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의 끝은 어디인가?
욕심의 끝은 어디인가?
  • 석종출 기자
  • 승인 2022.01.14 17: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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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가지려는 욕심은
모두를 잃게 한다.

 

대체로 물자가 풍부할 때 풍요롭다 고 말을 한다. 한국전쟁 이전에 출생한 어른들은 물자가 부족한 시대에 살았다. 전 국민이 함께 참여한 새마을 운동이 시작하기 이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먹고사는 일에 부대끼며 살았었다. 봄에는 식량이 부족해서 보릿고개가 있었고 쌀농사도 통일벼 품종이 보급되기 전에는 수확이 거의 한정되어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의 지도력이라고 해야 할까? 하여간 백성들을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한 국민적인 운동이 새마을 운동이었다. 게으름을 떨쳐 버리고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군인 정신으로 국민들을 개화시키고 변화를 이끌어내면서 잘 살아보겠다는 희망을 모두의 가슴에 심어주었다.

물자가 그런대로 풍요롭게 되었다고 한지는 불과 사반세기 남짓 되었을 것이다. 먹고 입을 것이 말 그대로 풍요로워 졌다. 물론 사회의 어두운 곳에는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분도 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도저히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고 난제중의 난제이기도 하다.

며칠 전부터 어느 의료부품(임플란트) 제조회사에서 대형 횡령 사건이 터졌다는 보도가 연일 톱뉴스가 되고 있다. 횡령의 다른 부분은 차치하고 오로지 금궤만 상상해 보자. 금(金) 한 돈은 3.75g이다. 금 1000g 은 약 267돈이다. 시세로 환산하면 한 돈에 30만 원일 경우 1kg의 금궤는 약 8천만 원의 돈이다. 5만 원짜리 지폐 한 묶음이 500만 원이고 열 개 한 다발이 5천만 원이다. 한 다발하고도 여섯 묶음이나 되는 돈이다. 아마도 지폐의 무게만 해도 1kg은 넘을 것이다. 횡령한 돈으로 그런 금궤를 무려 800여 개나 구입해 보관하고 있었다니 놀랍고 마음이 허허하다. 금궤를 베개 삼아 베고 자면 목 디스크가 없어질까? 금궤를 침대에 깔고 자면 온몸의 신경통이 사라질까? 지폐로 보관하다가 화재라도 나면 어쩌지 염려되어 금궤를 샀을까? 더 많이 가지려는 허황된 욕심은 모두를 잃게 만든다.

욕심(欲心)은 재물이나 잇속을 도리나 분수에 벗어나게 탐내거나 차지하려고 하는 마음을 말한다. 욕망(慾望)은 어떤 일을 이루고 싶어 하거나 어떤 대상을 가지고 싶어 하고 그 상태를 누리고 싶어 하는 마음을 말한다. 회사 조직의 유능한 사원으로 사회의 건강한 시민의 구성원으로 남으려는 욕망을 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며칠 전 미국의 어느 주(洲)에서 엄청난 산불과 연이은 폭설로 피해를 입은 상황을 매스컴을 통해 접했다. 삶의 터전을 대부분 잃어버린 주민은 인터뷰에서 “책이나 가재도구는 다시 돈으로 살 수 있지만 이웃과 마을과 도시라는 공동체는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재해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을 지라는 둥, 인재라는 둥’ 나 이외의 남에게 모든 책임과 과오를 돌리는 우리나라의 보편적 실태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장면이라 기억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잿더미로 변해버린 엄청난 재해를 당하고도 개인보다 공동체를 언급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진의식을 볼 수 있었다.

욕심은 결국 부모 형제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욕심을 부려서 참담한 지경에 이른 것이다. 우리 사회가 보다 건전하고 보편적이며 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배려하고 이해하면서 공정한 공동체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의식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