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띠 해에 바란다] 사회복지 현장 보람· 감사 공존
[호랑이 띠 해에 바란다] 사회복지 현장 보람· 감사 공존
  • 시니어每日
  • 승인 2022.01.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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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순련 참좋은재가노인돌봄센터장

 

해마다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다양한 단체들과 기관에서는 종사자들과 주변인들에게 따뜻한 연말연시를 보낼 수 있도록 위로하고 격려하며 화합을 다질 수 있는 행사들로, 들뜬 마음과 함께 바쁜 일상을 보내기 일쑤였다. 그러나 재작년부터 시작되었던 코로나19 팬데믹이 계속되면서 평범했던 일상생활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그리움으로 바뀌고, 그리움이 일상생활 복귀에 대한 포기로 바뀌었다.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현재로서는 지난 한 해에 대한 노고와 위로를 문자와 톡 등 SNS로 대신하며, ‘내년에는 일상생활 복귀를 꿈꾸며…’ 라는 바람을 덕담으로 감사의 마음을 대신하고 있다.

재작년부터 시행되었던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시작과 함께 작년 2월 대구에도 뒤따라 덮친 코로나19로 모두가 불안으로 긴장했던 상황에서도, 복지 현장에서는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대구 코로나19 시작이었던 남구지역 돌봄 수행기관으로서 매일매일 불안과 긴장의 연속이었다. 방문을 거부하거나 또는 비대면 서비스에 따른 불만 등을 항의하는 전화기 벨 소리가 사무실을 가득 채우기 일쑤였다.

당시 막 현장에 투입된 생활지원사들은 어르신들과 서먹함도 채 가시기 전에, 바이러스로 인하여 반가움보다는 전염의 대상으로 의심받았다. 무서운 얼굴로 가라며 손사래를 치거나 폭언을 하며 문도 열어주지 않고 방문을 거부하는 어르신으로 인하여, 새내기로 대처 방법을 모색하기보다는 마음을 다쳐 그만둘까 갈등도 많았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사회복지는 봉사하는 마음이 없으면 안 된다고들 한다. 그러나 현장에 몸담은 이들은 봉사 이전에 직업인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싶어 한다. 봉사에는 보람과 성취를 추구하지만, 직업인에게는 책임과 의무감이 더 앞서야 하며, 그만두고 싶다고 쉽게 그만둘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더위에 흘리는 땀을 보며 시원한 얼음물과 손수건을 내어주시는 어르신을 만나면 보람과 감사함을 느낀다. 하지만 도우미로 취급하며 당신이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가사를 요구하며 작은 불만에도 폭언하는 어르신들을 만나면 ‘내가 왜 이러고 있나’라며 당장 그만두고 싶지만, 복지에 종사하는 직업인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겠기에 스스로 마음을 다지며 이겨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한 해를 마무리하며 작년 11월 팀별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한 참석자는 생활지원사 2년 차를 수행하며 처음에는 어렵고 힘들었던 상황도 이제는 척 보면 답이 나오고 어떤 상황에서도 대처하는 방법을 터득하였다며, 많은 사례를 마주할수록 자신의 역량도 커져 두려움보다는 자신감을 보이며 지금은 이 일이 ‘천직’이라고 행복해하였다.

가족이 없거나 은둔형 어르신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자원을 연계함으로써 어르신이 너무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짜 보람을 느낀다며, 작년에 힘들어 그만두었으면 어떡할 뻔했냐고 웃으며 행복해하는 생활지원사들의 모습에서 참 복지인의 참 얼굴을 마주하는 나 역시, 사회복지사로서의 참 보람과 감사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