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 산책] 크리스토프 앙드레, 레베카 샹클랑 '나를 살리는 관계'
[장서 산책] 크리스토프 앙드레, 레베카 샹클랑 '나를 살리는 관계'
  • 김대영 기자
  • 승인 2022.01.1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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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의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저자 크리스토프 앙드레(Christophe André)는 프랑스 파리 생트안 대학병원 정신과 의사이자 긍정심리학 전문가. 심리치료에 마음챙김을 처음으로 도입한 사람 가운데 하나로, 프랑스 인지행동치료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파리10대학교에서 강의하며 여러 논문을 발표했다.

레베카 샹클랑(Rébecca Shankland)은 프랑스 파리 그르노블대학교 조교수이자 프랑스 인터유니버시티 심리학연구소 선임연구원. 프랑스에서 손꼽히는 긍정심리학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자 이세진은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자기 목표를 추구하면서 타인의 욕구도 고려하는 건설적 상호의존의 인간관계를 다루고 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타인과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실제로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그러한 상호작용은 다시 우리와 타인의 안녕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목차는 ‘머리말: 혼자가 낫다는 착각, 1부 애착과 자율은 함께 간다, 2부 관계의 균형을 찾아서, 3부 긍정적인 상호의존의 토대, 4부 지속적이고 건설적인 관계 가꾸기, 맺음말: 인간 됨의 필요충분조건, 상호의존’으로 되어 있다. 1부~4부 마지막에 제시하고 있는 ‘깊이 생각해봅시다’를 중심으로 책의 내용을 소개한다.

1. 애착과 자율은 함께 간다

1) 타인과 너무 가까우면 의존적이 되고 정신적으로 약해진다는 생각에 우리는 너무 오래 매여 있었다. 부모가 아이를 너무 많이 안아주면 애가 버릇없어진다고 생각했고, 교사와 학생이 너무 가까운 것도 좋지만은 않다고 보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런 믿음의 오류는 이미 입증되었다. 아기를 많이 안아주면 더 무럭무럭 자랄 것이다. 학생들과 친하게 지내면 그들은 더 잘 배울 것이다.

2) 사람의 온기는 신체 접촉이라는 물리적 의미로나 심리적 유대라는 비유적 의미로나 인간에게 이롭고도 반드시 필요한 기본 욕구에 해당한다.

3) 이러한 인간관계는 아이들의 학습과 심리 발달에 이롭다. 주위 사람들에게 충분히 지지받는다고 느끼지 못하는 아이는 발전하기 어렵다.

4) 아이가 자율적으로 자라기를 원한다면 아이를 격려하고 독자적으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여지를 주되 늘 지원하고 애정 어린 자세로 함께해야 한다.

5) 어른에게도 사회적 관계는 여러모로 이롭다. 관계성은 정신과 신체의 건강에 이바지한다. 관계성 덕분에 우리는 역경에서 더 강해지고 일상에서 더 행복해진다.

6)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돌봐야 한다. 이 관계가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2. 관계의 균형을 찾아서

1) ‘인간적 연결의 순간’은 오로지 타인에게 다가가고, 타인을 경청하고, 우리가 그 사람 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잠시 할애하는 시간이다. 하루를 고스란히 다 바칠 필요는 없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때라도 기꺼이 낼 수 있는, 아주 짧은 시간이다.

2)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부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 나를 밀어내고 거리를 두는 것 같다고 느끼면 더없이 괴롭다. 당연하다. 그렇지만 이 두려움이 지나치다면 치료를 해야 한다. 그래야만 타인의 시선과 판단에 지나치게 휘둘리지 않고 살 수 있다.

3) 자신의 한계나 약점을 부끄러워하지 않아야 한다. 그냥, 장점을 잘 키우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법을 배우면 된다.

4) 용기를 내어 도움을 청하고 기쁘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긍정적 상호의존의 핵심 비결이다. 자기를 실현하는 행복한 삶의 핵심 비결이기도 하다.

5) 수많은 연구가 입증한 사실인데, 이타적 행동은 나 좋고 너 좋은 일이다. 도움을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 모두에게 이롭다. 아낌없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아야 한다.

6) 자기 자신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자기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고 자신의 고통과 욕구를 존중해야 한다. 그러한 태도가 사회적 관계를 잘하기 위한 기본이다. 이타주의와 자기희생은 엄연히 다르다.

3. 긍정적인 상호의존의 토대

1) 사회적 관계는 모든 인간에게 필요하다. 하지만 식욕이 왕성한 사람이 있고 소식(小食)으로도 충분한 사람이 있듯이 풍부한 관계를 원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이러한 개인차는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언제나 존중해야 한다.

2) 우리는 늘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신뢰와 경계는 우리 삶에서도 아주 중요한 사안이다. 항상 경계심을 곤두세우고 살면 피곤하고 관계가 빈곤해진다. 신뢰는 안정감을 주고 관계를 풍요롭게 한다. 분명한 의식을 품고 타인을 신뢰하면 그 사람의 좋은 점을 발견하고 도움과 지지를 받을 수 있다.

3) 정서적 능력은 타인을 적절히 신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신의 감정과 타인의 감정을 알고 이해하며 잘 활용하는 능력이다. 우리의 정서적 삶을 수시로 돌아보지 않으면 인간관계에서나 머릿속에서나 매사가 복잡하고 힘들어진다.

4) 아이들에게 정서적 능력을 알려주고 길러주는 일은 우리 부모가 해야 한다.

5) 최근 연구는 자존감을 상호의존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해야 할 필요를 보여준다. 누구에게 기대거나 도움을 청해야 하는지 잘 아는 사람일수록 자존감도 높다. 절대 남에게 기대지 말아야겠다는 강박관념이 오히려 자존감을 약하게 한다. 자신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알지만 부끄러워하거나 도움을 청하기 두려워하지 않는 겸손이 자존감을 강하게 키워준다.

6) 최근 연구는 철저한 경쟁보다 협력이 더 가치 있다고 가르쳐준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이 사실은 유효하다. 때때로, 특히 운동 경기에서 경쟁이 중요할 때도 있지만 일상생활에서는 그렇지 않다.

4. 지속적이고 건설적인 관계 가꾸기

1)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는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는 핵심 비결이다. 이 때문에 명상은 자기 자신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적 관계를 개선해준다.

2) 유연성은 타인의 영향력을 부분적으로, 적어도 일시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이다. 타인에게 영향을 받더라도 우리가 그 사실을 의식하고 우리 가치관에 어긋나지 않게 선을 지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도 수시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 상호의존은 언제나 이루어지고 있다.

3) 우리를 도와주었거나 뭔가를 내어준 사람들, 인류 전체, 인생, 자연에 고마움을 느낄 때 우리는 행복하다. 고마운 마음을 느낄 때뿐만 아니라 표현할 때도 기분이 좋아진다.

4) 행복한 커플 관계의 비결 중 하나는 일상에서 파트너에게 얻은 모든 것을 기쁘게 인정하고 자주 표현하는 것이다.

5) 기분 좋은 순간을 만끽할 수만 있으면 행복한 걸까? 아니다. 그 순간에 의미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인생에 가장 큰 의미를 주는 것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맺는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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