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꽃 이야기] 자연만이 빚을 수 있는 얼음꽃
[시골 꽃 이야기] 자연만이 빚을 수 있는 얼음꽃
  • 장성희 기자
  • 승인 2022.01.13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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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에 하얗게 피어나다

요즘은 날씨가 춥고 바람도 불어서 밖으로 나가 운동을 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춥다고 운동을 게을리하면 시골에 사는 보람이 없다. 그래서 해가 퍼지는 시간에 잠시 나갔는데, 지나는 길가 개울에 하얀 꽃이 피어 있다. 가까이 가서 보니 흘러가는 물결이 그대로 얼어붙어 얼음꽃을 피워 놓았다. 동장군이 스쳐 지나간 발자국인양 군데군데 많이도 만들어 놓았다. 빛깔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얼음으로 섬세하게 빚어져 특이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보통 우리가 만나는 꽃은 따뜻한 햇볕을 좋아한다. 하지만 얼음꽃은 차가운 날씨에만 그 화려함을 보여 준다. 영하의 날씨에 바람이 불지 않을 때 핀다고 한다. 며칠 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이런 묘기를 부려놓았나 보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개울가에 피울 수 있단 말인가. 반짝반짝 햇빛에 비치는 영롱한 꽃은 마치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신비스럽다.

개울에 핀 얼음꽃. 장성희 기자
개울에 핀 얼음꽃. 장성희 기자

얼음꽃은 날씨가 추워야 볼 수 있는 단점이 있지만, 꽃이 귀한 이맘때에 야외에서 눈을 즐겁게 해주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다. 사실 얼음꽃은 실제 꽃은 아니고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겨울에는 워낙 꽃을 보기 힘들기 때문에 꽃이라 우겨보는 것이다.

투명하고 영롱한 얼음꽃. 장성희 기자
투명하고 영롱한 얼음꽃. 장성희 기자

식물도 종류에 따라 다양한 모습의 꽃을 피우듯이 얼음도 지형에 따라 여러 모양을 피워낸다. 어느 것 하나 같은 것이 없으니 자연의 힘이 참으로 경이롭다고 할 수 있다. 얼음꽃 속에 낙엽들이 화석처럼 들어있기도 하고 무수히 빗금을 치듯이 모양을 만들어 놓은 것도 있다. 오늘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만났으니 겨울 추위도 잠시 잊어본다. 우리는 자연이 주는 꽃다발을 받은 셈이다. 시침이 느리게만 가는 개울가에서 한참동안 얼음의 묘기를  구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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