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함께 황무지를 명소로 일궈낸 행화촌 김태윤 대표  
아버지와 함께 황무지를 명소로 일궈낸 행화촌 김태윤 대표  
  • 유무근 기자
  • 승인 2021.12.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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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염식 장류 등 전통식품 개발, 주부들로부터 인기
캠핑형 숙박 테마파크에 휴일이면 이용객 차량 붐벼
김태윤 (주)행화촌 대표가  희망의 파이팅을 보이며 밝게 웃고 있다.  유무근 기자

무서워했던 아버지가 가장 존경하는 아버지로 꼽게 된 사연은 아버지의 일상과 밥상머리 교육이 바탕일 것이다.

마을 입구 황무지 같은 땅 5천 평을 개간하여 친환경 사계절 테마파크로 조성한 명소가 있다. 지역 농산물로 전통 식품 숙성 발효 과정을 숙박 체험장을 운영한다. 주말 예약제로 이용객 차량이 붐비는 칠곡군 지천면 백운리 ‘행화촌’을 운영하는 30대 젊은 사장 김태윤 대표다.

▶ 그는 청년 농업인 단체인 4h 칠곡군연합회 회장을 3년간 맡았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김관용 경북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2018년에는 우수 청년 농업인으로 선정되어 농촌진흥청장과 경북도 농업 기술원장이 행화촌을 방문해서 격려도 받고 업무 브리핑도 했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아버지 고(故) 김종성 행화촌 회장과 함께 낙타 등 같았던 벌판을 15년 전부터 들소처럼 갈고 닦아 옥토로 만들어 ‘자연 테마공원’을 조성하였다.

여러 부대시설에서 토종 잔디로 넓게 꾸며진 야외 예식장에서 김 대표 부부는 야외 결혼식 첫 테이프로 끊었다.

전통 식품 체험장을 운영하였다. 토질이 좋고 청정지역의 물이 좋아 행화촌 생산품은 소비자들로부터 반응이 좋았다. 사계절 테마파크와 더불어 호응으로 운영해 오다가 올봄에 심장 마비로 작고하였다. 청천벽력 같은 아픔을 견디며 김 대표는 아버지 보란 듯이 두 팔을 부쳐 걷었다. ‘참신한 아이템과 열정이 있으면 농촌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라며 알찬 미래를 구상하고 있는 김태윤 대표. 그에게 행화촌 조성에 얽힌 뒷얘기와 농촌의 미래에 관한 비전을 들어봤다.

■ 자연 속 테마파크

▶ 행화촌은 농산물 전통 식품 숙성 발효 체험장과, 다양한 놀이시설, 볼거리 등으로 인근 도시인 구미, 대구에서 와서 캠핑도 하고 체험도 할 수 있는 테마파크입니다.

미래 농업 먹거리를 선호하는 33세 젊은 김태윤 씨는 칠곡군 지천면 백운리에서 ‘행화촌 자연 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 행화촌에서는 물 좋고, 공기 좋은 공간에서 수확 체험도 하고 각종 어린이 놀이시설을 이용하면서 부가적으로 생산하는 장아찌, 된장류 전통 숙성 식품도 판매하고 있다.

일상에 찌든 도시민이 멀리 좋은 곳도 있지만 가까운 청정지역에서 힐링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볼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 등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청결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 사계절로 이야기하면 봄에는 유치원, 어린이집 등에서 와서 농산물 수확 체험을 할 수 있고, 여름에는 야외 물놀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아이들이 물놀이할 동안 어른들은 그 옆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편의시설이 되어 있다.

* 가을에는 단체 야유회, 가을에 수확되는 농산물 수확 체험을 하고 겨울에도 귀농 귀촌 사례 교육 등 숙성실 체험 숙박 캠핑도 시행, 사계절 이용할 수 있는 자동차 캠프장도 겸해서 운영하고 있다.

* 부대시설로는 온수가 나오는 샤워장, 화장실, 실내외 세척장, 매점 등이 있고 공작새, 토끼, 염소와 같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미니 동물원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트램펄린, 키즈 어드벤처 챌린지, 승마장도 있다.

행화촌 입구 주차장 관람객 차량이 들어오고 있다.  유무근 기자

■ 부자(父子)가 뚝심으로 일궈낸 행화촌

▶ 행화촌은 16,500㎡ 정도 면적에 도시에서 30분 정도의 거리에 인접해 있다. 지천면 황학리, 백운리 일대가 청정지역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계곡이 좋아 흰구름도 쉬어 가는 듯, 좋은 곳에서 힐링할 수 있는 시설이라고 자부한다.

이 시설을 본격 운영한 지는 7년 정도 되었는데 기초 공사는 923 도로가 확장 포장 되는 해 12년 전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명소로 가꾸게 되었다. 그때는 미니 동물원, 아동 모험체험관 도전 시설 설계서가 없었다.

이 시설 대부분이 철골 구조로 이루어진 시설이라고 한다.

“우리가 짓고 싶은 스타일대로 해야 하는데 거의 80%를 제가 용접을 했었죠. 그때 용접 파편이 날아와서 눈도 아프고 피부도 다 벗겨지고 상처도 입고 눈썹도 타고 그랬습니다”.

저의 행화촌은 넓은 공간에 여름철 물놀이 시설에는 수용인원을 한정적으로 운영하고 있고요. 그럼으로써 이용객들의 불편함이나 안전에도 만전으로 대비하고 있습니다.

▶ 초가을부터 행화촌은, 전통 식품은 저염식을 추구하고 된장, 간장, 장아찌 종류는 특별한 제조 방식을 통해 짜지 않게 만들면서 기한 동안 저온고에 보관하고 쾌적한 지역산 재료만을 사용한 전통 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소금이 소량 들어가지만, 최소 5회 이상 간수를 뺀 소금을 한번 구워 사용하기 때문에 소금의 짠맛, 쓴맛이 없을 뿐더러 시중에 판매하는 장아찌 식품들과는 차별화를 했다고 말씀드립니다”.

장을 담는 장독도 인간문화재가 만든 숨쉬는 항아리라고, 장독 바깥 면에 소금기가 묻어나오는걸 보게 됩니다. 이는 장독이 숨을 쉰다는 증거입니다. 장독 하나라도 타 업체보다 다르며, 이 장독으로 인해 장맛이 남다르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 날 숙박한 행화촌 텐트 행렬, 초겨울 날씨가 따사롭다.  유무근 기자

 

■ 밥상머리 교육이 생활화되다

▶ 아버지는 늘 이웃을 생각하셨습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분들에게 항상 아버지가 계셨죠. 퍼준다고 표현하는데 남에게 조금이라도 더 주려고 하는 마음과 이웃들에게도 자상하고 마을 일 행사에도 항상 앞장서는 성품이셨죠.

반면에 가족에게는 굉장히 엄했던 분이었습니다. 제가 학창 시절에는 아버지가 가장 무서웠고 많이 혼나기도 했고 아버지께 순종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아버지는 평소보다 약주를 과음하시더라도 제 시간에 일어나서 할 일을 딱 하시는 성품입니다. 저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그렇게 채찍질해 줄 사람이 없으니까 어느 순간 한 번씩 나태해짐을 느낍니다. 그럴 때마다 당신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곤 합니다.

▶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지만 매년 초복 때는 인근 3개 마을 어르신들 모시고 초복 날 즉석 삼계탕 시식 행사를 4회째 했습니다. 또, 매년 1월 1일에는 동명면 ‘여릿재’에서 일출 행사가 벌어집니다.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행사가 안 열렸지만 매년 1천 500명 정도의 사람들이 해맞이를 보러 오세요.

그곳에서 아버지와 우리 식구들이 솥과 떡을 가지고 가서 떡국 봉사를 했죠. 행화촌이 생기기 전부터 했으니까 10여 년간 새벽 4시부터 준비해서 천여 명에게 떡국을 나눠주고 했습니다.

▶ 보람있었던 기억은, 황무지였던 이 부지를, 아버지와 제가 이웃의 도움을 받아 특별한 테마공원으로 세워놓은 게 보람이고, 고객들로부터 예약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할 정도로 인기 있는 명소로 이뤘다는 것이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매년 초복이면 이웃 마을 분들까지 2백여 명 모시고 삼계탕 대접하는 것도 보람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 힘들었던 점은, 저희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이 주말이었습니다. 비가 많이 왔었는데 손님들은 이미 예약을 받아놨죠. 제가 아버지 상가를 지키고 있는데 텐트 친 곳에 물이 찼어요. 제가 있었으면 조치를 했을 건데 아버지 별세했다는 말도 못 하고 고객들에게 욕을 많이 먹었죠.

만들 때 처음부터 완벽한 제품을 만들 수는 없거든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었죠. 전통 식품도 장아찌를 저염으로 만들었는데 냉장고에 들어가서 곰팡이가 피어 많은 양을 폐기 처분한 적이 있었어요.

방부제 같은 것을 첨가하지 않고 만들다 보니까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그런 날들이 있었으니까 지금의 완성된 전통 식품이 생산되고 있죠. 시행착오 없는 성공은 없다는 말이 와닿았습니다.

■ 김태윤의 미래 구상

▶ 관계기관에 건의할 사항은, 이곳에 카페를 하나 짓고 싶은데 허가가 안 납니다. 아담하면서 맛있는 커피와 빵도 판매하는 커피집을 하고 싶은데 허가가 안 나니 농가 맛집 같은 것으로 위장 영업을 할 수도 있지만 저는 그건 싫다는 거죠.

그러니까 내 땅을 풀어달라는 것 아니고 행화촌이라는 공간과 연계하는 사업을 하고 싶은 거죠. 입구 쪽에 카페가 하나 들어서면 어른들은 안에서 커피를 드시고 애들은 이 안에서 뛰어노는 거예요. CCTV를 충분히 설치해서 애들은 안전하게 뛰어놀고 엄마들은 실시간 모니터할 수 있는 시설을 몇 년 전부터 구상은 하고 있습니다.

평일은 카페를 운영하고 휴일에는 유치원, 어린이집 단체로 아이들이 놀다 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2박 3일이나 1박 2일을 계시는 고객도 있지만 1~2시간 머물다가는 고객도 유치하면 이곳이 좀 더 알려지고 인근에 비슷한 영업을 하는 분들도 같이 상생할 수 있는 구도가 나오지 않겠나 싶습니다.

- 귀농을 꿈꾸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 직장생활의 틀에서 만족한다면 모르지만, 귀농을 한 번이라도 생각하면 단순히 농사짓는 일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시대가 많이 변했거든요. 농약도 드론으로 치고 사료도 자동으로 주는 시대입니다. 물론 기본적인 노동은 해야 합니다. 뒷짐 지고 앉아서 리모컨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농업이 단순한 1차 생산이 아니라 2차 가공, 3차 서비스 등 6차 산업에 초점을 맞춰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노동만 들어가면 어떤 회사에서 버는 월급의 몇 배는 벌 수도 있고 설계했던 꿈을 마음껏 펼치는 곳도 농촌입니다.

지자체 농업기술센터 같은 데에 자문하여 교육도 받고 경험자들의 조언을 통해서 본인한테 맞는 일을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저는 귀농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 아버지의 흔적

◉ 가장 존경하는 분은 국가의 어른도 아니고, 내가 가장 무서웠던 분은 우리 아버지이고, 가장 존경하는 분도 아버지라고 했다.

하지만 이제 아버지를 벗어나고 싶다고 한다. 어두웠던 일들은 일단 털어버리고 칠곡군의 아들이 다시 허리춤을 졸라매었다.

영농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농촌의 비전을 그려 주고 싶어 한다.

국가가 배출한 칠곡군 영농 청년 4H 회장이었던 김태윤 대표다. 그 바탕이 지역의 발전과 더불어 행화촌 전통 식품 체험장과 사계절 테마파크 동물원 확장과 여름철 아이들 물놀이 재게도 기대된다.

행화촌 입구 관광객이 물품을 들고 들어가고 있다.  유무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