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149)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라지만
[원더풀 시니어] (149)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라지만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2.01.07 08: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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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는 단단한 피부와 날카로운 뿔로 어떤 천적이 나타나도 우직하게 맞설 수 있을 만큼 강해 보인다. 그러나 코뿔소는 조금 떨어진 거리의 물체도 제대로 식별하지 못할 만큼 시력이 좋지 않고 뿐만 아니라 코뿔소는 등에 진드기를 달고 지낸다. 이런 코뿔소와 공생관계를 이어가는 할미새는 코뿔소의 등에 붙어있는 진드기를 쪼아 먹으며 살아간다. 그리고 시력이 약한 코뿔소에게 위험한 일이 발생하면 즉시 알려주기도 한다. 이를 보답이라도 하듯 코뿔소는 할미새를 천적으로부터 보호해주는데 코뿔소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할미새가 날아든다. 이와 같이 동물의 세계에서 공생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 선택이다.

세상에 홀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 사람도 혼자는 살 수 없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자연스럽게 공생관계를 이어간다. 함께 어울리고, 함께 채워주고, 함께 위로하며 더불어 살아간다. 서로 인간관계를 맺으며 사회의 그물망 속에서 상호 작용을 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사회활동은 은퇴와 동시에 생업을 통해 맺은 인간관계는 단절되고 사회변화와 함께 핵가족화 되면서 노년이 외로운 빈 둥지 가정이 된다. 따라서 노년에 부닥치는 가장 힘든 문제가 소외와 고독이다.

대체로 가진 것이 있고 건강할 때는 잘 모른다. 모자라고 아플 때야 비로소 다른 사람의 도움이 절대로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의식주를 중심으로 국가사회의 복지 혜택을 다방면으로 받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이웃은 매우 소중하다. 세월이 변해서 혼자 살다가 가겠다는 처녀 총각들로 1인 가구는 점점 늘어가고 있다. 1인용 생필품도 날이 갈수록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하루 24시간을 함께하는 삶의 한 부분이 되고 애완동물이 유일한 친구가 되어 버린 혼족, 혼밥, 혼놀 문화가 대세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지금의 노년세대는 대부분 농사를 짓는 부모 밑에서 품앗이에 의한 일손 돕기와 두레로 이웃과 서로 도와가며 살아가는 공동체생활이 몸에 익은 세대다. 장편소설 ‘대지’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펄벅 여사는 자기나라 다음으로 한국을 사랑한다고 했는데 그의 눈에 비친 우리나라 사람들의 모습 때문이다.

농부가 소와 함께 짐을 나누어지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고, 높은 가지에 달린 감이 까치밥이라는 말에 감탄했으며 씨앗을 심을 때도 셋씩 심어서 벌레와 새와 자신을 위해 각각 한 개 씩 이라는 말에 놀랐다는 우리 조상들의 모습이 이제 시니어들의 옛 추억이 된 지 오래다.

본래 인간은 누구나 정상적인 인간관계와 활동으로 자신의 존재 이유와 함께 다른 사람에게 도움 되는 유용한 사람으로 자기를 나타내려는 마음가짐이 본성이다. 그래서 누구나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며 살아간다. 따라서 인생에서 사회활동은 필수적이며 가정, 학교, 직장, 단체 등 여러 형태의 공동체를 구성하고 그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을 가지고 교류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세상이 너무 변했다. 애완동물이나 기계와 살기를 원하는 혼족 문화와 노후에 혼자생활을 꾸려나갈 수 없는 사람들이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방치되는 경우를 비교해 보자.

누구나 언젠가는 보호가 필요한 혼자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자녀에 대한 관심과 보호는 당연하면서 노화로 근력이 떨어져 혼자 의식주 해결이 불가능한 돌봄이 필요한 부모는 외면당하는 세월이다. 이제 자녀에게 노후를 맡기려는 자세도 안 된다. 자립정신으로 고독을 극복하며 삶의 활력을 찾도록 스스로 노력해야한다. 최소한 의식주를 해결하고 보호 받을 수 있는 국가 사회적 조치와 배려도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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