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검색창의 길 찾기에 의지해서 무작정 걸었다. 안뜸마을은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 연호내지를 검색하니, 근처에 안뜸마을이 있다고 되어 있다.
대구 지하철 2호선 연호역 3번 출구로 나와 연호 고가도로 갓길로 20분쯤 걸어갔다. 연호내지가 보인다. 저수지라 하기에 물은 조금밖에 없고 연꽃의 흔적만 을씨년스럽다. 연호동과 연호내지 안내판이 있어 연호내지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선 인조(1635년) 때 제갈문봉이라는 선비가 정착하여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노송과 오래된 버드나무가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있다.
마을 앞에 못이 있었는데 여기에 연꽃이 많이 핀다 하여 연지(蓮池)라 하였으며, 낮은 늪지대여서 갈대 외 연꽃이 많이 자라고 있었다. 금호강물이 넘치면 물길이 이곳까지 밀려 들어와 늪이 마치 호수처럼 보여 경치가 매우 아름다웠다고 한다. 그래서 조선 시대부터 연꽃을 많이 심고 보호하였으며, 마을 이름을 연호동 연지마을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조선 후기부터 점차 농토를 넓히기 위해 늪지대를 메워 들어갔는데, 일본침략기에 지금의 연호지라는 못만 두고 완전히 메워 논으로 만드는 바람에 지금과 같은 들판이 되었다고 한다.
안쪽으로 조금 걷다가 마을 사람을 만나 안뜸마을이 어디냐고 물어보았다. 바로 여기란다. 연지마을 연호내지 안쪽에 있다 하여 안뜸마을로 불린다고 한다. 지금은 '범안로 91길'이고, 안뜸마을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다. 마을 전체가 전원 주택지화 되어 있어 새로운 집들이 듬성듬성 보일 뿐이다. 연호동 일대가 개발 예정되어 있는데 연호내지 뚝 아래까지라 이곳 연지마을과 안뜸마을은 살아 있을 것이란다. 개발도 좋지만, 옛 마을이 보존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런데 여기 안뜸마을은 마을 이름도 사라져 '범안로 91길'이 되고, 전원주택지화되어 옛 마을 정취가 사라져 아쉽기 만하다. 마을 이름이라도 표지석으로 남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