 공유하는 가치관과 신념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인다.

기업 문화가 건강한 곳에서는 직원들이 회사에 애정을 느낀다. 그들은 아주 개인적인 방식으로 회사와 자신을 동일시한다. 캐나다 항공사 웨스트제트(WestJet) 직원들은 자신을 웨스트제트 직원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러면 그저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웨스트제터(WestJetters)라고 부른다. 정체성이다. 소속감이 없으면 회사 로고가 찍힌 티셔츠를 잘 때나 페인트칠 할 때 입는다. 하지만 소속감이 있으면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랑스럽게 입고 다닌다.

2. 리더십 레슨 2: 기업 문화는 리더가 결정한다

조직 분위기는 항상 리더가 결정한다. 우리는 우리에게 의욕을 불어넣어주는 리더의 비전을 추구하려 하는 한편 우리를 통제하려 드는 리더를 끌어내리고자 한다. 리더란 소리 지르며 명령하거나 임무의 승패를 전적으로 책임지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원 각자의 성공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그들을 잘 훈련시키고 그들에게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는 사람이다. 그들이 임무를 책임지고 완수하도록 권한을 넘겨주는 역할이다.

훌륭한 리더는 자신의 지식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임무를 수행할 때 지식이 해박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자신의 인맥 안에서 새로운 인간관계가 형성되도록 사람들을 소개해준다. 무능한 리더는 자신이 가치 있는 이유가 지식, 지위, 인간관계 덕분이라는 믿음으로 모든 것을 혼자 간직한다. 이는 잘못됐다. 안전망을 튼튼하게 형성한 조직에서는 리더뿐 아니라 조직원 모두 기꺼이 지식을 공유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리더가 분위기를 선도한다.

리더의 목표는 명령을 내리지 않는 것이다. 리더는 방향성과 의도만 제시하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조직원에게 맡겨야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조직원이 지시를 따르도록 훈련시킬 뿐 그들에게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이는 많은 조직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자기에게 무조건 시키는 대로만 하라고 명령한다면 그들이 자기 행동에 책임지기를 기대할 수 없다. 지휘 계통은 명령을 위한 체계이지 정보를 위한 체계가 아니다.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은 책임이 아니라 복종일 뿐이다. 책임은 스스로 옳은 행동을 할 때 생긴다.

3. 리더십 레슨 3: 무조건 솔직하게 행동하라

리더십은 정직함, 솔직함, 책임감, 즉 신뢰의 모든 구성 요소에서 나온다. 리더는 우리가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가 ‘들어야 할’ 말을 해주는 사람이다. 진정한 리더가 되고 싶다면, 깊은 신뢰와 충성심을 불러일으키고 싶다면, 우선 솔직해야 한다.

사회적 동물로서 우리는 주변 사람들이 주는 정보와 그들의 행동을 끊임없이 평가하는 본능이 있다. 이 과정은 지속적으로 일어난다. 누군가 정보를 하나 줬다고 해서 그를 신뢰할 수는 없다. 그 정보가 진실이라도 그렇다. 사람이나 조직이 정직하다는 근거가 충분히 쌓여야만 신뢰가 생긴다. 그러므로 정직성은 단순히 마음의 상태가 아니라 행동으로 나타나야 한다. 정직이란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것이다. 정직하지 않은 행동은 잘해야 위선이고 나쁘게 보면 거짓이다. 오늘날 비즈니스 세계에서 흔히 보이는 부정직한 행동은 조직의 리더가 진실이 아니라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는 것이다.

리더에게 정직은 특히 더 중요하다. 우리는 리더가 나아가는 방향이 리더뿐 아니라 실제로 모든 이에게 좋은 방향이라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집단의 일원으로서 소속감을 느끼고 보호받고 지지받고 싶은 마음으로 리더가 우리에게 이익을 되는 일을 하리라 믿으며 맹목적으로 그들을 따를 때가 많다. 그렇게 하기로 리더가 약속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리더의 비전이 실현되도록 집단 안에서 열심히 일하고, 리더는 그 과정에서 우리를 보호하며 정직하게 평가하고 조언한다. 우리는 리더가 진심으로 우리에게 신경 써주기를 바란다.

솔직하기만 하면 신뢰를 형성할 수 있다. 그게 전부다. 더 복잡한 공식은 없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수많은 사람과 조직의 리더들은 솔직하게 말하지 않거나 뭔가를 꾸며내며 아무 잘못도 없는 척하려 한다. 다시 말하자면 모든 것을 생존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원시적인 우리 뇌는 그것을 꿰뚫어 볼 수 있다.

4. 리더십 레슨 4: 가까워지는 게 먼저다

누구든 진정한 리더가 되려면 복도를 돌아다니며 직원들과 시간을 보내야 한다. 해병대는 이를 ‘눈맞춤의 리더십’이라 부른다. 이 점은 정치인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오늘날 의회 의원들은 유권자를 더욱 잘 섬기기 위해 지역구에서 시간을 더 많이 보낸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그렇지는 않다. 선거철 외에는 정치인들이 지역구에서 공장에 방문하거나 시민들의 요구 사항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증거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들이 지역구에서 주로 하는 일은 재선을 위한 기금 모금인 듯하다. 함께 일하는 사람과 단절되면 우리는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보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추구하는 데 시간을 많이 쓴다.

각자 처한 상황에서 벗어나 인간 대 인간으로 어울리면 더 열린 마음으로 상대를 알아가고자 노력하게 된다. 동료들과 회사 소프트볼팀에서 활동하거나, 잘 모르는 사람과 점심을 먹으러 가거나 출장을 떠나게 될 때, 즉 함께 일해야 할 책임이 없고 각자 상충하는 이익을 잠시 제쳐둘 때면 상대방을 동료나 경쟁자가 아닌 ‘사람’으로 바라보게 된다. 평화 회담이 조용하게 산책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에서 열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5. 리더십 레슨 5: 숫자를 경영하지 말고 사람을 이끌어라

짐 콜린스(Jim Collins)와 제리 포라스(Jerry Porras)가 쓴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에 따르면, 천재인 리더는 조직을 떠날 때 자신의 전문성과 천재성을 전부 들고 간다. 반면 리더가 조직 전반에 권한을 분배할 줄 아는 겸손한 사람이라면 기업은 한 사람에게만 의존하지 않게 되고 생존 능력이 더욱 향상된다. 이런 구조에서 리더는 모든 것을 지휘하고 통제하려 들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지휘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직원들을 훈련하고 양성하고 보호하며 안전망을 관리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쓴다. 이것이 리더의 유산을 보호하고 리더가 떠난 뒤에도 회사의 성공을 오랫동안 이어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웨인 주립대학교에서 경영학과 리더십을 연구하는 나탈리아 로린코바(Natalia Lorinkova)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권위적인 리더가 이끄는 팀과 권한을 위임하는 리더가 이끄는 팀을 비교해보면 처음에는 권위적인 리더가 이끄는 팀의 성과가 더 좋다. 권한을 위임하는 리더가 이끄는 팀은 초반에는 성과가 부진한 반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이 개선된다. 팀 학습, 협력, 권한 부여, 심성 모형의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구성원들이 집단에서 안전감을 느끼고 리더에게 진심어린 보살핌을 받아야 성과가 좋은 팀이 된다.

6. 진정한 리더를 찾아서

리더가 된다는 것은 일을 덜 해도 되는 자격을 얻는 것이 아니라 일을 더 많이 해야 하는 책임을 안는 것이다. 이 점이 어렵다. 리더는 일을 많이 해야 하고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야 한다. 그 효과는 쉽게 측정하기 어렵고 바로바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리더십이란 사람을 향한 헌신이다.

리더가 된다는 것은 부모가 되는 일과 모든 면에서 비슷하다. 우리가 돌봐야 할 사람들의 행복과 이익을 위해 희생함으로써 우리가 떠난 뒤에도 오랫동안 우리의 뜻을 이어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진정한 리더십은 제일 높은 사람만을 위한 요새가 아니다. 리더십이란 그 집단에 속한 모든 사람이 짊어질 책임이다. 물론 직급이 높은 사람이 더 큰 규모로 일할 권위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안전망을 더 튼튼하게 유지할 책임이 있다. 오늘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작은 일을 시작해야 한다. 하루에 하나씩이라도.

자신이 만나고 싶은 리더, 직접 그런 리더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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