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꽃 이야기] 겨울 화단의 황태자 잎모란
[시골 꽃 이야기] 겨울 화단의 황태자 잎모란
  • 장성희 기자
  • 승인 2022.01.20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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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한 거리에서 희망을 주다

야외의 꽃들이 다 사라지고 찬바람이 부는 추운 겨울날, 시내 거리로 나갔다. 저만치 메마른 화단에 갖가지 빛으로 물든 식물이 보인다. 많은 것이 사라진 황량한 대지 위로 꽃도 아닌 것이 꽃인양 겹겹이 미소 지으며 손짓을 한다.
가까이 가보니 생긴 모습이나 이파리 질감은 꼭 배추나 양배추 같은데 참 화려하게 생겼다. 자주색, 흰색, 녹색이 마구 섞여서 울긋불긋 예쁜 색감을 풀어 놓았다. 풍성하니 참 탐스럽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투박한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매력적인 데가 있다. 

자줏빛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잎모란. 장성희 기자
자줏빛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잎모란. 장성희 기자

이 녀석은 세상의 꽃들이 모두 사라진 이 추운 날에 얼마나 꽃이 되고픈 마음이 간절했으면 온몸으로 꽃을 피워 놓았을까. 그래서 살짝이 물어보았다.
"넌, 정체가 뭐니? 꽃이니, 배추니?"
'난 잎모란이라고 해.'
그러고 보니 생김새가 모란꽃과 비슷하게 보인다. 정말 얼핏보면 아름다운 잎이 마치 한 송이 모란꽃을 닮았다. 꽃양배추라고도 하는데, 그보다는 부귀를 상징하는 '잎모란'이라는 이름이 더 근사한 것 같다.
"그래, 잎모란. 꽃으로 봐줄게."

모란꽃처럼 보이는 잎모란. 장성희 기자
모란꽃처럼 보이는 잎모란. 장성희 기자

한겨울 무채색 세상에 화려한 꽃을 보여주는 잎모란은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이 꽃의 꽃말은 '축복과 번영'이다. 새해를  맞이한 요즘에 잘 어울리는 말 같다. 삭막한 거리에서 추위를 견디며 얼어붙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앞으로 좋은 일들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주고 있다. 그런데 추워질수록 더 예뻐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양상추를 닮은 잎모란. 장성희 기자
양상추를 닮은 잎모란. 장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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