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포청천 형사였다는 약자의 멘토 박창근 행정사
한때 포청천 형사였다는 약자의 멘토 박창근 행정사
  • 유무근 기자
  • 승인 2021.12.17 10: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생 3막에 가난한 이 도와 무료행정에 보람.
라이온스 크럽 등 여러 단체장을 맡아 봉사 활동에 남다른 열정
젊은 시절 포청천 수식어가 붙은 인생 3막을 수행 한다는 박창근 행정사 <유무근 기자>

박창근 행정사는 ’포청천‘이란 수식어로 인생의 대부분을 경찰공무원으로 수사와 조사업무에서 잔뼈가 굵었다. 퇴직후 광고 기획사를 설립했고, 인생 3막으로 대구 법원 앞에서 ’박창근 행정사로 10년째 활동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가난한 사람들이 억울한 사정을 안고 찾아올 때가 많다. 경제 사정을 내색하면 무료 봉사도 해준다. 그러다 보니 무료 봉사가 반을 넘는다. 그를 찾는 상담자들은 첫 인상이 눈매가 강렬하여 차가운 인상으로 보이나 대화를 하다보면  이내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함이 베여있는 소탈한 사람임을 깨닫게 된다.

경찰 퇴임 후에는 광고 기획사를 운영하여 성공했고, 라이온스클럽 등 각종 단체의 회장을 맡아 사회공헌활동도 많이 했다. 퇴직 후 구상했던 꿈이 있어 여러 직업도 경험했다. 마지막 선택 인생 3막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행정사 박창근 씨를 만나 공헌 활동의 의미와 삶의 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 행정사는 나의 천직

▶ 박창근 행정사는 대구 계산동 계산성당 인근에서 태어나, 대구서 학교에 다녔고, 아내도 만났고, 직장도 대구에서 사업도 대구에서 펼친 대구 토박이다 남산초등학교, 대건중․고등학교를 나오고 경북대 최고경영자 과정(AMP)을 마쳤다.

그는 1974년 4월 경찰에 입문하여 1987년 퇴직했다.  퇴직 후 여러 가지 사업을 하다 마지막으로 시작한 광고 기획사를 접고 행정사를 시작한 지가 벌써 내년이면 10년이 된다.

경찰 공무원 재직 때는 주로 수사업무를 해왔기 때문에, 행정사 업무를 무난히 수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경찰 시절에 수사과 조사계에서 일했다 그때도 반사회적 범죄 즉 횡령, 배임, 재산 범죄, 지능범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다뤘다고 한다. 그 당시에는 정의감과 책임감으로 밤 11시~12시까지 야간 근무하는 때도 많았다. 요즘 그렇게 국가관과 책임감, 의무감을 가지고 일하는 공무원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라며 지난날을 회상하기도 한다.

10평 남직한 사무실 공간에서 봉사 했었던 라이온스 사자상을 들어 보이고 있다  <유무근 기자>

■ 퇴직 후 기업인으로 변신

▶ 경찰관 생활 중 부친의 가업이던 석물 공장을 다시 한번 하고 싶어서 1987년에 퇴직했으니 15년 정도 재직했군요. 그 후 석물 공장을 차렸으나, 그 당시 자금난과 경기 부진으로 회사를 접게 되었습니다. 그때 조금만 더 버티었다면 부동산 붐이 일어나서 성공할 수도 있었을 텐데 건축을 많이 하면 석물도 많이 소비되고 건축자재, 내 외장 모두 석물이 들어가는데 조기 폐업한 것이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폐업 후에도 여러 회사에서 관리 이사, 기획이사 등으로 근무하면서 산전수전 경험도 쌓았습니다.

그 후 동인동에서 일반상품 ㈜ 영남 광고사를 운영했다. 마침 1999년부터 2천 년 밀레니엄 행사가 시작되었다. 그때 경찰청의 간판과 상징물이 다 바꿔야 할 시기였다. 1999년도에 새천년 민주 경찰 로고를 대구,경북지역의 경찰청, 경찰서 등 모두 바꾸는 사업을 공을 들인 결과 수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사업이 발돋움하게 되었고, 전국적으로 시행된 새 주소 부여 사업 건물 번호판 사업도, 대구 일부 지역의 공사도 맡아 시행하였습니다.

그 이듬해에는 소방본부에서도 경찰처럼 이미지 변신을 했는데 그 여파로 대구 경북의 변화된 그 로고 물 광고도 일부하였습니다. 10여 년 후 광고사는 큰아들한테 넘겨주고 2012년도에 대구지방법원 바로 건너편에서 “행정사 박창근”이란 상호로 행정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 단체장으로 사회공헌활동에 기여

▶ 그는 어릴 때 유아 세례를 받은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다. 대명성당에서 성가대 단장을 했었고 개인적으로는 ’그린 나래’라는 합창단을 창단해서 단장을 맡아 3년 가까이 운영하기도 했었다. 1995년에 라이온스클럽에 입회하여 2007년부터 회장으로 봉사하였고 대구지역 전체 라이온스 회장 모임인 ’사자회‘ 회장을 역임했다.

그동안 여러 단체장, 각 동창회장직으로 사각지대에 처한 이웃을 살피며 물심양면으로 찾아가는 봉사를 바쁘게 했다고 자부한다. 상주시 중증 장애인 학교에 기부 물품을 전달하면서 장애인들과 합동 잔치를 가끔 열었고 경산에 있는 장애인 협회에도 사계절 옷을 모아 기부하면서 놀아주기도 하고 라이온스 복지회관에서 정기적으로 나눔 봉사도 여러번 하였다.

 

■ 박창근의 인생 3막

▶ 어떤 게 보람이냐고 묻는다면, 행정사를 하면서 일은 꼬여 있고 돈이 없어 애로를 호소하는 분이 오시면 무료로 대필을 해드렸지요. 멀리서 온 사람이면 교통비도 쥐여 주고 하는 것이 일상인데, 이런 것이 소문이 난 모양입니다. 그네들이 구전(口傳)으로 알려진 모양입니다. 또 상담지가 원하는 핵심을 잘 간파하고 어떤 억울함이 있는지 소상하게 기록을 해줌으로써 그 사람들 기억에 남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행정사는 민원인의 애로사항을 대서하고 문서화하여 억울함을 구제해주는 도우미 역할을 합니다. 거래 관계에서 사기당한 사건, 숙박업소 영업정지 구제, 가벼운 생계형 음주운전 구제, 기타 법원에 대한 억울함, 검찰과 경찰에 대해 억울함을 탄원하는 진정서 등이 주 의뢰입니다. 그러면 민원인의 뜻이 잘 반영되도록 만들어서 송사에서 좋은 결과가 도출되었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 반면에 힘들었던 점도 많았죠. 민원인이 원하는 일이 반영되지 않아 민원을 해소해 주지 못하면 안타깝죠. 한편으로는 민원인과 상담을 하면서 관련 같은 내용을 계속 되풀이함으로 인해 답답함도 많습니다. 충분히 이해는 하지요. 얼마나 답답하면 여기까지 찾아왔겠느냐 그 심정 알지만, 우리는 송사에 개입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힘이 미치지 못하는 점에 대해 좌절감을 느낄 때가 있지요.

 

■ 후배들에게 근면시보((勤勉是寶) 정신을 권하고 싶어.

▶ 이병철 삼성 전 회장은 “죽어서 입고 가는 수의에는 호주머니가 없다”라고 하신 그 말씀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빈손으로 가는 인생 어떻게 보람 있고 “후세들에게 무엇을 물려주고 갈 것이냐?” 강한 투지력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지 않았습니까!

이건희 회장과 같이 경영 철학에 대해서 소신을 굽히지 않고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든 것을 다 바꾸어 개혁하라”는 개혁 정신이 가슴에 와닿아 그분을 존경합니다.

▶ 늘 사람과의 만남은 일상이지요. ‘만남의 인연을 아름답게 이어가자’라는 게 저의 생활신조입니다. 오늘의 만남을 소중한 인연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 좋아하는 노래는 조영남의 ‘모란 동백’을 특히 좋아합니다. 나훈아 조용필 노래도 좋아하죠.

- 후배들에게 덕담이 되는 말씀?

▶ 근면시보(勤勉是寶) 근면함을 보배로 삼자라는 정신입니다. 부지런함을 바탕으로 정직하고 거짓이 없이 진실해야 합니다. 과욕은 금물입니다. 사람 인과관계가 자산이다.‘라고 자녀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 박 씨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요즘처럼 국가 기강이 무너지고 공정과 정의가 사라진 나라는 처음 봤다고 한다. 그래서 이 나라를 바로 세우려면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지 공정하고 정의가 살아 움직이는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이 국민의 몫이고 책무라고 강하게 심정을 토해내기도 했다.

지난 날을 회상 하는 듯 작은 공간에 '회장 박창근, 이름이 선명한 추억어린 기념패 10여 점만 보인다 <유무근 기자>

 

◉ 마당발 이란 볼이 넓고 발이 크다는 뜻이다.

마당발이라는 수식어는 아무한테나 붙는 수식어가 아니다 남보다 더 넓은 영역으로 좋은 일에 활약을 많이 한다는 사람으로 높이 일컫는 수식어이다. 젊은 시절에는 포청천이였지만, 박 씨는 이제 분명 마당발이다.

봉사단을 대동하여 시설이나 복지관 등에 음악회도 열고 물론 빈손으로 가질 않았다. 또 일상으로 와서는 바쁜 시간도 마다하지 않고 긴소리, 했던 소리 다 들어가며 작성한 탄원서 진정서 내용은 무료로 해주는 경우가 절반이 된다고 한다. 게다가 얼마 되지는 않지만, 교통비까지 쥐여 준다는 것은 봉사 차원을 넘어 사랑이 생활화된 사람이다. 행정사 박창근은 이 사회가 추구하는 마당발 엘리트 어른이다.