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사람들] 천연염색 생활한복 ‘청아름’ 김정옥 대표
[서문시장 사람들] 천연염색 생활한복 ‘청아름’ 김정옥 대표
  • 성정분 기자
  • 승인 2022.01.20 19: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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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개량한복 앞에 선 김정옥 개표.  성정분 기자
자식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개량한복 앞에 선 김정옥 대표.  성정분 기자

 

대구 중구 대신동 큰장 네거리에서 서문시장 1지구 1층 입구로 들어서면 천연염색과 생활한복으로 꽉 들어찬 ‘청아름’이 있다. 정성 들여 지은 따뜻한 외투에 시선이 모인다. 청아름을 운영하는 김정옥(60) 대표는 온화한 인상에 밝은 미소로 손님을 맞이한다. 가게를 시작한 지 4년 차. 이 근처에서 가장 먼저 가게 문을 열고, 가장 늦게 닫는 거로도 소문이 났다. 몸에 밴 친절함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젊은 시절 남편 최인기(63) 씨는 타이어 대리점과 원단 장사를 했다. 평온한 생활을 하던 그에게 시련이 닥쳤다. 전업주부로 살던 11년 전, 남편의 사업이 부도났다. 두 아들의 교육비와 생활비가 시급했다. 살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다 서문시장에서 점원 생활을 시작했다. 사장님의 말을 따르며, 어깨 너머로 장사의 노하우와 고객 응대법을 익혔다.

따뜻한 털을 두른 포근한 외투가 구매 욕구를 부추긴다. 성정분 기자.
따뜻한 털을 두른 포근한 외투가 구매 욕구를 부추긴다.  성정분 기자.

 

그렇게 배우기를 7년. 몇 년 전 서문시장 4지구 화재 때 근무하던 점포가 타버렸다. 여전히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1지구에 ‘청아름’이란 이름으로 개업했다. 오랜 점원 생활 후에 내 점포를 갖게 된 날의 기쁨은 한없이 컸다. 이제 예순 살, 서문시장에서는 젊은 편에 속한다. 워낙 열심히 하다 보니 차츰 단골도 늘어나고 장사도 잘되었다. 2년 정도 잘 운영했는데, 코로나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 2년간은 정말 어려웠다. 전국의 모든 자영업자가 다 같이 힘들었지만, 서문시장 상인들도 큰 고통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희망을 잃을 수 없다. 앞으로 오미크론이 사라지고 코로나가 물러날 날이 오리라 굳게 믿는다. 그는 큰 시장인 서문시장이 살아야 대구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말한다. 재래시장이 힘든 시간을 견디고 살아날 수 있는 일이라면, 자신도 기꺼이 동참하겠다고 힘주어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밝은 서문시장의 미래를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