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한의학을 통한 장수 비결 ⑤스트레스
[건강칼럼] 한의학을 통한 장수 비결 ⑤스트레스
  • 시니어每日
  • 승인 2021.12.2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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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장기화로 세계가 火의 시대
대추 치자 죽엽 녹차 등 울화병 해소 도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팬데믹 영향으로 학생들의 수업환경, 직장인들의 인간관계 및 업무환경의 변화, 자영업자들의 경영악화 등이 증가하면서 사회 전반적인 스트레스의 수치가 올라가고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화(火)의 시대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데, 이러한 병태를 한의학에서 화병이라고 하여 울화병(鬱火病), 신경(神經) 화(火)라고 하는데, 원래는 화병(火病)이 우리나라 중년 이후의 여성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풀지 못하고 마음속에 한을 쌓아두고 있다가 병증으로 발현되어 나타나는 한국형 질환이라 하였다. 흔히 ‘속에서 천불이 난다’ 라고 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가슴 속에 맺힌 응어리로 인해 열(熱)이 생겨나 가슴과 얼굴로 치밀어 올라오므로 병명에 ‘화(火)’자를 쓴 것이다. 화병의 원인은 대부분 심리적인 것으로 남편 혹은 시부모와의 갈등, 남편의 외도, 가난으로 인한 고생, 자식의 속 썩임 등등이 주요 원인이라 할 수 있는데, 기분 좋은 일이 없기에 속상함, 억울함, 분노, 증오 등의 감정을 풀지 못해 응어리가 쌓이고 맺히는 것이다. 현재의 우리 일상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예전의 화병 원인에 비해 부족하지 않다.

화병의 증상과 합병증도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신체적인 증상은 얼굴의 열기, 두통, 어지러움, 갈증을 비롯해서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두근 뛰거나, 뭔가 덩어리가 치밀어 오르고 목이나 가슴에 덩어리가 붙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소화 장애, 식욕부진, 진땀, 불면증, 변비, 월경불순 등의 증상도 나타나고, 정서적으로는 우울, 불안, 신경질, 짜증, 죽고 싶은 감정 등으로 발현되고 매사에 재미나 의욕이 없고 허무한 감정이 일어난다. 화병이 생기면 합병증으로 오기 쉬운 병도 많은데, 갑상선 이상으로 인한 기능항진증은 영류(癭瘤)라 하여 자율신경계의 평형이 깨져 호르몬이 과잉 분비되어 갑상선이 커지고 가슴이 뛰며 맥박이 빠르고, 식욕이 증가하나 체중은 감소하고 더위를 참기 어렵고 땀이 많으며, 눈알이 튀어나오고 짜증이 잘 나며 사소한 일에도 쉽게 흥분하고 정서불안, 불면, 심한 피로, 운동 시 호흡곤란, 월경불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밖에도 설사와 변비가 교차하며 복부 불쾌감과 팽만감 및 통증이 생기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칠정설(七情泄) 및 기비(氣秘))도 생긴다. 신경을 많이 써서 기가 소통하지 못해 체내의 수분이 정체되어 얼굴이나 사지말단이 잘 붓는 ‘특발성 주기성 부종(기종(氣腫))’증상도 빈발한다. 목에 뭐가 걸린 것 같아 뱉으려 해도 나오지 않고 넘기려 해도 넘길수 없는 ‘인후부 이물감(매핵기(梅核氣)’등의 증상도 보이며, 혀나 입안에 통증이나 구내염을 심하게 나타내는 경우도 빈발한다.

상술한 병증들의 원인을 살펴보면 5장6부의 화(火)가 발현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를 진단하는 부위는 혀를 기본으로 하며 망문문절(望聞問切)의 사진(四診)에 의한다. 심화(心火)는 설첨부 발적(發赤)과 찌르는 듯한 통증, 때론 궤양이 있으며 고민하거나 생각이 많으면서 불면이 동반되고, 폐화(肺火)는 설첨(舌尖)이 아프고, 상기도 감염 또는 만성호흡부전 같은 폐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고령자나 진액(津液)부족으로 허약한 사람들이 극도의 정신적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발현한다. 위화(胃火)는 혀 중앙에 통증이 있거나 입 전체에 통증과 구내염을 나타내며 구강이 건조하고 설태(舌苔)가 황색니태(黃色膩苔)이며 위장의 불쾌감, 찬 음식을 즐기며, 변비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스트레스로 인해 입맛이 떨어지고 부적절한 식습관에 노출되면 비위기능이 약화되면서 신경증상이 악화되어 나타난다. 간화(肝火)는 혀의 가장자리에 통증이 있으며 짜증을 잘 내고 분노조절을 못하며, 입이 마르고 쓴 증상을 보이며, 두통과 안구충혈, 이명증, 이석증, 돌발성 난청, 여성의 경우는 월경통과 월경불순을 동반한다.

스트레스로 인한 병은 다양하고 복잡하지만 원인을 알고 접근을 하면 치료법 또한 간단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걷기 명상이나 앉아서 하는 참선수행, 요가수련도 좋은 치료법이 될 수 있으며 다도(茶道)나 생활 속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약재(藥材)들도 도움이 되리라 본다.

◆스트레스에 좋은 약재

1. 대추는 성질이 온화(溫和)하며 맛은 달고 주로 비위(脾胃)의 기능을 튼튼하게 하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권태롭고 무기력한 기운을 보강해 준다.

2. 치자는 치자나무의 성숙한 과실을 건조한 것으로 성질이 차고 맛은 쓰다. 심화(心火), 간화(肝火), 폐화(肺火), 위화(胃火)를 내리는데 으뜸이다. 가슴이 답답하고 눈이 충혈 되어 붓고 아프며 화병(火病)으로 토혈(吐血)이나 출혈(出血), 요혈(尿血)이 있는 경우에 다용한다.

3. 죽엽(竹葉)은 성질이 차며 맛은 달고 심화(心火)와 위화(胃火)에 작용하여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나며 입술과 혀가 마르고 갈라지고 구내염이 생기는 증상을 풀어 준다. 화병(火病)으로 소변이 붉고 배뇨하지 못할 때도 이뇨작용이 뛰어나 소변을 통하게 한다.

4. 녹차(綠茶)는 서늘한 성질로서 열을 내려주고 가슴이 답답한 것을 풀어준다. 특히 화병(火病)으로 입이 마르고 머리가 아프며 눈이 충혈되고 침침해지는 것을 좋게 한다. 또한 신경 안정 효능이 뛰어나 정신을 집중시키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수험생이나 머리를 많이 쓰는 정신노동자에 안성맞춤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소화가 안 되고 배가 아프며 잘 체하고 대소변이 막히는 것을 좋게 하니 현대인에게 명약(名藥)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재욱 약전골목홍익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